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안전진단 강화에 강북·지방 주민들 ‘공동투쟁 불사’

주택공급 부족 및 강남·비강남지역 양극화도 우려돼 김하수 기자l승인2018.02.28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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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지헤럴드=김하수기자] 정부가 재건축 안전진단 요건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하자 재건축 연한이 30년 이상 경과한 서울 및 지방 아파트 단지의 주민들의 반발이 극심해지고 있다. 특히 서울 양천·노원·마포구의 노후 아파트 주민들을 중심으로 이번 정부 대책에 대해 공동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 재건축 아파트 중 최대 규모(2만6천635가구)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1~14단지와 강북 최대 재건축 단지(3천930가구)인 노원구 월계시영아파트, 서울 서부권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재건축 단지인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3천710가구) 주민들은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방침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이들은 정부가 안전진단 종합판정을 위한 평가항목별 기준에서 ‘주거환경’과 ‘시설 노후도’ 비중을 낮추고, ‘구조 안전성’ 배점을 높인 것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개선안이 ‘안전’을 생각한 조치라기보다는 재건축을 늦추거나 아예 금지하기 위한 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목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 중인 전모씨는 “안전진단 평가에서 주거환경 비중이 대폭 줄어 아파트 재건축이 힘들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며 “배관이 노후화돼 녹물이 나오거나 배관이 터지는 것은 하루 이틀이 아니고 층간소음 문제도 매우 심각해 주민들 간 다툼이 잦다”고 설명했다. 

재건축 연한이 30년 이상 된 강남의 한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많은 주민들이 주차할 장소가 부족해 한 주차공간 안에 2중, 3중으로 주차를 하고 있으며, 심지어 한강과 인접해 있는 한 아파트단지의 경우 1층 화장실 변기에서 쥐가 나올 정도로 시설이 노후화돼 있다”며 “30년 이상 노후화된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은 ‘생존’이지 ‘생활’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건축·재개발 전문 컨설팅업체 리삭의 한용욱 대표는 “건축학 전공 당시 철근콘크리트 건물의 연한은 70년, 철골 건물의 경우 100년이 넘는 내구연한을 지니고 있다고 배웠다”며 “정부가 이번 안전진단 평가에서 주거환경과 시설 노후도 비중을 낮추고, 구조 안전성 부분에 가중치를 둔 것은 결국 재건축을 하지 말라는 소리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안전진단 강화가 재건축을 어렵게 해 장기적으로 공급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이 뚜렷한 상황에서 서울 시내에는 재건축 외에 신규 아파트 공급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재건축의 여부를 결정하는 주거환경중심평가에서 구조안전성 비중을 50%까지 높인 건 사실상 재건축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재건축 투기를 일시적으로 진정시키는 효과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공급 부족을 일으켜 시장을 더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 114 리서치센터장은 “안전진단 기준 강화로 인해 목동, 노원 등 1987~1988년 준공돼 재건축에 시동을 걸던 단지들의 움직임이 차단될 전망”이라며 “이미 기준을 통과한 강남권 재건축단지만 집값이 오르는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하수 기자  hskim@hou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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