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청산자 1명 이주거부… 513명 재개발조합원 피해 눈덩이
현금청산자 1명 이주거부… 513명 재개발조합원 피해 눈덩이
장위7구역, 보상금 8억7천만원 적다며 1년 넘게 농성중
  • 김상규 전문기자
  • 승인 2018.05.18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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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산 8천만원 조합원들 사업지연 걱정하며 발만 '동동'

▲ 누가 합법이고 누가 불법인가 장위7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이주를 거부하는 현금청산자 조OO씨가 건물을 점거하고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하우징헤럴드=김상규 전문기자] 장위7구역 재개발사업(조합장 정효연)이 현금청산자 한 명의 이주 거부로 사업일정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이로 인해 이주를 마친 전체 조합원들의 피해가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다. 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현금청산자는 소유 부동산의 가치가 9억원 가까이 되는 감정평가를 받은 상위에 자리하고 있는 재산가라고 한다.

명도집행 거부하면서 조합과 대치

해당 현금청산자는 현재 조합의 명도집행을 거부하면서 거주 주택에서 완강히 버티고 있다. 조합에서는 수차례에 걸쳐 법원의 강제집행 명령을 이행하려 했다. 하지만 번번히 실패하고 말았다. 현금청산자 부부의 저항뿐만 아니라 지역의 일부 상인회나 시민단체, 학생단체들이 수십명에서 수백명까지 몰려와 법원의 판결에 의한 정당한 법집행을 물리적으로 막아왔기 때문이다.

현재 건물에는 현금청산자 부부와 옥상에는 구역의 공장세입자 여성 1명이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옥상 난간에는 철조망으로 막아 진입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 조합장은 “피가 거꾸로 솟는다. 우리는 단 한 번도 불법을 저지르면서 사업을 추진하지 않았다”며 “9억원 가까운 감정평가를 받은 불법 점거자는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해 가난한 서민들 수백명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조합원들의 원성도 극에 달하고 있다. 월세, 전세를 구해 변두리로, 경기도로 떠난 그들은 당초 세웠던 계획을 바꾸면서 주거불안상태로 내몰리고 있다. 2016년말 이주를 마친 한 조합원은 “저의 종전자산평가액은 9천900만원으로 6천만원의 이주비를 받고 나왔다. 서울에서 집을 구할 수 없어 경기도로 이사했다”며 “한사람의 이기심으로 모든 게 꼬였다. 원래 계획보다 사업일정이 늦어지면서 월세가 늘어나고 대출을 더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무한정 기다리며 손해를 감수해야만 하는지, 어디에 하소연해야 하는지 답답하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적법하게 소유권을 취득한 '조합' vs 더 많은 보상을 원하는 '현금청산자'

장위7구역 재개발조합은 분양신청을 하지 않아 현금청산대상자가 된 조○○씨를 상대로 수용재결절차를 거쳐 지난해 3월 10일 적법하게 소유권을 취득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종전자산가는 평균 약 2억원에 불과함에 비해 조○○씨의 보상금은 약 8억7천만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조○○씨는 부동산의 인도를 거부했고, 조합은 조○○씨를 상대로 부동산명도단행 가처분신청 및 부동산 인도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위 가처분 결정에 기초해 집행관은 제1차 집행을 시도했다. 하지만 조○○씨가 문을 잠그고 앞을 적재물로 막아 집행관을 출입하지 못하게 함에 따라 집행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제2차 집행에서 조○○씨는 다수의 외부 동조세력과 함께 집회를 한다는 명목으로 건물을 점거하고 철조망, 쇠사슬로 문을 막아 집행관이 건물에 진입할 수 없도록 했다. 조○○씨 외 여러 명의 이런 행위는 제3차 및 제4차 집행에서도 계속됐다.

정 조합장은 “집행과정에서 조○○씨와 다른 사람들이 위험한 물건을 던지고, 폭행을 하는 등의 사태가 벌어지는 상황에서도 경찰은 공권력을 행사하지 않고 방관하는 자세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재 구역에 남아 건물을 점거하고 있는 조○○씨는 이에 대해 “조합은 사업자들이다. 현금청산자가 이사를 가게 할 의무가 그들에게 있다”며 “집을 잃었으니 집이 필요하다. 재래시장에 위치한 상가주택이니 동일한 사례에 의해 감정평가를 다시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유야 어찌됐건 적법하게 소유권을 확보하고 법집행을 시도하려는 조합과 더 많은 보상을 바라는 현금청산자의 대치가 장기화 될수록 이주를 마친 선량한 서민 조합원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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