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3구역 사업비 상승으로 조합 내홍
흑석3구역 사업비 상승으로 조합 내홍
  • 김상규 전문기자
  • 승인 2017.01.24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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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시행계획 대비 1천억원 부담 늘어 지난해 예정했던 관리처분계획 ‘미궁’

순항하던 흑석3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조합(조합장 강용구)이 공사비와 사업비 증가로 인해 내홍을 겪고 있다. 약 2년 전 사업시행계획(안) 수립 때보다 무려 1천억원이 넘게 사업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조합과 비대위는 지금까지 총 13차례에 걸쳐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대위와 합의서 작성…관리처분계획 총회 연기

조합에서는 당초 지난해 9월 8일에 관리처분계획(안) 처리를 위한 총회개최를 추진했다. 총회날짜와 시간, 장소까지 정하고 총회에 상정할 안건을 확정했다. 총회개최 공고문도 게시됐으며, 총회자료집도 조합원들에게 배포됐다.

그런데 총회는 돌연 취소됐다. 날짜를 확정하지 않고 올 2월말까지 총회를 연기한 것이다. 그 이유는 조합원들 중 상당수가 호응하고 있는 ‘우리재산지킴’라는 소위 비대위와의 합의 때문이었다. 비대위에서는 관리처분계획(안)을 의결하는 총회 개최에 맞서 지난해 9월 3일 조합임원 해임총회를 발의했다.

그러자 조합에서는 관리처분총회 개최를 비대위와의 합의 이후로 연기했다. 본보가 입수한 합의서 내용을 살펴보면 “흑석3 사업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해임 발의자 대표는 해임 임시총회를 취소하고 △흑석3 조합은 관리처분총회를 연기하고 △관리처분계획(안)에 대해서는 우리재산지킴이가 참여하며 △관리처분 인가까지는 현 조합 집행부가 주관하고 △새로운 집행부 선임에 적극 협조하며 △직후 조합장과 임원 전원이 자진 사퇴한다”고 명시돼있다.

조합에서는 오는 4월안에 관리처분계획(안) 관련 총회개최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비대위와 13차례 마라톤 회의…양측 의견 차이 커

조합에서는 매주 비대위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13회에 걸친 협상을 진행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로의 입장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비대위의 한 조합원은 “전혀 진척이 없다. 조합도, 시공사도 마찬가지다”며 “우리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며 공사비의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조합에서는 시공사에게 제안해보겠다는 말만 되풀이한다”고 협상분위기를 전했다. 사실이라면 협상횟수는 크게 의미가 없어 보인다. 협의결과를 GS건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비대위에서 주장하는 핵심쟁점을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하면 △ 평당 단가로 가계약을 체결한 후 연면적 증가에 따라 기존의 평당 단가를 곱하는 수법으로 약 810억원을 인상한 것 △설계변경에 따라 787억원을 추가 인상한 것 △시공자가 제안서에서 제시한 친환경 설비 및 이주 관련 비용지원 약속을 파기해 조합원 부담금 약 400억원이 늘어난 것 등이다.

흑석3구역 강용구 조합장은 “현재 계속 비대위와 협의하고 있다. 사업비가 늘어난 부분은 신재생에너지 300억원 등이 빠져있었기 때문이다”며 “사업시행계획 당시 사업비는 감정평가금액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만들어진 개략적인 것이어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2014년 10월 18일 사업시행계획(안) 의결을 위한 총회에서 제시한 약 5천888억원에 비해 관리처분계획(안) 총회자료집에 나타난 사업비는 약6천826억원으로 1천억원 가까이가 늘었다.

협상과정에서 조합측은 이주비 금융비용, 사업비 간접조달 금융비용, 중도금 이자대납, 예비비 등 550여억원의 사업비를 줄여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대위는 공사비 인하를 포함한 실질적인 사업비 인하가 없으며, 이는 관리처분계획(안) 총회 통과만을 위한 의도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공사, 공사비 인하 어렵다며 조속한 총회개최 요구

GS건설에서는 공사비에 대한 인하를 거의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공사 측은 늘어난 비용이 공사비 증가와 무관하고 대부분 사업비가 증가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흑석3구역 인근 흑석7구역(시공자:대림산업)이나 흑석8구역(시공자:롯데건설)에 비해 공사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사인 GS건설에서는 지난 11월 7일 조합으로 공문을 보내면서 관리처분총회를 진행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시공사의 한 관계자는 “우리의 공사비는 많이 인상되지 않았다. 대부분 사업비가 늘어난 것이다”며 “인근의 흑석7구역(대림산업)은 공사비가 449만원이고, 흑석8구역(롯데건설)은 436만원인데 반해 우리3구역의 공사비는 427만원으로 오히려 더 낮다. 그런데도 일부 조합원들이 공사비가 지나치게 인상됐다고 하는 것은 우리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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