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에 확 바뀐 도시정비법… 재개발 재건축사업 변화는

재건축 매도청구 개시 사업인가후 30일내… 수의계약도 명문화 김병조 기자l승인2018.02.19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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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구역에 상업·업무건물도 짓는다
토지등소유자 3분의2 이상 찬성하면 정비계획 직접 제안
분양신청전 종전자산감정평가액·분담금추산액 자료 제공
현금청산 지연이자 개시시점 이연... 조합 이자부담 낮춰

[하우징헤럴드=김병조기자] 전부 개정된 새로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본격 시행됐다. 지난해 2월 8일 공포된 개정법이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 9일부터 시행에 돌입했다. 전부 개정이 진행됐다는 점에서 정비사업 전반에 적잖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개정 내용의 큰 틀은 법률을 단순화시키고, 체계를 재정비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종전자산평가액과 부담금을 분양신청 전 미리 제공하고, ·현금청산에 따른 불합리한 지연이자 발생 등 분쟁이 속출하는 절차를 바꿨다. 주요 내용을 들여다봤다.

▲재건축사업의 매도청구 절차 구체화(제64조)... 사업시행인가고시 30일내 동의여부 서면촉구→미동의자 2개월내 회답→이후 2개월내 매도청구

재건축사업에서 매도청구의 개시 시점이 사업시행인가 시기로 밀린다. 매도청구를 위해 조합은 사업시행인가 고시가 있은 후 30일 이내에 동의여부를 미동의자에게 서면으로 촉구해야 한다.

이때 촉구를 받은 미동의자는 촉구를 받은 날로부터 2개월 이내에 회답해야 한다. 2개월 이내에 회답하지 않은 경우 해당 미동의자는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한다. 조합은 이로부터 다시 2개월 이내에 해당 미동의자를 대상으로 매도청구를 청구할 수 있다.

유추해 본다면 사업시행인가 고시로부터 매도청구까지 최대 5개월이 소요된다.

종전법 상 재건축사업의 매도청구는 도정법에 근거가 없고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준용해 왔다. 그러나 공법적 성격의 재건축사업이 사법 성격의 집합건물법을 준용한다는 것이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집합건물법에서는 매도청구의 개시 시점을 ‘지체없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함으로써 매도청구의 가능 시기를 놓고 조합과 미동의자 간에 많은 법적 분쟁을 유발했다. ‘지체없이’의 표현을 조합에서는 ‘재건축결의’ 직후라고 해석한 반면, 판례에서는 ‘30일 이내’라고 해석했다.

▲분양신청 전 조합원 개인에게 분담금 자료 제공 의무(제72조)... 사업시행인가 고시일 120일내 분담금 추산액 통지

분양신청 단계에서 구체적인 분담금 추산액을 알려주지 않은 채 ‘분담금 산식’만 알려주는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조합은 분양신청 전에 개인별 종전감정평가액과 정비사업 분담금 추산액을 산정해 알려줘야 한다. 조합은 사업시행인가 고시일로부터 120일 이내에 분양신청 기간 등을 통지하는 한편 분양대상자별 분담금 추산액을 통지해야 한다.

나아가 분양신청기간은 통지한 날부터 30일 이상 60일 이내로 해야 한다. 다만, 조합은 관리처분계획의 수립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분양신청기간을 20일의 범위에서 한 차례만 연장할 수 있다.

종전 법에서는 사업시행인가 이후 60일 이내에 분담금 추산액 산식 등 개략적인 분담금 내역을 통지하면 합법적인 절차로 봤다. 그러다보니 분양신청에 앞서 자신의 분담금이 얼마인지 모른 채 분양신청을 해야 한다는 불만들이 적지 않았다.

▲현금청산자에 대한 협의 개시 시기 이연(제73조)... 보상협의 종료 다음날부터 60일 이후 지연이자 발생

현금청산자에 대한 지연이자 개시 시점이 종전 ‘관리처분인가 다음날로부터 90일 이후’에서, 관리처분인가의 한참 뒤인 ‘보상협의 종료일 다음날로부터 60일 이후’ 시점으로 늘어나 조합의 지연이자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종전 법에서는 ‘관리처분인가 다음날로부터 90일 이내’에 현금청산하도록 규정해 관리처분 인가가 나온 시점으로부터 90일이 지나면 이때부터 자동적으로 지연이자가 기산돼 조합에 큰 피해를 안겼다. 그러나 이번 법 규정에서는 관리처분인가 고시일 이후 한참의 시간이 지난 시점인, ‘보상협의 진행이 종료한 시점 이후 60일이 지나고 나서야’ 지연이자 기산이 시작되도록 했다.

이번 개정의 배경에는, 그동안 현금청산 지연이자 적용 시기가 조합과 현금청산자 간 성실한 협의 여부와 상관없이 자동적인 시간의 경과에 따라 적용됐다는 점에서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같은 종전 법률의 맹점을 파고들어 일부 법률전문가들은 현금청산자에게 협의를 회피하거나 부당한 보상금액을 요구해 협의 기간을 장기화시키는 방법을 컨설팅함으로써 지연이자 장사를 하게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거액의 지연이자가 붙은 현금청산금을 받게 한 후 그 수수료를 받아 챙기는 수법이다. 일선 조합에서는 이 부당한 현금청산 금액이 수백억원 규모에 달한다고 항변하고 있다.

이번 법 개정에 따라 조합은 현금청산 대상자와 보상 협의를 진행하는 동안 협의가 성립되지 아니하면 그 기간의 만료일 다음 날부터 60일 이내에 수용재결을 신청하거나 매도청구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다만 조합은 이 60일의 기간을 넘겨 수용재결을 신청하거나 매도청구소송을 제기한 경우에는 해당 현금청산 대상자에게 지연일수에 따른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이 경우 이자는 15% 이하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을 적용해 산정한다.

▲시공자 수의계약 선정 방법 활성화(제29, 30, 32조)... 2회 이상 유찰시 수의계약 허용

시공자뿐만 아니라 기업형 임대사업자,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선정시 수의계약이 허용된다. 경쟁입찰을 원칙으로 하되 2회 이상 유찰시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법률에 구체적으로 기재됐다.

종전 법에서는 시공자 수의계약에 관한 구체적 명시가 없었으며, 시공자선정기준을 근거로 3회 유찰 후 정관 규정에 의해 수의계약을 진행했다. 그러다보니 일부 지자체의 경우 법률에 수의계약의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수의계약을 불허하는 경우가 있어 간혹 논란이 일었다.

또한 종전 시공자선정기준에 따른 3회 유찰 규정이 지방 정비사업장이나 소규모 정비사업장의 경우 사업기간만 늘린다는 지적이 일어 유찰 횟수를 줄여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다. 대개 한 번 유찰이 되면 뒤이은 2차, 3차 입찰에서도 줄줄이 유찰되는 경우가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 3회 유찰에서 2회 유찰로 앞당겨져 시간낭비를 줄임으로써 시공자 선정의 어려움이 보다 개선될 전망이다.

▲현황도로도 정비기반시설에 포함(제97조)

도시계획상 도로가 아닌 현황도로도 정비기반시설의 대상이 된다. 특히 재개발지역에서는 도로 폭 협소 또는 행정의 미비로 인해 실제로는 도로로 사용하고 있지만, 도시계획상의 도로가 아니라는 이유로 무상양도의 대상에서 제외돼 조합에 막대한 피해가 가중됐다.

그러나 정비사업을 통해 가장 이익을 보는 이해당사자로 지자체 등 공공이라는 비판이 높아지는 한편 재개발지역에서 사업성 부족으로 사업지연이 발생하는 과정에서도 현황도로 부지를 조합이 막대한 금액을 주고 매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 이에 대한 개정 요구가 적지 않았다.

▲재개발구역에서 백화점, 쇼핑몰 건립 가능(제23조 제2항)

주택재개발사업과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재개발사업’이란 하나의 사업으로 바뀌고, 주택재건축사업은 ‘재건축사업’, 주거환경개선사업과 주거환경관리사업은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통합된다. 이를 통해 정비구역에서 ‘주택’만 건설하는 것에서 벗어나 용도지역에 맞는 상업, 업무, 문화 시설 등의 건립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도심에 입지한 주요 재개발구역에서는 백화점, 쇼핑몰, 아파트형공장 등 상업·업무 기능의 건축물 건립을 고민할 수 있게 됐다.

주택재개발구역에서 재개발구역으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종전에 비해 주택 공급이 줄어들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예전 국회 국토위에서는 주택이 들어설 자리에 상업시설이 들어섬으로써 주택 감소에 따른 시장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에서는 과도한 주택공급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상업시설은 미분양 우려가 큰 만큼 상업시설의 수요가 아주 강력한 곳이 아니라면 도입을 하지 않는 곳이 많을 것이라는 이유다. 실제로 용산 도시환경정비사업에서도 상업비율이 높은 상태에서 사업이 지지부진했으니 주택 용도를 확대한 시점에서 사업에 속도가 붙는 등 주택 건립에 대한 선호도고 높다는 것이다.

▲토지등소유자 3분의2 이상 동의시 정비계획 변경 입안 제안 허용(제14조 제1항 제6호)

새 법에서는 토지등소유자의 2/3이상의 동의가 있으면 시장·군수에게 정비계획 변경을 요청할 수 있게 된다.

종전 도정법에서는 근거 규정이 없어 조합이 직접 정비계획 입안을 할 수는 없었고, 정비계획 입안시기가 경과한 경우에 한해 시장·군수에게 정비계획 입안을 요청할 수 있었다.

요약하면 기존에는 일정 시간이 경과해야만 정비계획 입안이 가능했다면, 이번 개정법에서는 토지등소유자의 동의에 의해 좀 더 사업기간을 앞당겨 적극적인 정비사업 운영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나아가 업계에서는 정비계획 입안시 반드시 시장·군수를 거치는 것에서 벗어나 정비계획 수립시기가 정해져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주민이 직접 정비계획을 제안할 수 있는 방법도 추가해 줄 것을 주문했다. 주민의 제안으로 정비계획을 신속히 수립할 수 있도록 토지등소유자 입안제안 제도를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분쟁조정위 조정에 화해 효력 인정(제117조)

도시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 결과에 실제 집행권이 부여된다. 다만 분쟁조정위 조정 결과를 당사자가 수락한 경우, 그 결과를 토대로 재판상 화해의 효력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종전 법에서도 분쟁조정위 제도를 통한 합의 제도가 운영됐지만 합의 이후의 상황을 강제할 근거가 없어 당사자가 이를 번복,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빈발해 실효성이 없었다. 이와 관련해 이번 개정법에서는 분쟁조정위 조정에 ‘재판상 화해’ 효력을 부여해 집행권을 강화한 것이다.

 


김병조 기자  kim@hou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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