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단지 곳곳 소송 난타전…졸속 관리처분 후폭풍

초과이익환수제 회피 위한 성급한 공사계약… 후유증 심각 문상연 기자l승인2018.10.2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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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주공1·한신4지구·미성크로바 등 송사 휩쓸려
조합·시공자, 약속한 무상특화 계획 등 줄다리기  

[하우징헤럴드=문상연기자] 지난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회피하기 위해 사업속도를 내면서 일명 ‘졸속’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해 신청했던 재건축단지들 사이에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재건축조합들은 시공자와의 졸속 본계약 체결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시공자와의 본계약을 서둘러 마무리했다. 일단 나중에 재협상하자는 전략을 세웠지만,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 조합과 시공자간 협의과정에서 이견을 보이며 소송전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포주공1단지, 한신4지구, 신반포15차, 미성·크로바 등에서 소송전 잇따라

지난해 치열한 수주전이 펼쳐졌던 강남권 재건축사업 곳곳에서 소송전이 잇따르고 있다. 수주전 당시 일부 건설사들이 시공권 확보를 위해 내세운 파격적인 조건들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서 조합원들의 불만이 커지자 시공자 선정 무효 소송 등의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의 경우 올해 초부터 소송전에 휩싸였다. 지난 1월 반포주공1단지 조합원 380여 명이 관리처분계획 총회 결의 무효 확인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들 대부분 전용면적 107㎡를 소유한 조합원으로 조합이 분양 과정에서 법적 절차를 지키지 않았고 공동사업시행자인 현대건설이 약속했던 특화설계 등 계약조건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며 서울행정법원에 관리처분계획 총회 결의 무효 확인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지난 7월 3일에는 조합원 16명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조합을 상대로 지난해 9월27일 현대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한 총회 결의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현대건설이 스카이브릿지 등 5천억원 규모의 특화안을 제안했지만 특화계획이 포함되지 않은 원안으로 계약이 체결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대건설이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벌인 금품 제공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 되고 있다. 경찰은 시공자인 현대건설과 조합에 대한 압수 수색에 이어 홍보회사와 홍보요원 150명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고가의 금품을 수수한 조합원을 대상으로 소환 조사를 하는 등 현대건설에 대한 수사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지구(구 한신4지구) 재건축사업 역시 올해 초에는 감정평가와 분양방식에 불만을 가진 일부 조합원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사업시행계획인가 취소소송을 서초구에 제기했다가 취하한 바 있다. 또한 GS건설이 시공자 선정 후 혁신설계를 적용하면서 공사비가 증액되자 일부 조합원들이 시공자 선정 무효 소송을 제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은 조합과 대우건설이 임대주택 문제, 사업비에 대한 금융비용 부담 등 계약 조건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 또한 제안한 특화설계안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사비 증액 문제가 불거져 시공자 계약 해지를 위한 임시총회 공고까지 내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최근 조합은 시공자와 계약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조합은 지난달 31일 조합원 설명회를 열고 조합원들에게 대우건설과의 합의 내용과 조합 사업일정에 대해 알렸다.

신반포15차 조합 관계자는 “당초 조총회 합원들이 낸 대우건설과의 계약해지 발의에 따라 임시 총회 공고를 냈지만 대우건설이 기존 약속대로 일정을 이행하기로 합의하면서 총회는 설명회로 대체했다”며 “원래 조합이 계획한 일정대로 10월 1일부터 올해 말까지 이주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한 송파구 잠실 미성·크로바아파트 재건축사업도 시공자 선정 무효소송이 진행 중이다. 지난 8월 30일 일부 조합원들이 서울동부지법에 조합을 상대로 시공자 선정 총회 결의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혁신설계 적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상가조합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피하고 보자…졸속계약 예고된 부작용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 재건축 단지들이 무더기로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할 때부터 예고된 부작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업시행 인가에서부터 관리처분계획인가 접수까지의 소요 시간을 절반 가까이 단축하는 등 무리하게 사업 속도를 올리면서 시공자와의 본계약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 없이 시간에 쫓겨 약식으로 체결한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본계약체결까지 3~6개월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 내 관련 업계 전문가들로 계약소위원회를 구성해 시공자 관계자들과 집중 논의도 진행한다. 횟수로만 30~40여 차례에 달하는 많은 논의 과정이 진행된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서두른 조합에서는 본계약 협상에 쓸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충분한 협의 없이 본계약을 다소 소홀하게 진행했다는 것이다. 이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 계약 변경 과정에서 조합과 시공자간에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유리한 내용으로 계약을 체결한 시공자 측에서 조합 요구에 응하지 않고 기존 계약 내용의 존속을 주장하기 때문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일단 본계약이나 사업협약이 체결됐다는 것은 조합과 시공자 양 측의 이익 내용도 결정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협의 과정엔 다양한 변수가 있기 때문에 조합이 시공자 선정 당시 제안했던 무상 특화 설계 등이 그대로 반영될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문상연 기자  msy@hou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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