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대책 1년 성과의 명과 암
8·2 부동산대책 1년 성과의 명과 암
  • 심교언 교수 /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 승인 2018.08.2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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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심교언 교수] 작년 8월 2일에 정부는 “실수요 보호와 단기 투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이라는 소위 8.2대책을 발표했다.

당시 발표문건을 살펴보니 서울의 주택시장 과열과 과열 현상의 확산, 투기목적의 수요 유입을 언급하고 있으며, 서울과 수도권은 주택 공급여건이 안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서민의 주거안정과 실수요자 보호를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 8.2 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다.

일 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이 대책의 효과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당시 정부 개입이 정당했고, 과연 적절한 것인지, 그리고 시장은 어떻게 되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대책발표 시에도 필자는 시기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당시 정부발표문에서는 7월 4주와 5주의 주간아파트 상승률이 높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조사되는 주간 단위의 자료를 근거로 정책을 펴는 것보다는 장기 추세적 자료를 살펴보는 게 더 좋지 않았나 싶다.

가장 오랫동안 자료를 축적한 KB국민은행에서 발표하는 아파트매매가격지수를 살펴보면 어느 정도 평가가 가능하다.

작년 아파트 가격은 1월부터 7월까지 전국이 0.59%, 서울과 강남이 각각 2.22%, 2.67% 올랐다. 지난 30년간 아파트의 연간 상승률 평균치를 보면 전국과 서울, 강남이 5.58%, 6.12%, 6.79% 올랐으니, 대책발표 직전까지 오른 것은 장기 평균에 많이 못 미치는 숫자이다.

오히려 지방은 빠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것도 지표를 계산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었고, 그 폭도 커지는 상황이었다. 지방의 아파트지수는 2016년 처음으로 –0.67%를 기록했고, 작년에는 –1.39%, 올해는 7월까지 벌써 –1.50%로 빠지고 있다. 올 연말까지 가면 지방시장은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크다.

그럼 한 해 동안 어느 정도 목적을 달성했는지를 살펴보자. 동일 자료의 작년 8월부터 올해 7월까지의 가격변화를 보면 전국 아파트 가격이 1.4% 밖에 오르지 않아서 굉장히 안정적인 것으로 보여 대책이 성공한 게 아닌가 여겨진다.

그러나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많이 다르다. 서울아파트는 거의 폭등 수준인 7.61% 상승했고, 지방아파트는 2.32%나 빠져서 지표산정 이래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거제시는 7.93%, 창원시는 7.55% 하락했고, 창원의 성산구는 10.28%나 폭락했다. 외환위기 때를 방불케 하는 하락이다.

그럼 강남아파트는 어떻게 되었을까.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는 12.50%, 5.94%, 12.16%씩 올랐다. 엄청난 폭등이다. 정부가 개입을 하지 않았다면 더 올랐을 수 있으니 이정도 오른 것만 해도 대책 덕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그보다는 대책의 실패라고 보는 게 더 맞을듯하다.

역대 정부에서도 이와 유사한 정책을 많이 써먹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게 아닌가 우려된다. 과도한 수요억제책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공급 확대책이 동반되어야만 주택가격이 안정된다는 것은 과거 우리시장에서도 반복적으로 나타난 바이다. 수요가 많은 지역에 장기적으로 그리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만이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추가대책을 논함에 있어서는 이전 정책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강남만을 대상으로 정책을 펴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를 고려해 대책을 만들어야 하고, 국민경제를 동시에 고려해야만 성공적인 부동산 정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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