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투자... 불황형·호황형 상품 따로 있다
아파트 투자... 불황형·호황형 상품 따로 있다
  • 신대성 전문기자
  • 승인 2016.06.0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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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순환하고 있다. 경기의 흐름에 따라 호황과 불황이 교차하는데 경기가 호황일 때 잘 팔리는 상품이 있는가 하면 불황일 때 잘 팔리는 상품이 있다. 예를 들면 고가의 제품은 호황일 때 잘 팔리고(귀금속 등) 저가형 특히 생활 밀착형 상품은 불황일 때 잘 팔린다(라면 등). 그렇다면 부동산은 어떨까.

일반적으로 알고 있듯 부동산은 경기나 정책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는 재테크 상품 중 하나다. 호황일 때는 어떤 아파트를 사더라도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뚜렷하지만 반대로 지난 2012년부터 2014년 중반까지의 아파트가격은 사실상 전혀 오르지 않았다. 오히려 가격이 떨어진 곳도 많아 이때 아파트를 사게 될 경우 금융이자 부담만 커질 뿐 이익을 찾아 볼 수 없었던 때가 이 시기의 주택시장 동향이었다.

하지만 주택경기의 흐름을 잘 살피고 때에 맞는 상품을 고른다면 호황일 때나 불황일 때도 손해를 보지 않는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주택경기가 호황일 때는 실수요자 중심의 대형아파트가 인기를 끌었던 것을 알 수 있다. 과거 전용면적 84㎡ 이상의 중대형의 아파트가 인기를 끌었고 가격 상승세 또한 더 컸다. 이것은 대형아파트를 선호하던 주택시장의 트렌드와도 연관이 있지만 무엇보다 당시의 부동산정책도 한몫을 하고 있었다.

바로 다주택자에 대한 과도한 세금정책이 소형주택 여러 채 보다는 소위 ‘똘똘한 놈 하나’라는 대형아파트 한 채를 소유하고 있는 것이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제 손에 쥐는 수익이 더 컸기 때문이다. 다주택 특히, 3주택 이상(한 때 2주택자도 과세 적용 됨)의 경우 보유기간과 관계없이 양도소득세 50%라는 중과세를 적용한 때가 2000년대 중반의 일이다.

따라서 가격이 낮은 여러 채의 주택을 소유하기 보다는 가격 상승률이 높은 한 채를 소유하고 그에 따른 양도소득세 100% 감면(예, 3년 이상 보유 2년 이상 거주) 요건을 채워 비과세의 효과를 얻으려는 수요가 더 많았던 것이다. ‘3년 보유 2년 거주’ 요건은 서울과 5대신도시(성남 분당, 고양 일산, 부천 중동, 안양 평촌, 군포 산본)에 적용했던, 비교적 주택가격 상승률이 높았던 곳을 대상으로 한 규제였는데 현재는 부동산가격 상승이 미미해 해제되고 2년 보유 요건만 남아 있다.

이런 트렌드는 부동산 비수기인 지난 2012년부터 변화를 가져오기 시작했다. 앞서 언급했듯 정부는 부동산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3년 보유 2년 거주 요건을, 2년 보유만 하면 양도세를 100% 감면하는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단, 9억원 이하 주택에 한해서 적용되며, 9억원 초과하면 초과분에 대해서는 과세되고 있다).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요건 완화와 더불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 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주택시장의 트렌드 또한 변화를 가져오기 시작했다.

이 시기와 맞물려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은퇴는 노후대비를 위해 매달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임대용 주택이 인기를 끌기에 충분한 요건을 갖추게 됐다. 우선 다주택에 대한 양도세 완화는 주택이 몇 채가 있던 과거와 같이 중과세가 아닌 1년 이상 보유시 6~36%(1년 미만 보유시에는 양도 차익의 40%)를 적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양도세 부담이 줄게 됐고 베이비부머를 중심으로 한 투자자들이 임대소득이 가능한 투자상품 즉 전용면적 59㎡ 이하의 주택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대형아파트의 가격 상승률보다는 소형아파트의 상승률이 더 크게 나타나기 시작했고 최근 분양하는 아파트는 소형일수록 3.3㎡당 분양가가 더 높게 책정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주택시장이 성수기가 되면 정부정책은 당근이 아닌 쐐기정책에 들어서게 돼 다시 중형아파트의 인기가 재현될 수 있지만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여전히 소형 중심의 아파트가 대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불황기에는 소형 특히 역세권 중심으로 한 소형아파트에 투자의 눈을 돌리는 것이 좋다.

다만, 이런 주택의 경우 집값 상승은 전세가격 상승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지난 2012년 이후 전세가격은 고공 행진했고, 이것과 발맞춰 소형아파트의 가격 또한 오르기 시작했다.

실제 서울 구로구 오류동의 전 세대가 전용 59㎡로 이뤄진 역세권 아파트는 전세가격이 오르는 만큼 매매가격도 따라서 오르고 있다. 이곳의 전세가와 매매가의 차이는 3천만원 안팎으로 지금의 전세난이 이 아파트의 매매가를 위로 올리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소형아파트 투자가 유리하다는 점을 알 필요가 있으나 반면, 호황으로 접어들면 전세가 상승폭이 낮아지기 때문에 그 시기가 오면 전용 84㎡ 정도의 아파트로 갈아 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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