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 청천2 재개발조합·시공자 갈등… 정부 ‘뒷짐’
뉴스테이 청천2 재개발조합·시공자 갈등… 정부 ‘뒷짐’
  • 김하수 기자
  • 승인 2018.07.24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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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천2구역, 대림산업 공사비 인상에 시공자 교체 검토
HUG·한국감정원, 조합에 희생만 강요 … 갈등 부추겨 

뉴스테이(現 공공지원민간임대) 연계형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재개발구역들이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기 선정됐던 시공자들이 당초 입찰조건과는 다르게 조합을 상대로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면서 조합-시공자간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이 공공적 성격을 띠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한국감정원, 서울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정부 산하기관들은 사업이 원활하게 흘러갈 수 있도록 조합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는 등 ‘나 몰라라’식의 행태를 보이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1호’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지인 인천시 부평구 청천2구역 재개발조합은 최근 시공자를 교체키로 가닥을 잡았다. 시공자인 대림산업이 조합을 상대로 400억원의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이 최근 조합에 제출한 공사도급 변경내역에 따르면 3.3㎡당 공사비는 기존 365만6천324원(작년 12월 대안설계 기준)에서 382만8천37원으로 17만1천713원(4.5%) 상승했다. 

이같은 대림산업의 제안에 대해 조합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금액”이라고 난색을 표하며 “대림산업의 무리한 공사비 인상 요구가 지속될 경우 시공자를 교체하는 방안까지도 강구 중”이라고 강력 대응했다. 

이와 관련 서울도시주택보증공사(HUG)는 지난 17일 청천2구역 조합장과 회동을 갖고 시공자 교체 없이 원만하게 사업을 진행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천2구역이 ‘국내 1호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장’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만큼 사업이 좌초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대림산업의 공사비 인상 요구와 관련 국토부 산하기관인 HUG와 한국감정원 등은 “시공자와 정비사업 조합 간 도급계약은 사적계약으로 국가기관이 관여할 수 없으니 당사자끼리 알아서 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박상규 청천2구역 조합장은 “최근 회동자리에서 이들은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이 국가가 주도하는 사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잘돼야 한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기존 시공자인 대림산업과의 계약해지 없이 원만하게 사업을 추진해달라는 의사를 내비치는 등 조합에 강요 아닌 강요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계약 진행에 문제가 있어 해지 절차를 진행하려는데 이를 막는 것은 사적 계약에서 당사자 간 가질 수 있는 권리를 정부기관이 방해하는 것”이라며 “이는 결국 조합의 희생만 강요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합은 대림산업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고 곧바로 시공자 재선정에 나설 방침이다. 조합은 그동안 두 차례나 연기한 ‘시공자 선정 철회 및 계약해지의 건’을 상정한 주민총회를 지난 22일 개최해 통과시켰다.

박상규 청천2구역 조합장은 “우리 구역의 경우 조합원들 1인당 자산이 대부분 1억원 미만에 불과해 대림 측의 공사비 인상안대로 사업이 추진될 경우 조합원들은 집을 팔고 나갈 수밖에 없다”며 “속히 새로운 시공자를 선정해 사업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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