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강화에 비강남권 주민들 공동투쟁 나서나

대규모 집회·소송 등 주민들 집단 행동 확산일로 문상연 기자l승인2018.04.2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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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안전성 50% 기준에 양천 노원 은평 강동 등 발발 연대
행정예고 기간 짧게 졸속 처리 … 내진설계 반영 여부 무시 

[하우징헤럴드=문상연기자] 국토교통부가 행정예고 후 불과 10일 만에 기습 시행하는 꼼수로 밀어붙인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에 대한 반발이 더욱 커지고 있다. 강화된 기준을 피하지 못해 직격탄을 맞은 서울 양천·노원·마포·강동·은평·서대문구 등 비강남권 노후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는 공동투쟁 여론이 형성되며 집단반발로 이어지고 있다.

비강남권 재건축단지 주민들은 대규모 집회, 소송 등 집단행동과 지역별 연대를 통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을 압박하는 등 강화된 안전진단 기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안전진단 반발 양천·노원·마포·강동·은평·서대문구 등 비강남 연대로 확대

국토부가 지난 2월 21일 ‘재건축 안전진단 정상화 방안’을 발표한 이후 재건축 추진단지 주민들의 반발이 해당 자치구를 넘어 비강남권 지역연대로 확대되는 움직임이 본격화 되고 있다.

이는 지난달 3일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주민들이 오목교역 목동 현대백화점 인근에서 국토교통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 철회를 요구한 집회에서부터 조짐을 보였다. 당시 목동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 등 목동지역 주민단체 주도로 진행된 집회에 마포성산시영아파트 주민, 노원 월계아파트 주민들도 참여해 안전진단기준 강화에 대한 주민 반발이 서울 비강남권 전 지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후 지난달 29일에는 양천발전시민연대 주최로 양천구 주민들이 개최한 ‘재건축 안전진단 정상화를 위한 긴급 간담회’를 거치며 연대 투쟁 움직임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주민 1천여명이 몰려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특히, 목동 주민뿐 아니라 강동구 재건축연대와 서부지역발전연합회(마포, 서대문, 은평) 등 비강남 차별저지 연대 등이 참석해 양천연대와 동참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양천연대는 일부 투기수요를 잡기 위해 전체 주민을 투기꾼으로 호도해 노후주택을 방치하는 등 주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정부의 방침에 대대적으로 투쟁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비강남권 연대도 이날 양천연대와 뜻을 같이해 다른 지역과 긴밀히 공조할 것임을 밝혔다. 특히 여야 국회의원과 주민이 함께하는 공동대책위를 구성해 대응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양천발전시민연대 전병관 대표는 “양천·노원·마포·강동·은평·서대문구 등 비강남 연대가 형성돼 집단 항의를 준비하고 있다”며 “조만간 비강남권 연대에서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위원들과 만나 안전진단기준 강화에 대한 주민들의 뜻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연대는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조치와 관련해 위헌소송과 행정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도 1인 릴레이 시위, 공동간담회 추진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정부의 안전진단 강화로 인해 수많은 비강남 주민들이 안전권과 생명권을 침해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릴 계획이다.

한편, 안전진단에 대한 반발은 정치권에도 확산되고 있다. 여야 할 것 없이 모두 구조안전성 가중치를 낮추는 개정안을 발의하고 나섰다.

지난달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이 재건축안전진단 기준 중 구조안전성의 비중을 30% 미만으로 정한다는 개정안을 발의했고,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건축사업 안전진단 평가기준에서 건물이 아닌 생활환경의 비중을 키워 입주자 만족도 30%, 주거환경 30%, 건축마감 및 설비 노후도 15%, 구조안전성 15%, 비용분석 10%로 정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안전진단기준 강화는 주민 의견 수렴 무시한 졸속행정

비강남권 주민들이 국토부의 안전진단 기준 강화 방침에 크게 반발하고 있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개정안의 행정예고 기간이 평소보다 짧았다며 '졸속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2월 20일 국토부는 안전진단 배점 기준, 조건부 재건축 타당성 검증 의무화 등을 담은 ‘주택 재건축 판정을 위한 안전진단 기준 고시’ 개정안 행정예고 기간을 단 10일로 설정했다. 통상 행정예고 기간인 20일의 절반이다.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국토부 항의 방문과 성명서 발표 등을 통해 의견 수렴 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국토부는 새로운 기준이 시행되기 전에 강화된 규제를 빠져나가는 재건축 단지가 생기지 않도록 최대한 서두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비강남권 연대는 “국토부는 고작 10여일 동안의 국민의견수렴 과정을 통해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정상화 방안’을 시행한 것은 주민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보여주기식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연대는 국토부에 공식적으로 접수된 주민의견이 실제 몇 개인지, 어떤 항목으로 의견을 냈는지 정확한 수치를 제시할 것을 주장했다. 또한 전자공청회의 의견이 반영됐는지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두 번째는 내진 반영 여부를 무시한 채 구조안전성 비중만 높인 점이다. 50%로 비중을 높인 구조안전성 평가에서 지질?지반조사 등 별도의 정밀 내진성능평가에 관한 내용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연대는 구조안전성 평가를 폐지하고, 정밀 내진성능평가 항목과 화재안전대비도를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비강남권 연대 관계자는 “현행 구조안전성 평가에 내진 반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했지만 국토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내진 성능조차 확인되지 않는 구조안전성 평가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주거환경평가 비중을 낮추고 구조안전성 평가의 비중을 과도하게 높인 점이다. 안전진단 기준 개정안은 구조안전성 가중치를 기존 20%에서 50%로 상향하고 주거환경 가중치를 기존 40%에서 15%로 하향시킨 것이 주요 골자다. 이에 대해 연대는 국토부가 구조안전성 강화에만 집착해 도시환경 개선 및 주거생활의 질을 높이겠다는 도정법의 취지를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문상연 기자  msy@hou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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