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인 전 재개발·재건축추진위’ 의 권리·의무 조합 승계 여부
‘승인 전 재개발·재건축추진위’ 의 권리·의무 조합 승계 여부
  • 남기룡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 로드맵
  • 승인 2018.10.0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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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남기룡 변호사] 정비사업 초기단계 제반업무를 준비하기 위해 추진위원회가 구성된다.

추진위원회의 발전단계는 ①발기인조합, ②비법인사단, ③법인으로서의 조합으로 진행되는데, 도시정비법 제34조 제3항은 추진위원회의 업무와 관련된 권리·의무는 조합에 포괄 승계됨을 규정하고 있다.

다만, 추진위원회는 도시정비법 제31조 제1항에 따라 시장·군수 등의 승인을 얻어야 하므로, ‘승인 받기 전 추진위원회’가 행한 업무의 권리·의무는 회사법 상 ‘설립 중 회사’ 법리와 마찬가지로 특별한 이전행위가 없는 한 조합에 귀속되지 않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이에 대해 인천지방법원은 재개발사업 등을 전문관리하는 회사인 원고가 관할관청으로부터 아직 승인을 받지 아니한 추진위원회 구성인들을 상대로 업무대행 용역계약에 기한 용역비 등을 청구한 사안에서,

“①추진위원회는 이 사건 용역계약이 체결되기 전 주민총회에서 추진위원회 구성에 관한 동의를 얻어 추진위원장, 부위원장, 감사, 추진위원 등의 조직을 갖춘 점,

②그 운영규정에 의하면 추진위원회는 조합의 설립인가 준비 등 관련 업무를 수행해 원활한 사업추진에 이바지함을 고유의 목적으로 하는 점,

③그 기관으로 주민총회, 추진위원회의를 두고, 특히 토지등소유자의 동의가 필요한 사항과 추진위원회의에서 주민총회의 의결이 필요하다고 결정한 사항에 관한 의결권을 주민총회에 부여함으로써, 추진위원회의 구성원인 피고들만의 의사로 재재발사업을 시행할 수 없게 한 점,

④정비업체의 용역계약을 추진위원회의 의결사항으로 정하고, 추진위원회가 선정된 정비업체와 그 업무범위 및 관련사업비 부담 등 사업시행 전반에 대한 내용을 충분히 협의해 별도의 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서를 사무소에 비치해 토지등소유자의 열람 또는 복사 요구에 응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⑤추진위원회의 재원은 토지등소유자가 납부하는 경비와 정비업체 등으로부터의 차입금으로 조달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그 밖에 구성원인 추진위원의 선임 및 변경, 예산 및 결산의 승인방법, 주민총회나 추진위원회의 운영, 재산관리에 관한 사항들이 규정되어 있는 점,

⑥추진위원회는 위 운영규정에 따라 주민총회를 거쳐 원고와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추진위원회는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할 무렵 비법인사단으로서 성립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추진위원회를 상대로 이 사건 청구를 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그 구성원인 피고들의 개인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라고 판시해 ‘관할관청의 승인이 없는 상태의 추진위원회’의 법적 성격 또한 비법인사단에 해당함을 인정했다(인천지방법원 2008.4.25.선고 2007가합12926 판결 참조).

즉, 법원은 민법상 조합과 비법인사단의 구별기준으로 “단체의 고유목적을 가지고 활동하고, 규약 및 단체로서의 조직을 갖추고, 구성원의 가입 탈퇴에 따른 변경에 관계없이 단체 그 자체가 존속하는 등 단체로서의 주요사항이 확정되어 있다면, 이는 그 명칭과 상관없이 비법인 사단에 해당한다”라고 보고 있다(대법원 1994.6.28.선고 92다36052 판결 참조).

그러므로 재개발조합의 설립인가 준비 등 관련업무 추진을 목적으로, 추진위원장, 부위원장 등의 조직을 갖추고, 추진위원의 가입 탈퇴에 따른 변경에 관계없이 단체 그 자체가 존속하는 등 주요사항이 확정되어 있는 추진위원회는 비록 관할관청의 승인을 받기 전이라도 성격상 비법인사단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결국 ‘승인 받기 전 추진위원회’가 관할관청으로부터 승인만 받지 않았을 뿐, 승인 받은 추진위원회와 다를 것이 없는 경우에는 그 법적성격이 비법인사단에 해당해 도시정비법 제34조 제3항이 그대로 적용되므로, ‘승인 전 추진위원회’ 지위에서 행한 업무와 관련된 권리·의무 또한 조합에 포괄승계 된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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