성큼 다가온 월세시대 수요자의 선택은?
성큼 다가온 월세시대 수요자의 선택은?
  • 함영진 부동산114(주) 리서치센터장
  • 승인 2016.02.25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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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매달 임대차 실거래 사례로 집계하는 2016년 1월 기준 전국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확정일자를 신고하지 않은 순수월세 제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46.6%로 임대차거래비중에 절반을 밑돌고 있다.

하지만 1년 전에 비해 3.1%p 높아졌고 비교적 가격수준이 높은 아파트의 월세비중도 40.8%로 전년 동기 대비 4.4%p 증가했다. 특히 단독주택과 다세대 등 전국 비아파트 주택유형은 51.7% 수치를 나타내며 임대차 거래중 절반이 월세유형으로 월세시대가 본격화 한 곳도 상당하다.

이미 만성화된 수도권의 전세매물 구득난과 가격불안은 매매가대비 전세가비율의 지속적 상승을 불러왔다. 전국 72%를 넘어선 아파트 전세가율은 깡통전세 등 세입자의 보증금 반환을 위협하며 자의반 타의반 월세상품을 받아들이거나, 저리대출을 통한 자가(自家)이전과 신규 분양시장 청약에 나서도록 만든 셈이다. 결국 지난해 극심한 전세난이 월세 전환 증가와 매매 수요 촉진으로 양분되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하지만 2016년은 주택담보대출의 여신심사 강화 및 공급과잉 우려(미분양 증가), 주택가격의 추가상승 기대심리 냉각 등으로 지난해와 같은 주택시장 호조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택구입 금융환경의 진입문턱이 한결 높아졌고 적극적이었던 구매유효수요의 움직임이 점차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기도 하다.

주택가격과 거래시장의 저성장 움직임 속에 내 집 마련 퇴로마저 좁아지면 주택가격 하락 등 불안감을 느끼는 실수요자는 임차시장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1%대 저금리 기조가 임대차시장의 지각변동을 가속화시키는 주요원인으로 작용하며 임대인의 빠른 월세전환을 자극하는 상황에서, 지난연말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상승 반전할 것이라던 통화기조 예측마저 빗나가고 있어 다가올 이사철 성수기 수도권의 임차시장 가격불안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

연초 불거진 불안정한 대외 여건과 내수부진을 이유로 3월 기준금리 추가인하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이라 당분간 전세매물의 월세화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자금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과도한 부채를 통해 무리한 주택구입을 선택하거나 부족한 전세매물과 높은 전세가율 속에 순수전세 재계약만을 고집하는 것보다 당분간 보증부월세(준전세)시장에서 체력을 비축하고 그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과거에 비해 월세매물이 증가하며 전세의 월세전환 이율은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2016년 1월 서울 아파트의 전월세전환율(부동산114 조사 월세이율)은 4.82%로 1년 전(5.62%)에 비해 0.8%p 떨어졌다.

정부도 본격화된 월세시대에 세입자의 교섭력을 높이기 위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기준금리의 4배(현 6%) 또는 10% 중 낮은 수치'로 규정된 전월세전환율 상한선을 '기준금리에 일정 수치를 더하는 기준금리+α 방식'으로 전환해 월세전환으로 인한 주거비 부담을 낮추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뉴스테이 등 기업형 임대주택과 행복주택 건설로 임대주택의 재고량을 높이기 위한 공급책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뉴스테이 사업이 아직 초기 단계라 임대주택 재고가 쌓이는데 일정부분 시간이 필요하고, 전월세전환율 상한선은 임대차 재계약과 신규 계약에는 적용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는 하나 주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노력들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향후 월세세입자의 소득공제비율 상향과 월세대출 상품 개발 등 보다 다양한 방안이 강구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우리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는 월세라는 주거상품, 피하려고만 하지 말고 향후 금리변동과 정부대책 등 주거비 부담을 꼼꼼히 따져 내가 보유한 자금력의 합리적인 수준에서 거주수단을 결정해 보는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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