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보는 시각 변화로 겪는 정비사업의 어려움
도시를 보는 시각 변화로 겪는 정비사업의 어려움
  • 박순신 / (주)이너시티 대표이사
  • 승인 2017.02.2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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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도시가 성숙단계를 지나서 쇠퇴기에 접어드는 지역도 적지 않다. 특히 재개발사업이 전국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워지면서 쇠퇴한 도시지역을 어떻게 재생할 것인가 하는 것이 큰 이슈가 되었다.

정부는 이렇듯 쇠퇴한 도시지역을 살기좋고 경쟁력 있는 지역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전략적인 방법 중에 하나로 도시재생사업을 도입했다.

도시재생사업이 도입되면서 재개발사업으로 대표되는 정비사업에 대한 회의론이 크게 확산되고, 여기에 덧붙여 경관심의를 도입하면서 더욱더 정비사업에 대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쇠퇴한 도시 지역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재개발사업과 재건축사업이다. 그러나 재건축·재개발사업은 기존의 도시구조를 모두 해체하고 고층·고밀의 아파트를 건설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대해서는 그동안에 많은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재개발사업을 제외하고는 마땅히 쇠퇴한 도시지역을 활성화할 수단이 없어서 불가피하게 고층‧고밀개발을 용인해 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도시재생사업의 도입으로 굳이 재개발·재건축사업이 아니더라도 쇠퇴한 도시지역을 재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적지 않다. 즉, 재개발·재건축사업의 대체수단이 등장한 것이다.

조합원의 사업성 확보를 위해서 문화와 역사의 흔적들을 그냥 철거하는 것에 쉽게 동의하지 않는 경향이 점점 더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경관위원회에서는 역사와 문화의 흔적 등에 대해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경향이 점점 더 강화되어 가는 추세에서 재개발·재건축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인식의 변화와 접근 방법의 변화가 요구된다.

이제는 재건축·재개발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용적률과 층수, 그리고 건축계획만으로 각종 심의를 받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고, 시간이 경과할수록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래서 몇 가지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먼저 당해 지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진지한 연구와 성찰이 필요하다. 아무리 전부 철거해야 할 것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래야 그에 대하여 고민이 가능하고, 그런 고민들이 토지이용과 건축계획 그리고 경관계획 등에 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새로운 계획에서 전부 담아 낼 수 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어떤 것은 담을 수 있을 것이고, 또한 그렇게 담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나라 도시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서 조성되거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이 많지 않다. 그래서 그 해당 사업구역에 있는 역사와 문화를 조사해 보면 특별한 것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살아 왔고, 또 살고 있기에 그래서 추억으로 남기면 좋을 듯한 것들은 반드시 있을 수 있다.

또한 지리적인 측면에서 도로와 골목길들이 주변지역과 이어져 있어서 나름 가치가 있을 수 있다. 바로 이런 부분들을 세심하게 조사하고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당 지역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 등을 포함해 토지이용계획과 건축계획 그리고 경관 등에서 반영할 수 있는 모티브로 삼아서 현대적인 주거공간과 결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물론 이렇게 노력한 것들에 대한 평가가 늘 좋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보는 이에 따라 전혀 다르게 받아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개발·재건축사업을 하려는 사업시행자 그리고 사업시행자를 대신하는 용역사들의 나름대로의 고민과 철학을 담아서 전문가에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나름 성과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것이 해당 정비구역의 과거와 미래를 이어주는 희미한 끈이라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개발·재건축사업에 대한 회의론, 특히 전면철거 방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들을 조금이라도 완화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보는 것이다. 그래야만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사업시행자인 조합과 조합원이 원하는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리고 문화와 역사를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것은 자동차 위주의 계획의 변화도 같이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기반시설의 설치에 상당부분을 도로를 확보하는데 투입하고 있는데 자동차 통행이 조금 더 불편해지더라도 사람 위주의 계획을 수립하자고 제안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의 삶이 녹아 있는 계획을 수립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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