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5구역 결국 현대건설에 유리한 수의계약 구도로
방배5구역 결국 현대건설에 유리한 수의계약 구도로
2차 입찰도 유찰 ... 오는 9일 수의계약 확정될 듯
  • 김병조 기자
  • 승인 2017.08.07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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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방배5구역 주택재건축사업의 시공권 향방이 현대건설에 유리한 수의계약 방식으로 흐르고 있다.

이에 따라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조합이 내건 제한경쟁입찰 기준 자체가 현대건설에 시공권을 몰아주기 위한 술책”이라며 “이대로 절차가 진행될 경우 총회개최금지 가처분 소송 진행 및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겠다”는 등 반발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수의계약이 확실시 되고 있는 이유는, 조합이 제시하고 있는 제한경쟁입찰 방식이 처음부터 경쟁입찰을 할 수 없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조합이 발표한 건설사 참여 자격 조건에 따르면 연이은 유찰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과도한 건설업체 참여 기준을 정하고 입찰을 강행할 때부터 유찰이 기정사실화 됐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조합이 제시한 건설업체 참여 기준은 △2016년도 시공능력평가액 15위 이내업체 △회사채 신용평가등급 A+ 이상인 건설회사로 이 기준에 포함되는 건설회사는 삼성물산·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대림산업·현대엔지니어링 등 5개사뿐이었다. 특히 삼성물산은 일찌감치 방배5구역 사업참여 포기를 선언해 최소 5개사가 참여해야 하는 제한경쟁입찰 성립이 불가능하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달 20일 1차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참석했고, 지난달 31일인 2차 현설에는 현대건설만이 참석해 입찰이 무산됐다. 오는 8일로 예정된 3차 현설 역시 참여 시공사 부족으로 무산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조합원들은 조합집행부와 현대건설이 법과 제도를 교묘히 활용, 다른 경쟁 시공사들의 참여를 원천 차단함으로써 현대건설에게 시공권을 몰아주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강남권 최고의 입지라고 평가받는 방배5구역이 경쟁 없이 한 개 기업과의 수의계약으로 시공자 선정이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따라서 조합 내부에서는 경쟁 없는 수의계약이 이뤄져선 안 된다는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쟁 없는 수의계약 구조가 확정될 경우 해당 건설사가 과연 조합원에게 유리한 조건의 공사비를 제시하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다.

최근 단지 내에는 “경쟁 없는 수의계약은 안 된다”면서 새로운 시공자로 거론되는 현대건설과의 수의계약에 반대한다는 주장이 담긴 유인물이 뿌려졌다. 기존 시공자인 프리미엄사업단과 현대건설과의 사업조건 비교만 해보더라도 조합원들의 손해가 확실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유인물에 따르면 현대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하게 될 경우 프리미엄사업단이 제시한 조건에 비해 조합원 전체가 약 634억원을 더 부담해야 해 조합원 개인당 약 5천500만원을 더 납부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건설의 3.3㎡당 공사비는 505만원으로 총 7천500억원의 총공사비와 함께, 지역난방 및 음식물쓰레기처리시설 설치비용을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 반면 기존 프리미엄사업단의 경우 3.3㎡당 공사비는 483만원으로 7천166억원 총공사비에, 지역난방 및 음식물쓰레기처리시설이 이 공사비에 포함돼 있어 조합원 부담이 그만큼 낮아진다.

나아가 현대건설의 사업제안서에서는 세대 마감 수준도 명시돼 있지 않아 향후 저가 품목 시공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태이며, 사업비 조달 부문에서도 교보생명 등 2금융권 선정이 예정돼 있어 기존 시공자인 프리미엄사업단이 제시한 조건보다 이자 부담이 높아질 것이 우려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조합원들 내에서는 지난해 기존 시공자를 해지하던 초심으로 돌아가 좀 더 좋은 조건의 시공자를 찾겠다는 당초 취지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 좋은 조건의 업체를 뽑겠다고 기존 시공자를 해지했는데, 오히려 더 불리한 업체를 뽑는 일종의 ‘역선택’을 하는 어리석은 결정을 할지 모른다는 우려인 것이다.

따라서 조합 안팎에서는 수의계약이라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경쟁 체제로 시공자를 뽑자는 요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쟁을 통해 참여 시공자들이 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도록 하고, 조합원들은 사업조건 비교를 통해 보다 좋은 파트너를 뽑는 선택권을 누리게 하자는 제안이다. 이 제안이 지난해 기존 시공자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 시공자를 뽑자고 했던 당초 조합원들의 전체 생각과도 부합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프리미엄사업단은 지난해 시공자 계약 해지를 통보 받은 후에도 여전히 방배5구역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프리미엄사업단은 최근 조합에 공문을 발송해 방배5구역 사업 참여 기회를 요청한다는 의지를 전달한 상태다. 그동안 프리미엄사업단은 조합이 입찰 참여를 배제해 그동안 입찰에 참여하지 못했다.

한 조합원은 "현재까지 진행된 시공자 선정 과정은 상식적으로 이해될 수 없는 점들이 너무 많다"며 "현대건설을 대상으로 찬반을 묻는 시공자 선정 방식에 대해서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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