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이주시기 조정→ 사업 지연→금융피해… 조합원 울리는 서울시

서울시 독단행정에 조합원들 피해 눈덩이 문상연 기자l승인2018.05.0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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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 금융이자·공사비 증가로 조합원들 피해막심
반포주공1·한신4지구·잠실 진주, 사업 지연 장기화 

[하우징헤럴드=문상연기자] 서울시가 작년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강남권 재건축조합들을 대상으로 이주시기 조정카드를 꺼내자 조합들의 반발이 극에 달하고 있다. 시의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심의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인해 조합은 속수무책으로 사업을 지연시킬 수밖에 없어 이로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주시기 조정과 그에 따른 조합 비용 보전을 위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의 이주시기 조정으로 인해 조합은 사업지연에 따른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이주시기를 늦추는 경우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인센티브를 함께 제시하는 등 조합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시기 조정으로 사업비, 공사비 증가 불가피

시는 지난 2월과 3월 두 차례 개최한 주거정책심의를 통해 총 7곳의 재건축조합의 이주시기를 조정했다. 세부적으로 △송파구 잠실 미성·크로바아파트(7월) △송파구 잠실 진주아파트(10월) △방배13구역(9월) △한신4지구(12월) △신반포3차·경남(7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12월) 등이다.

서울시의 이주시기 조정으로 대상 재건축 단지 조합들은 비상이 걸렸다. 이주시기 조정으로 인가가 늦어지면 사업비가 증가하고, 이에 따른 각종 비용 부담도 늘기 때문이다. 재건축사업의 경우 통상 시공자 선정 당시 착공기준일까지 공사비 변동없는 확정공사비로 계약을 하지만 실착공시기가 계약서상의 착공기준일을 넘길 경우 물가상승률 등에 따라 공사비가 인상된다.

조합의 의지와 상관없이 시의 이주시기 조정으로 인해 실착공이 착공기준일을 넘어가게 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사업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도 문제다.

특히, 이주는 재건축사업에서 가장 큰 비용이 발생하는 시기이다.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에 이주시기가 크게 늦어질 경우 조합의 막대한 금융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해당 조합들 사이에서는 서울시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무작정 재건축 단지의 이주시기 조정에 나서 선의의 조합원들의 피해만 양산하는 졸속행정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초구 재건축조합의 한 관계자는 “재건축사업에서 ‘시간이 돈이다’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며 “서울시가 비용 보전을 위한 논의 없이 독단으로 이주시기를 조정해 한 달에 수억원씩 수십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됐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의 몫”이라고 말했다.

▲반포주공1단지, 한신4지구, 잠실 진주 등 장기 지연 가능성도

서울시는 이주시기 조정을 발표하면서 단서를 달아 올해 안 관리처분인가 여부가 결정 나지 않으면 내년에 이주시기 심의를 다시 논의하겠다고 밝혀 장기적인 사업지연 가능성까지 예고했다.

특히, 반포주공1단지(1·2·4주구)와 한신4지구 재건축조합의 인가시기를 올해 12월로 조정하면서 관할구청인 서초구청에게 올해 안으로 인가를 받지 못할 경우 서울시는 이주시기를 다시 심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상 보완지시 등으로 인해 관리처분인가 검토가 2개월 이상 걸리는데다가 반포주공1단지와 한신4지구 모두 대규모 단지여서 1개월만에 서초구청에서 모두 인가 여부를 결론낼지는 미지수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시가 이주시기 조정을 관리처분인가 신청 시점부터 최장 1년까지밖에 할 수 없기 때문에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고의로 인가시점을 12월로 정해 올해 안으로 인가여부를 결정짓지 못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 라는 의혹이다.

특히, 한신4지구 재건축조합은 관리처분인가 신청 당시 이주계획을 내년 1월 이후로 계획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굳이 이주시기 조정을 통해 올해 12월 이후로 관리처분인가 및 이주시기를 앞당긴 것은 상식적으로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주계획을 내년으로 잡고 있는 한신4지구까지 인가 시점을 굳이 올해 12월로 정해놓고 올해 관리처분인가를 받지 못하면 재심의를 하도록 한 것은 이주시기를 더욱 늦추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관리처분인가를 최대 2년 이상 지연시킬 것을 예고하고 있어 그럴 경우 조합은 사업에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송파구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이주시기 조정을 통해 관리처분인가 시점을 올해 10월 이후로 조정했지만, 역시나 올해 안 관리처분인가를 받지 못하면 재심의를 받게 된다. 진주아파트는 지난해 관리처분인가 신청 당시 조합원들의 반대로 인해 시공자와의 도급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이에 시공자 도급계약서가 누락된 상태에서 송파구청에 관리처분계획 인가 신청서를 접수시켰기 때문에 관리처분인가 여부가 불확실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주요 제출 서류 중 하나인 시공자와의 도급계약서를 갖추지 못해 관리처분인가 신청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송파구청이 반려시킬 경우 진주아파트 조합원들은 가구당 수천만원의 초과이익환수금을 부담하게 되기 때문에 구청에서 집단민원을 우려해 쉽사리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구청이 진주아파트 재건축사업의 관리처분인가를 올해 안으로 결정하지 못할 경우 또다시 이주시기 심의를 거치게 된다는 점에서 장기간 사업지연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진주아파트 조합관계자는 “이주시기 조정으로 조합원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송파구청이 관리처분인가 신청의 적법 여부를 두고 신속한 판단을 내려 올해 안으로 반드시 관리처분인가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문상연 기자  msy@hou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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