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 사실상의 재건축 ‘잠금장치’

김하수 기자l승인2018.02.2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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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환경 가중치 40→15%, 구조안전성 20→50%로
시장 군수의 현지조사시 공공전문기관 참여
‘조건부’ 판정시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 의무화

[하우징헤럴드=김하수기자] 정부가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초과이익환수제 부활’, ‘분양가상한제 도입 검토’ 에 이어 재건축 사업의 첫 관문인 안전진단 판정 기준을 대폭 강화하기로 하면서 재건축 시장이 ‘4중 족쇄’ 에 묶이게 됐다.

재건축 추진 절차를 까다롭게 만들어 재건축 시장으로 몰리는 투기수요를 원천 차단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다. 다만 재건축이 서울 지역의 유일한 새 아파트 공급 수단인 만큼 이번 안전진단 기준 강화 조치로 인해 주택공급 부족 및 주택시장 양극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기존 안전진단 절차 과도하게 완화…정상화 시급”

국토교통부는 지난 20일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고 아파트 재건축의 첫 관문인 안전진단 기준을 대폭 강화한다고 밝혔다.

안전진단 실시여부를 결정하는 첫 단계인 현지조사 단계에서 공공기관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 까다로운 검토기준을 적용하고, 안전진단 종합판정을 위한 평가항목 중 구조안전성 비중을 50%로 상향(종전 20%)함과 동시에 사실상 ‘재건축’ 판정이었던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은 경우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의무적으로 거쳐야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번 방안은 아파트가 낡아 위험해질 정도가 아니면 재건축하기 어렵게 만들어 부동산 투기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동안 안전진단의 절차와 기준이 과도하게 완화돼 현재는 형식적인 절차로만 운영되고 있어 이를 정상화시킬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현지조사 단계부터 공공기관 참여

우선 국토부는 시장·군수가 안전진단 실시여부를 결정하는 첫 단계인 현지조사 단계부터 전문성 있는 공공기관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시장·군수가 현지조사를 공공기관에 의뢰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현지조사의 전문성·객관성이 담보되도록 한 것이다.

재건축사업의 안전진단은 크게 시장·군수·구청장의 현지조사와 안전진단 전문기관의 안전진단으로 구분된다. 현행 현지조사는 육안조사와 설계도서 검토 등을 통해 실시하고 ‘유지보수’ 또는 ‘안전진단 실시’로 판정하고 있다.

이번 방안에는 지자체의 의뢰로 한국시설안전공단 및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이 현지조사 단계에서부터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뒀다. 본 안전진단 이전에 진단 필요성에 대한 사전검토를 전문적으로 수행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진단이 줄어들 것으로 국토부는 기대했다.

▲‘주거환경·설비 노후도’비율 낮추고, ‘구조안전성’ 대폭 확대

안전진단 종합판정을 위한 평가항목별 가중치도 조정된다. 재건축 안전진단 제도는 참여정부 출범 이듬해인 2003년 도입됐는데, 당시엔 △구조 안전성 45% △설비 노후도 30% △비용분석 15% △주거환경 10% 순으로 가중치를 뒀다.

이후 2014년 박근혜정부가 9·1 대책을 통해 2015년부터 △주거환경 40% △설비 노후도 30% △구조 안전성 20% △비용분석 10% 비중으로 평가가 이뤄졌지만 이번 조치에서는 구조안전성 부분이 50%로 대폭 상향된 반면 주거환경 항목은 15%로 낮아졌다.

안전에 문제가 없는 한 사실상 재건축 추진을 원천 차단하는 강수를 둔 것이다. 다만, 안전진단 평가시‘E등급’을 받을 경우에는 다른 평가 없이 바로 재건축으로 판정하는 규정은 유지하기로 했다.

▲‘조건부 재건축’ 판정시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 의무화

아울러 국토부는 재건축 연한(30년)을 채운 아파트 단지가 안전진단에서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은 경우 건설기술연구원과 시설안전공단의 적정성 검토를 반드시 거치도록 했다. 안전진단 결과에 대한 검증을 거치지 않고는 재건축을 추진할 수 없도록 잠금장치를 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재건축을 원하는 단지가 안전진단을 받을 경우 100점 만점에 55점(A~C등급)을 넘으면 재건축을 할 수 없고 유지·보수만 가능하다. 30~55점(D등급)이면 조건부 재건축, 30점 미만(E등급)이면 재건축 판정을 받는다.

국토부 관계자는 “실제 2015년 이후 안전진단을 받은 아파트의 96%가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실무적으로 시기조정 사례 없이 재건축사업이 진행돼 왔다”며 “유지보수·재건축과 같은 명확한 판정이 있는 경우 그에 따르되, 중간영역인 조건부 재건축의 경우 객관적인 재검증 필요성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D등급 이하를 받아 안전에 문제가 확인되면 도시정비법상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국토부는 도시정비법 시행령과 안전진단 기준 개정안을 지난 21일 입법·행정예고했으며 이르면 다음달 말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안전진단 기준 개정안은 시행일 이후 최초로 안전진단 기관에 안전진단을 의뢰하는 재건축부터 적용하게 된다.


김하수 기자  hskim@hou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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