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과 주거환경의 관계
용적률과 주거환경의 관계
  • 박순신/(주)이너시티 대표이사
  • 승인 2016.06.1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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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사업 중에는 많은 어려움 속에서 진척되어가는 사업장들이 있다. 그리고 다수는 여전히 사업이 지지부진한 현실이다. 지난해와 금년의 분양훈풍으로 여러 사업들이 착공에 들어가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사업성이 악화되어서 사업추진이 역부족이인 사업들에 대해서는 특별한 사업촉진책은 없는 듯하다.

물론 그동안 정부는 여러 차례에 걸쳐서 정비사업의 활성화에 대한 대책을 내놓았고, 또한 이를 통해서 사업에 탄력을 얻은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마저도 소용이 없는 사업장들은 일몰제로 인하여 구역이 해제되거나 조합원 또는 토지등소유자의 과반이상의 동의로 사업주체를 인가 취소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중단시킨바 있다.

정부가 제도로서 도시정비와 도시재생을 추구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많은 어려움에 봉착해있다. 그리고 도시정비와 도시재생과 관련한 사회적 합의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우리 도시가 처해있는 현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운용하고 있는 제도중 하나라고 이해하면 될 듯하다. 그런데 이런 도시정비와 도시재생의 제도를 활용해 도시정비사업 혹은 도시 재생을 하는 경우 마주하게 되는 많은 논란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논란이 용적률과 높이, 그리고 주거환경이라는 주제이다.

우리가 거주하는 주거지의 용적률이 어느 정도가 주거하기에 가장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기가 쉽지 않다. 그것은 개인의 기호, 시대와 지역의 차이 등이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넓은 마당과 단층의 집을 바라는 사람에게는 도시내의 전용주거지역이 안성맞춤일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많고 탁 트인 전망을 원하는 경우라면 고층의 아파트를 선호할 것이다.

정비사업의 추진 동력 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용적률에 의한 수입의 증가로서 이는 토지등소유자의 부담을 감소시키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 국가나 지자체가 허용하고 있는 용적률을 수용하면 3종일반주거지역에서는 약300%의 용적률을 확보하게 된다. 높은 용적률을 모두 수용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고층의 아파트라는 결론에 이른다. 이런 결과의 건축계획을 마주하는 많은 사람들이 갖는 의문은 아마도 높은 용적률에 고층이면 주거환경이 열악해 질 것이다라는 점이다. 즉 높은 용적율 약300% 혹은 그이상의 용적률이 되면 환경이 나빠지고 고층이 되면 이 또한 주거환경을 열악하게 만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가지는 사람(심지어는 건축 전문가들을 포함해서)은 어떤 기준에 의해서 그런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되었을까? 그리고 고층 고밀이면 주거환경이 열악해지는 것일까? 사실 이런 의문에 대한 정답이 있는지도 알 수 없다. 왜냐하면 고층 고밀이면 주거환경이 열악해진다는 명쾌한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주거환경이 열악해진다는 의문이 사실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도시의 일부분은 저층의 고밀인 주거지역들이 적지 않다. 80년대 후반부터 지어진 다가구 혹은 단독주택들은 용적률 400% 수준이다. 그렇다면 이런 주거지의 주거환경은 어떤 것일까하는 의문이 든다. 아마도 거주하는 많은 분들은 쾌적한 주거지역이라 생각할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용적률 200%정도의 주택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골목들이 주거환경이 좋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고층 고밀의 주택이 들어서면 주변경관과의 부조화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고층 고밀로 계획하면서 단지의 녹지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거주자들의 편의를 위한 각종 시설들을 갖춘 대규모 아파트단지의 입주자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이런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주택을 구매할 때 고층 고밀의 주택에 대한 저항이 크지 않다는 것으로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다. 막연히 고층 고밀은 주거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용적률을 낮추고 혹은 높이를 낮추어야 하는 것은 해답이 아닐 수 있다. 물론 건축계획이 극단적으로 열악한 경우라면 제외해야 할 것이다.

서울에는 용적률 550%에 높이 39층 아파트 단지가 있다. 이 아파트단지는 상업지역에 있는 주상복합단지인데 상업시설을 별개의 건물로 계획하고 나머지는 아파트단지로 계획했다. 그 아파트가 있는 지역에서는 누구나 전세나 주택구입을 고려할 때 제일 먼저 확인하는 단지가 됐다. 고층 고밀이면 주거환경이 열악할 것이라는 의문을 해소하기에 충분한 증거가 될 수 있다.

이런 고층 고밀의 주택단지들이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면 거주자의 주거환경측면에서 우려할 만 것은 아니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실제로 주거환경이 쾌적성 정도를 재는 기준은 오히려 건폐율이라고 볼 수 있다. 건폐율이 높으면 녹지나 다른 편의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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