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용산 통합개발은 탁상공론”… 여의도 재건축주민 집단 반발
“여의도·용산 통합개발은 탁상공론”… 여의도 재건축주민 집단 반발
여의도시범아파트 주민 400명 '재건축 허용' 촉구 시위
  • 김병조 기자
  • 승인 2018.10.31 13: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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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약없는 마스터플랜에 사실상 재건축 중단
책임 못질 정책으로 노후아파트 주민만 피해 

[하우징헤럴드=김병조기자] 지어진 지 올해로 47년 된 여의도시범아파트의 주민들이 서울시에 조속한 재건축사업 인허가 이행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지난달 17일 시범아파트 주민 400여명은 서울시청 앞에 모여 “건물붕괴 방치하는 서울시는 각성하라” “아파트가 무너져야 정비계획 받아주냐” “우리 집을 시험 삼아 주택정책 장난하냐” 는 등의 피켓을 들고 서울시의 현행 재건축 정책을 질타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7~8월 ‘용산·여의도 통합개발 마스터플랜’ 정책을 발표 및 보류한 해프닝 때문에 시범아파트의 재건축사업 전체가 막혀 버렸다는 항변이다. 박 시장은 지난 7월 ‘용산·여의도 통합개발을 위한 마스터플랜’ 을 발표했다가 집값 상승을 부채질한다는 여론의 뭇매를 받고 집값 안정 때까지 보류하겠다며 한 발 물러선 상태다.

▲“47년 된 아파트, 지반침하로 건물이 기울고 있다”

주민들은 ‘용산·여의도 마스터플랜’ 수립을 이유로 인허가 길목을 틀어쥐고 있는 서울시의 재건축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또 법률에 없는 엉뚱한 정책을 만들며 길목을 막지 말고 법령에 따른 합법적인 사업진행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특혜를 바라는 것도 아니고 법에서 규정한 대로만 재건축사업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길을 터달라는 얘기다.

주민들은 언제 완성될지도 모르는 ‘마스터플랜’ 수립을 무작정 기다리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특히 주민들은 47년이란 오랜 기간 동안 거주해 온 사실을 주목해 달라고 요구했다. 30년이란 법정 재건축 허용연한을 17년이나 뛰어넘어 현재까지 이르게 됐다는 점에서 시범아파트의 재건축 추진이 집값 올리기로 비춰져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주민들은 47년 된 아파트의 상태가 심각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상하수도 배관이 노후화돼 녹물로 양치질과 목욕을 하고, 윗집의 오물이 아랫집에 흘러내리는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낡은 엘리베이터가 수시로 멈춰서는 한편 각 동별 지하에 있는 노후화된 58개의 고압 변압기마저 폭발 위험에 방치되고 있으며, 지반침하까지 발생해 건물 붕괴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민들은 탄원서 및 결의문을 통해 다음의 몇 가지 항목을 서울시에 요구했다. △낡은 아파트 재건축 허용을 통한 국민의 생존권 보장 △주택공급 차원에서의 재건축 활성화 △시민 안전 보장 차원에서의 조속한 재건축 허용 △법률의 근거 없는 정책 남발 금지 △조속한 실무 해결방안 마련 등이다.

이날 주민들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1천583장의 주민 탄원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시범아파트는 2016년 신탁방식을 사업방식으로 결정, 지난해 6월 한국자산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선정하며 재건축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올해 1월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변경안을 접수시킨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모두 반려 및 보류 처분을 받았다.

▲“정치인 놀이터 된 여의도…주민들의 염원은 빠른 재건축”

설익은 정책 발표로 혼란을 자초한 서울시의 재건축 정책에 대한 날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마스터플랜을 수립한다는 이유로 서울시가 재건축 인허가 절차를 틀어쥐면서 현재 재건축사업을 추진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바라지도 않은 마스터플랜을 서울시 임의로 발표했다가 다시 무기한 보류시키는 오락가락 행정을 중지하고 정상적인 재건축사업이 가능하도록 물꼬를 터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정치권의 책임 없는 정책 실패에 따른 피해 경험 때문이다.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이번 박원순 시장의 통합개발과 마찬가지로 과거 오세훈 시장 당시에도 한강르네상스라는 이름으로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곳이 바로 여의도였기 때문이다.

화려한 청사진을 제시하며 세계적 금융중심지를 약속했지만 시장이 바뀐 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말잔치가 됐고, 그 피해는 전부 주민들에게 전가됐다는 것이다.

이제형 시범아파트 정비사업위원장은 “정치인들이 여의도를 정치적 놀이터로 간주하며 각종 정책 말잔치로 한때 놀다 사라지면서 주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면서 “서울시는 법과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사업을 진행해 온 시범아파트 재건축사업이 정상적으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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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s 2018-11-01 21:35:39
서울역 서계동은 일제시대 건물이 즐비하다 그런데 도시재생 얘기하며 보존이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