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vs 전산… 재건축 재개발 동·호수 추첨 방식 ‘빛과 그림자’
수기 vs 전산… 재건축 재개발 동·호수 추첨 방식 ‘빛과 그림자’
  • 김하수 기자
  • 승인 2017.03.29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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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추첨, 실시간 확인 가능 … 효율성 떨어져
전산추첨, 금융결제원서만 진행 … 불신 높아

재건축·재개발사업 진행과정에 있어서 조합원들의 관심이 가장 많이 집중되는 때가 바로 동·호수 추첨 시기이다. 복잡한 정비사업의 절차 속 여러 시행착오를 거친 후 비로소 조합원 개인의 보금자리가 결정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동·호수 추첨 결과는 조합원 개인의 재산과 직결되기 때문에 공정성과 투명성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 때문에 동·호수 추첨 방식을 놓고‘전자식으로 하느냐, 수기식으로 하느냐’는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조합원 간 의견이 분분하다.

▲수기추첨…실시간 확인 가능, 효율성은 ‘글쎄’

아날로그 방식인 수기추첨은 통상 착공 전 2~3개월 전이나 일반분양을 앞두고 진행되며, 조합 정기총회나 임시총회 장소에서 진행된다. 수기추첨은 조합원 개개인이 추첨함 안에 들어있는 추첨공이나 추첨표를 손으로 직접 뽑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일반적으로 추첨 순서와 동·호수를 정하기 위해 두 번 뽑게 된다.

수기추첨의 장점은 자신의 동·호수 배정 결과를 현장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동·호수 추첨 시 조합원들 모두가 참여해 모든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어 투명성이 높다.

또한 자신이 입주할 아파트의 동·호수를 자신이 직접 선택하기 때문에 추첨결과에 대한 책임소재가 분명해 비록 추첨결과에 대해 불만이 있다 하더라도 이의제기할 명분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수기추첨의 단점은 추첨 장소 대여 등 추첨 준비 과정에 막대한 경비부담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특히 2천세대 이상 대단지의 경우 동·호수 추첨 자체가 하나의 총회보다 더욱 많은 시간과 비용을 요구하기도 한다.

수기추첨의 또 다른 단점으로 추첨과정에서 실수 또는 오류가 발생했을 경우 극도의 혼란상황을 만들며 그 전까지의 추첨결과가 수포로 돌아갈 위험부담도 안고 있다.

▲시간·비용 효율적인 전산추첨…조합원 불신 높아

최근 많이 이용되는 동·호수 추첨방식은 전산추첨 방식이다. 수기추첨과 달리 전산추첨은 전산관리지정기관인 금융결제원 한 곳에서 진행된다.

전산추첨 진행 절차는 조합이 △조합규약(또는 정관) 사본 △조합장 각서 및 조합 법인인감증명서 △동·호수 명세 및 추첨대상자 명단 파일 등의 제출서류를 첨부해 대행은행에게 조합원 동·호수 배정 추첨을 의뢰하면 대행은행은 금융결제원과 추첨일정을 협의해 동·호수 전산추첨 날짜를 확정하게 된다.

전산추첨 당일에는 조합장 및 조합 내 참관인들(20명 이내)이 참석해 전산추첨 진행사항을 참관할 수 있으며, 추첨 후 2시간 후 금융결제원 주택청약 홈페이지(www.apt2you.com)를 통해 동·호수 배정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전산추첨 진행은 선발된 일부 참관인들이 조합에서 가져온 조합원명부와 금융결제원에 보관중인 신청평형과 이름을 대조한 이후 이상이 없을 시 경우의 수(난수)를 추첨하게 된다. 이후 금융결제원이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에 난수를 입력하면 추첨프로그램에 의해 무작위로 동·호수가 지정된다. 이때 추첨시간은 5초도 채 걸리지 않는다.

주택청약팀 관계자는 “금융결제원의 동·호수 추첨프로그램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으로부터 신뢰성·공정성 검증을 받았다. 추첨결과에 대해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다”며 “별도의 수수료도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산추첨은 조합원들이 추첨에 대해 충분한 신뢰를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 추첨결과에 대한 불만과 이의제기로 인한 혼란과 갈등이 발생할 우려가 높다.

가재울 재개발구역 내 조합원 H씨는 “전산추첨 자체가 사람에 의해 프로그램이 개발된 것이기 때문에 개인이 직접 동·호수를 뽑을 수 있는 수기추첨과 비교해 투명성이 떨어진다”며 “조합장이나 조합임원이 일부 로얄층·로얄동을 미리 선점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층을 전산추첨으로 돌려 조합원들에게 배정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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