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환수제 피하려다 되레 암초 '잠실 진주' 시공권 흔들린다

김상규 전문기자l승인2018.02.0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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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자 도급계약서 없이 인가 신청,

삼성·현산 시공권 무효 주장에 ‘곤혹’ 

[하우징헤럴드=김상규 기자]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사업이 시공자를 둘러싼 논란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시공자인 삼성·현산 컨소시엄의 시공권 무효를 주장하는 조합원들이 늘어나면서 사업이 답보 상태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삼성·현산에 대한 반대 움직임은 조합원들이 재건축부담금을 감수할 정도의 위험 수위까지 올라간 상태다. 재건축부담금을 부담할지언정 삼성·현산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경쟁입찰을 통해 새로운 시공자를 뽑는 게 장기적으로 더 이익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조합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25일 총회를 열어 관리처분계획(안) 의결과 시공자 도급계약서(안) 체결 등 총 6개 안건을 처리하려 했지만 반쪽짜리 결과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총회는 제4호 안건으로 상정된 ‘시공자 도급계약서(안) 체결의 건’은 총회에 상정되지도 못한 채 나머지 5개 안건만 통과됐다. ‘시공자 도급계약서(안) 체결의 건’ 상정의 불발 이유는 서울동부지법 제21민사부(재판장 판사 염기창)가 반대 조합원의 신청을 받아들여 해당 안건을 상정하지 말라는 취지의 가처분 결정을 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가처분 결정문에서 “가처분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하자 있는 절차에 대한 다툼이 지속돼 사업이 지체될 수 있고, 시공자 선정절차가 적법절차를 준수하지 못한 채 이뤄질 경우 조합원들에게 광범위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총회장에서 삼성·현산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대 목소리는 정상적인 총회 개최를 어렵게 할 정도로 높았다. 당초 올림픽파크텔 1층 올림피아홀에서 개최하려던 ‘관리처분계획 총회’는 조합원들의 반발로 예정된 장소에서 개최하지 못한 채 올림픽공원으로 장소를 변경해 진행될 정도였다.

결국 조합은 시공자 도급계약 체결 안건을 제외한 나머지 안건을 토대로 이튿날 송파구청에 관리처분계획 인가신청서를 제출했다. 따라서 현재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이라는 세금폭탄까지 우려되는 상태다.

시공자 도급계약서가 누락된 상태에서 송파구청에 관리처분계획 인가 신청서를 접수시켰기 때문에 반려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다. 송파구청은 조합의 인가신청을 적법한 접수로 간주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법률 검토에 들어가 있다.

조합 안팎에서는 잠실 진주 재건축사업이 이렇게까지 망가지게 된 원인이 삼성·현산의 고압적 자세에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벌어진 일련의 사태 발단이 삼성·현산의 공포 마케팅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연말까지 자사와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조합원 전체가 초과이익환수제 대상에 포함된다는 식의 사실상 반협박 형태의 계약 강압이 이뤄져왔다는 것에 대한 분노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합원들은 재건축사업 파트너로서 조합 및 조합원과 함께 초과이익환수제를 헤쳐나가기보다는 조합의 궁박한 상황을 이용해 공사비 검증 없이 손쉽게 계약을 체결하려는 꼼수가 결국 집단 반발을 낳게 했다며 분노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조합원은 “삼성·현산 컨소시엄은 그동안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지 못하면 조합원 가구당 2억3천만원의 거액의 부담금이 발생한다고 주장하면서 조합원들에게 2억3천만원 산출의 어떠한 합리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공포마케팅을 함으로써 공사비 검증 등을 피하고 하루 빨리 사업을 강행하려고 하는 꼼수가 들어 있는 게 분명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많은 조합원들이 시공자를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해야 더 좋은 조건들이 제시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현 조합장 역시 조합장 출마 당시 공약에서는 경쟁입찰을 통해 시공자를 선정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지금은 삼성·현산과 슬그머니 계약을 체결하려고 하는 것 같아 납득할 수 없는 관리처분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규 전문기자  adbin03@hou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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