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앞둔 중년 공직자의 은퇴 그리고 영어 연수...
정년 앞둔 중년 공직자의 은퇴 그리고 영어 연수...
  • 윤경선 명대명고 기자
  • 승인 2016.07.1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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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59세)는 공직생활을 평생 해 왔다. 개인적으로 영어에 관심이 많아 영어에 관한 유명 책이라면 갖고 있지 않은 책이 없을 정도이며, 새로운 회화공부법이라면 시도해 보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였다. 두명의 자녀를 결혼시킨 김씨는 가족들에게 나름 폭탄(?)선언을 하였다. 퇴직을 불과 3년 앞둔 상황인데도 은퇴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곤 필리핀어학연수를 홀연히 떠났다. 3개월 단기어학연수였지만, 지금은 광교산 등산길에서 S기업에 스카우트된 인도인 연구원들을 만나면 아내 앞에서 자랑스럽게 회화실력을 뽐내곤 한다. 김씨는 어학연수 시간과 지금의 공부시간들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전성기라고 이야기 한다. 지금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펜션사업을 준비 중에 있다.

박씨(57세)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고소득의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다. 늦은 나이임에도 경제활동을 잠정 보류하고 필리핀어학연수를 5개월 다녀왔다. 성격이 원만하여 함께 생활하는 젊은 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높았고, 여러 조언도 주는 등 멘토로서 존경을 받기도 하였다. 어학연수 이후에는 직업을 바꿔 평소 관심이 있었던 미국에 본사가 있는 반려동물 관리에 관한 교육센터를 한국에 오픈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어학연수는 미국 본사와의 의사소통을 위한 준비였던 셈이다.

중년의 어학연수 안내 경험이 많은 해외교육진흥원 김태형 원장에 따르면 최근 5년 전부터 40대 이상의 중년의 어학연수 문의가 늘고 있다고 한다. 평균수명이 우리의 의식전환의 속도보다도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지금, 중년들 또한 새로운 기회를 엿보며 어학연수에 도전 한다는 것이다. 이제 어학연수는 대학생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외국어 학습은 흔히 어린 나이에 해야 효과가 높다고 알고 있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다. 하버드 대학의 연구결과에도 외국어 학습효과는 어린이 보다 성인이 훨씬 높다고 나와 있다. 흔히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 공부하면 금새 잃어버린다고 하소연을 하는데, 사실 그 분들이 어린 시절에도 공부하고 잃어버리는 건 같은 일일 뿐, 오히려 세계에 대한 사물과 사건, 정서에 대한 언어체계가 폭넓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외국어 학습도 노력하면 더 빠르게 된다.”는 조언이다.

 중년의 어학연수는 단기어학연수로는 필리핀을 많이 선택하고, 장기어학연수라 하더라도 초기 3~4개월은 필리핀을 거쳐서 서구권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초반에는 일명 프리토킹이라 하여 단지 사용만 해서는 영어가 늘지 않기 때문에 필리핀과 같이 일대일 수업과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기숙환경이 훨씬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본인 특히 중년이 많이 수강 중인 세부의 C학원 관계자에 따르면  C학원 개원 초부터 일본인 중년의 어학연수가 많았다고 한다. 당시에는 다소 의아한 일본의 문화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한국의 중년 분들이 더 늘어나는 것을 보니 이 또한 자연스런 흐름이라는 의견이다. 
 마지막으로 중년의 어학연수 중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단지 영어회화 향상 만의 문제는 아니라 한다. 새로운 인생의 2막을 준비하면서 잠시 멈춰서서 자기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일종의 갭이어(Gap Year)의 순간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글도움. 씨필스어학원 김대영

주. 갭이어(Gap Year) 학업을 잠시 중단하거나 병행하면서 봉사, 여행, 진로탐색, 교육, 인턴, 창업 등의 활동을 체험하며 흥미와 적성을 찾고 앞으로의 진로를 설정하는 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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