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묶은 재건축 재개발 이주비 금융대출 ... 영세 조합원만 멍든다

김병조 기자l승인2018.06.2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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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자산평가 대비 대출가능액 60% → 40%로
조합이 20% 차액 메꿀 방법 찾지 못해 발동동  

[하우징헤럴드=김병조 기자] 정비사업의 이주비 지급 한도를 LTV의 40%까지만 적용하도록 한 정부의 대출규제로 정비사업 조합들의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대출규제 때문에 제1금융권의 저금리 이주비 조달이 가로막힌 조합들은 어쩔 수 없이 고금리 대출을 받아야 하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고금리 대출로 인한 이자부담은 결국 조합원 분담금 증가로 이어지게 한다는 점에서 사업에 악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서민 주거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약한 정부가 되레 서민들의 주거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정비사업에서 LTV 역할을 하는 것은 종전자산평가액으로, 문제는 종전자산평가액 대비 대출가능액이 기존 60%에서 40%로 줄자 조합이 20%의 차액을 메꿀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주비 대출이 막히면 기존에 거주하던 조합원들의 이주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이후 사업추진이 줄줄이 막힌다.

대출규제 전에는 5억원짜리 주택에 거주하는 조합원이 3억원(5억원의 60%)의 이주비를 받아 전세입자의 전세보증금 반환과 자신의 이주용 주택의 전세보증금으로 활용했으나 정부의 대출규제로 이 방법이 막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서울 지역 A재개발구역 다가구주택의 경우 이 집에 거주하는 4명의 전세입자 전세보증금은 2억4천만원이지만, 대출규제에 의해 대출가능한 이주비는 2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출가능 금액은 종전자산평가액 5억원의 40%인 2억원만 가능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는 데에만 4천만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게다가 고령의 조합원 부부도 다른 주택을 찾아 이주해야한다는 점에서 현행 대출기준에서는 이주비 역시 부족하다.

고심 끝에 내놓은 조합의 해법은 고금리 대출이다. 정부가 대출규제로 제1금융권의 저금리 대출을 막으니 조합에서는 제2금융권이나 시공자에게 고금리 대출을 받아 이주비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조합은 최소 2배 이상의 금리 부담을 져야 한다. 일반적으로 제1금융권에서는 3.5% 안팎의 금리로 이주비 조달이 가능하지만, 제2금융권이나 시공자로부터의 대출 이자율은 7% 안팎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다보니 최근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는 60% 이주비대출 가능 여부가 핵심 이슈가 된 상황이다. 40%로 일괄적으로 대출 규모가 줄면서 20% 차액을 메꿔주는 시공자가 조합원들의 선택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시공자들이 이 약속을 지킬지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시공자 선정 총회 당시에는 시공자가 종전감정평가액의 60%만큼의 이주비를 조달하겠다고 약속했다가, 시공자 선정 후 정작 이주 단계가 다가오자 말을 바꿔 이주비 조달이 어렵다며 발뺌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조합이 약속 불이행을 이유로 무작정 시공자를 몰아붙일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사업시점 상 조합은 이주비 조달 문제뿐만 아니라 공사비 협상 등 중요한 논의를 함께 논의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조합은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진희섭 주거환경연구원 부장은 “정부 대출규제의 가장 큰 문제는 정부가 보호해야 할 선량한 영세조합원들에게는 피해를 가중시키는 반면 대출을 받지 않아도 되는 부자들에게 반사 이익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장기간 구역 내에 거주한 1가구 1주택자의 영세조합원들이 많은 정비사업에는 서민 주거복지 차원의 정책적 시각에서 대출규제 예외 조항 등의 개선안을 적용해 사업에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조 기자  kim@hou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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