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안정과 그린벨트의 역할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l승인2018.10.0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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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김덕례 실장] 비이성적인 가격급등세를 보였던 서울 주택시장 집값 안정화를 위해 정부는 ‘9.13 정부합동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시장평가는 대체적으로 지난해 8.2대책 수준의 고강도 규제로 보고 있는 듯하다.

시가 18억원 이상은 종부세가 오르고, 조정대상지역에서 신규로 취득한 임대주택은 양도세를 중과하고 종부세를 부과한다.

투기·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40%로 제한된다. 실제로 살지 않는 집은 앞으로 주택담보대출도 더 깐깐해지고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2주택이상 보유자는 규제지역에서 신규 주택구입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고, 1주택자도 이사하거나 부모님을 위한 실수요와 같은 예외적 조건에만 주택담보대출이 허용된다.

무주택세대는 원칙적으로 주택담보대출 제한을 두고 있지 않으나, 9.14일 이후 규제지역에서 고가주택(공시가격 9억원)을 구입하는 경우에는 주택구입 후 2년 내에 전입해야 한다. 무주택·거주목적의 실수요는 최대한 보호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번 발표에 나타난 조세·금융 규제강화는 주택수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수요감소는 가격하락으로 이어지는 만큼, 9.13대책으로 서울시의 집값 급등현상은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서울 주택시장에서 나타났던 과도한 주택가격 급등세 이면에는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실수요자 외에도 투자수요, 투기수요도 있었을 것이다. 은행권의 레버리지를 이용했던 투자·투기수요는 9.13대책으로 당분간 관망기조로 전환되면서 줄어 들 것으로 보인다.

주택시장이 실수요자와 건전한 투자수요만으로 움직이게 된다면 비정상적인 가격급등 현상은 줄어들 수 있다. 정부는 9.13대책을 통해 투기는 차단하고 실수요자는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누구나 원하는 바람직한 방향이다. 문제는 아직까지도 투기수요와 투자수요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어 경계가 애매하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시장에는 실수요뿐만 아니라 건전한 투자수요도 필요하기 때문에 과도한 규제는 오히려 시장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모든 국민이 다 자기 집에서 살 수 없다. 일부는 임대주택에서 살게 된다. 정부가 모든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없기 때문에 민간부문의 임대주택을 충분히 잘 활용해야 한다. 민간부문의 임대주택시장이 안정화되려면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9.13대책이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여유자산이 있는 사람들은 주택을 추가로 구입해 시장에 임대주택으로 공급해야 한다. 서울처럼 집 없는 사람이 절대적으로 많은 시장에서는 더욱 더 그렇다. 투기를 배제하고 건전한 투자는 유도해야 하는데, 9.13대책은 건전한 투자수요마저 차단할 수 있어 보인다.

과학책에 보면 ‘승화’라는 단어가 있다. 기체가 갑자기 고체로 변화하는 물질적 상태변화를 의미한다. 기체와 같이 지나치게 자유로웠던 그래서 이상조짐마저 보였던 서울 주택시장이 갑자기 단단한 고체로 변해버리면 주택시장 안정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주택시장 안정화는 주택거래가 자유로워 불안감 없이 원할 때 그리고 준비되었을 때 언제든지 집을 구매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또한 건전한 투자도 보장되어야 한다. 9.13대책발표 이후에도 여전히 주택시장에는 불안감이 남아있고, 건전한 투자조차 제약받고 있다. 시장 모니터링 과정에서 자유로운 주택구매와 건전한 투자가 가능할 수 있도록 살필 필요가 있다.

서울시 주택시장 안정화에 남아있는 숙제는 지속적이고 꾸준한 주택공급이다. 필요하다면 그린벨트는 해제해야 한다. 그렇다고 그린벨트가 서울시 주택공급의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그린벨트를 일부 해제한다고 해서 서울시의 주택 필요량을 모두 공급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시 주택공급은 다양한 조합으로 진행해야 한다. 도심내에서 지나치게 낮게 기개발된 지역의 용적률을 과감히 상향하고,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부지를 활용해야 한다. 또한 공실이 늘어나고 있는 오피스를 과감히 주거용도로 전환하는 방법과 지상권과 지하권을 모두 활용하는 입체개발을 도입해야 한다.

지금은 어려울지라도 장기적으로는 재건축·재개발 규제도 합리적인 수준으로 완화해서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그래도 택지가 부족하다면 그린벨트도 활용해야 한다.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 그린벨트는 순기능이 있고 후세대를 위한 자연자산임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현세대의 불편함을 담보로 보전하는 것만이 최선은 아니다. 최후의 선택으로 남겨두되, 필요하다면 보전가치가 없는 지역은 해제하여 서울내 주택을 공급하는 것도 후세대를 위해 필요한 작업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  webmaster@housing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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