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노는 강남권 재건축단지의 일반분양
따로 노는 강남권 재건축단지의 일반분양
  •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승인 2016.08.25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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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택시장 분위기가 호황일까. 서울의 일부 재건축 단지 청약경쟁률을 보면 호황으로 보인다.

1월에 분양한 ‘신반포자이’는 평균 청약 경쟁률이 37.8대 1을 기록했고, 3월에 분양한 ‘개포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33.6대 1,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는 12.5대 1, 6월에 분양한 ‘래미안 루체하임’은 50대 1로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올 6월까지 서울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14.7대 1이다. 상반기에 분양한 4개 재건축 단지 중 3개 단지의 청약경쟁률이 평균 수치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 특히나 신반포자이와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3.3㎡당 분양가가 평균 4천290만원, 3천760만원으로 책정되면서 고분양가 논란을 빚었지만 청약 성적은 좋다.

최근 분양을 시작한 개포 주공3단지 재건축 아파트인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고분양가 논란이 거세지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대출보증이 거절된 첫 사례이다. 그렇지만 이 단지도 청약 성적이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고분양가 논란에 중도금대출보증이 거절되었지만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자금과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투자 및 실수요가 충분히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만 보면 주택시장은 활황인 듯하다. 그러나 전국적인 활황은 아니다.
주택시장은 수도권과 지방시장, 재고주택과 신규분양주택시장, 소형과 중대형시장, 아파트와 비아파트시장 등 다양한 하위시장으로 구분할 수 있다. 바라보는 하위시장에 따라 시장에 대한 체감온도는 많이 다르다.

강남 재건축시장의 높은 청약경쟁률은 아파트 신규분양시장의 이야기이다. 서울 강북만하더라도 분위기가 다르고 비아파트의 가격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지방 신규분양주택시장에는 청약 미달단지도 나오고 있다. 8월 기준으로 대구 0.41대 1, 경상북도 0.45대 1을 기록했다.

매매가격도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지난 2월부터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0.06% 하락했다. 아파트의 하락폭은 더 크다. 1월부터 7월까지 0.41% 하락했다. 대구 아파트 가격은 1.33%로 더 많이 하락했다. 이처럼 지역과 상품종류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다르다.

최근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주택시장 전체 분위기로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모습은 저금리의 풍부한 유동성이 원인이고, 단지 규모에 비해 일반분양분이 많지 않아서 나타난 결과이다.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총 1천957세대 중 일반분양은 396세대이다. 신반포자이는 총 607세대 중 153세대, 래미안 루체하임은 총 850세대 중 332세대가 일반분양이다. 최근 분양을 시작한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총 1천320세대 중 69세대만 일반분양분이다. 4개 단지에서 4천734호가 공급되는데 일반분양분은 950호로 전체 공급물량의 20% 정도에 불과하다.

서울시의 가구규모를 고려했을 때 재건축단지에서 분양하고 있는 물량은 매우 적다. 이러한 희소성까지 겹치면서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역의 일부 단지에서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높은 청약경쟁률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수치를 기준삼아 주택시장을 진단하고 정책방향을 설정할 수 없다. 또 다른 지역은 조정기에 진입하면서 청약이 미달하고 계약률이 낮아지면서 미분양이 발생하고 인근 가격도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지적으로 양극화되고 있는 시장을 좀 더 큰 틀에서 이해하고 그에 맞는 해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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