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4구역 재개발 정비업체 선정 싸고 독식 논란 가열
세운4구역 재개발 정비업체 선정 싸고 독식 논란 가열
한 평가위원 동우에 97점, 동해 98점… 타업체엔 50~70점
  • 김병조 기자
  • 승인 2018.07.2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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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참여업체와 사전 결탁해 정비업체 선정 좌우
평가위원장이 개인적 견해 공개발언하며 평가에 영향 

서울시 공공관리 정비업체 선정기준 ‘Ⅱ방식’ 개선 시급

[하우징헤럴드=김병조기자] 지난 5일 서울시 종로구 세운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현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에서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로 동우씨앤디가 계약 체결되면서 정비업체 선정 과정의 적정성 논란이 또 다시 커지고 있다. 일부 정비업체가 서울시 공공관리 정비업체 수주를 독식하고 있다는 1년 전 본지 보도가 나간 이후 상황이 바뀐 게 없다는 증거다.

공교롭게도 이번 세운4구역 역시 당시에 논란이 됐던 3개 업체인 한국씨엠개발, 동우씨앤디, 동해종합기술공사 중 동우와 동해가 입찰에 참여했다. 실제로 이날 정비업체 입찰 경쟁도 사실상 동우와 동해 2개사의 2파전이었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얘기다.

▲세운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에서 ‘동우씨앤디’ 선정 두고 시끌

서울시 공공관리제를 적용한 세운4구역 정비업체 입찰에 따른 업체 평가는 공공관리 정비업체 선정기준 ‘Ⅱ방식’을 적용해 진행됐다. 업체 현황 평가와 입찰 가격 평가, 그리고 업체가 제출한 제안서 및 프레젠테이션 평가 등 세 가지 항목을 감안, 총점을 매겨 1순위 업체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후 사업시행자와 최종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세운4구역 입찰에 참여한 정비업체는 동우씨앤디와 동해종합기술공사를 합쳐 모두 9개 업체였다. △오엔랜드21 △클럽코리아 △남제씨앤디 △벤처빌알앰씨 △동우씨앤디 △신한피앤씨 △피닉스씨엠씨 △동해종합기술공사 △다우엠엔지 등으로 모두 업계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인지도와 실적을 자랑하고 있는 업체다.

문제는 일부 평가위원의 제안서 평가 점수 격차가 너무 커지면서 특정 업체 밀어주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제안서 평가에 참여한 ‘라’ 평가위원은 동우씨앤디와 동해종합기술공사에게는 97점과 98점을 주는 한편 나머지 업체들에겐 50~78점 사이의 점수를 줬다. 제안서 내용과 프레젠테이션 실력 차이가 있었더라도 업체 간 두 배에 가까운 점수 배점이 과연 상식적이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비판의 핵심은 현행 서울시 공공관리제도 정비업체선정기준 Ⅱ방식을 택하게 되면 평가위원의 점수가 업체 당락을 결정할 정도로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참여한 9개 업체 대부분 업계에서 일정한 규모와 실적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업체 현황 점수에서는 업체 간에 큰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입찰 가격과 평가위원의 평가 점수가 당락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입찰 가격도 일정 수준에서 예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결국 평가위원이 자의적으로 평가하는 점수 차이에서 당락이 결정되고 있는 것이다.

▲평가위원과의 사전결탁 가능성 또 논란

그러다보니 의혹은 평가위원과 업체 간 사전결탁 가능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운4구역의 시행을 맡고 있는 SH공사에서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사전결탁을 막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세운4구역에서는 행정안전부가 고시한 계약기준에 의거, 평가위원 7명의 3배수인 21명의 예비 평가위원을 모집해 이 중 평가위원을 선정함으로써 사전 결탁을 막고자 했다. 또한 프레젠테이션 과정에서도 자료에 회사 이름을 표시하지 않도록 하는 블라인드 발표를 하게 함으로써 내용만 보고 회사를 평가하도록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예방책이 모두 무용지물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전결탁의 방법은 무수히 많아 이 같은 피상적인 방법으로는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업체들의 발표 순서를 미리 알려줘 자사에게 높은 점수와 경쟁사에 낮은 점수를 미리 주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전에 입을 맞춘 뒤 세 번째에는 자신의 회사가, 여섯 번째에 경쟁사가 프레젠테이션을 한다는 언질을 줘 평가 점수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전직 공무원의 인맥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평가위원과 평소 친분이 있는 전직 공무원이 직접 프레젠테이션에 참석하도록 함으로써 눈빛 교환을 통해 높은 점수를 받도록 하는 것이다. 평가위원과 발표자의 익명성을 전제로 한 블라인드 평가 제도가 무용지물이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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