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설계 업그레이드 놓고 공사비 갈등 우려
재건축 설계 업그레이드 놓고 공사비 갈등 우려
  • 김병조 기자
  • 승인 2017.11.16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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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에서 분양에 임박한 재건축조합들이 건축설계 업그레이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최근 시공자를 선정한 인근 단지들의 재건축 조건이 부럽지만 설계 및 사업조건을 업그레이드하려면 공사비를 올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인 시공자가 공사비 인상 없이 조합의 요구를 들어줄 가능성은 없다.

최근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등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나타난 공사비는 3.3㎡당 500만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업계에서는 대안설계 적용 여부가 또 다른 쟁점인 가운데 대안설계 적용시 공사비가 더 증가할 것이란 관측까지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같은 강남권 조합임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사업조건 업그레이드는 포기하는 것으로 입장정리를 하는 조합도 나온다. 설계를 개선하고 사업조건을 보다 유리하게 하는 것은 좋지만, 시공자 측에서 공사비 상승 문제부터 들고 나와 갈등만 벌어질 게 뻔하다는 것이다.

이미 시공자를 선정한 서울 서초구의 한 재건축 조합장은 “최근 인근 지역의 수주전 과정에서 나타난 높아진 건물디자인 퀄리티 및 사업조건 때문에 나나 조합원들이나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며 “그렇게 아파트를 짓는 것이 좋은 것인 줄 알면서도 공사비 상승이 두려워 대놓고 시공자에게 요구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경쟁 현장과 비경쟁 현장의 비애로 씁쓸해 하는 조합들도 여럿이다.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등 최근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재건축 수주 현장의 경우 대기업들이 실제 경쟁을 통해 이뤄졌기 때문에 수의계약 등 비경쟁 현장으로 시공자를 선정한 곳과는 직접적으로 비교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한 정비업체 관계자는 “실제로 시공자들은 수주계획 수립 단계에서부터 경쟁을 해야 하는 곳인지, 경쟁을 피해서 수주해야 하는 곳인지를 먼저 결정하고 행동에 나선다”면서 “실제 수주 경쟁시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이 지출된다는 점에서 모든 수주가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순진한 생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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