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재건축 처벌기준 강화 이후 건설사들 수주 형태 급변

과천 장군마을 등 유찰 속출... ‘시공자 입찰’ 몸사리기 김병조 기자l승인2018.12.0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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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피하고 관망 분위기 … 정부 모니터링 비상
규제 수위와 홍보 적정 범위 놓고 절충점 부심 

[하우징헤럴드=김병조기자] 국토교통부의 재건축·재개발 처벌수위 강화 이후 건설사들의 입찰 참여 몸사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 강남권으로 평가받는 과천에서도 유찰 상황이 벌어지는 등 잔뜩 웅크리고 있는 모양새다.

정부가 지난해 재건축 금품 수수 등에 대해 집중 단속을 벌인데다, 최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을 통해 처벌수위까지 높이는 등 단단히 벼르고 있다는 점에서 시범케이스로 적발될 경우 그 피해가 클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 정부는 재건축·재개발 분야 범죄를 생활적폐 중 하나로 규정, 현재까지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시공자 처벌수위 강화 시스템 마련 이후 검찰·국토부 등이 대형시공자들의 수주 행태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토부 시공자 선정기준 강화

국토부는 최근 시공자 선정 시 발생하는 각종 금품 수수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 시스템을 완료한 상태다. 지난해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제도 전면 개선방안’을 발표해 한 차례 처벌강화 예고를 한 상태에서 올해 도정법 개정 및 시행령 규정신설까지 마무리 해 놨다.

국토부는 이번 제도개선의 타깃이 대형 건설사라는 점을 분명하게 지목했다. 서울 주요 재건축단지에서 과열 수주로 물의를 빚은 당사자가 대형 건설사이고, 그동안 적발되더라도 법적 빈틈을 활용해 처벌 대상에서 빠져 나갔기 때문이다.

예컨대 시공자 수주 과정에서 해당 건설사 홍보요원의 금품 수수 행위가 적발되더라도 대형 건설사들이 "내가 지시한 게 아니고 홍보대행사의 엇나간 수주의욕 때문"이라는 변명이 법원에서 먹혀들어 무죄로 풀려났다. 그 결과 업계에는 소규모 홍보대행사 관계자만 처벌 받는 게 관행으로 자리잡았다.

이런 현실에 국토부가 메스를 들고 나섰다. 현행 시공자 선정 홍보시스템의 현실을 들여다본 국토부가 처벌 범위를 확대해 홍보대행사뿐만 아니라 홍보업무의 발주처인 건설사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시키는 강수를 둔 것이다. 즉 홍보대행 용역을 발주한 건설사에게 관리감독자로서의 책임을 물어 함께 처벌하도록 한 것이다.

국토부는 이 같은 내용으로 지난 10월 13일부터 재건축·재개발사업의 시공자 선정과정에서 건설업자가 금품 등을 제공할 경우 해당 시공권이 박탈되거나 공사비의 20%에 해당하는 과징금이 부과되고, 이에 더해 2년간 입찰 참가자격이 제한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도정법 벌칙 규정 시행에 따른 형사처벌과 함께 건설사에 대한 행정처분이 대폭 강화된다. 그동안 금품·향응 등을 제공했을 때 징역 5년 이하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만 적용됐다. 매년 수천억~수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대형 건설사에게 5천만원의 벌금은 너무 적다는 비판이 나왔던 규정이다. 이 규정이 지난 10월 13일부터는 징역 5년 이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덧붙여 강력한 행정처분이 부가된다.

해당 사업장에 대한 시공권 박탈 또는 과징금이 부과되고, 해당 시·도에서 진행되는 입찰에 2년간 참가자격이 제한될 수 있다. 사업 규모에 따라 수십~수백억원의 이익이 사라질 수 있는 시공권 박탈 및 입찰참가 자격이 제한된다는 의미다.

국토부는 각 위반사안별로 구체적인 과징금 및 입찰참가 제한 기간도 새로 제정해 발표했다. 도정법 시행령 제89조의2 제1항 별표5의 ‘과징금 부과기준 및 정비사업의 입찰참가 제한기준’에 따르면 건설업자 및 용역업체가 금품·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 의사를 표시하거나 제공을 약속한 가액의 합에 따라 공사비에 대한 일정비율의 과징금 액수와 입찰참가 제한기간이 정해진다.

이 내용을 근거로 부정제공 금액이 △3천만원 이상인 경우에는 과징금 20% / 입찰참가 제한 2년 △1천만~3천만원 미만인 경우에는 과징금 15% / 입찰참가 제한 2년 △500만~1천만원 미만인 경우에는 과징금 10% / 입찰참가 제한 1년 △500만원 미만인 경우에는 과징금 5% / 입찰참가 제한 1년으로 정하도록 했다.

이때 건설사와 계약한 홍보업체가 금품·향응을 제공한 경우에도 건설사가 동일한 책임을 지게 된다. 건설사가 하도급을 준 용역업체를 관리·감독해 부정행위를 벌이지 말라는 얘기다.

▲건설사 “당분간 자제하며 관망하자”

건설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정비업계 전문변호사를 불러 대응책을 마련하는 한편 내부 직원 교육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강화된 법령 규정을 숙지하지 못해 자칫 수주 과정에서 회사에 큰 피해를 끼칠 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입찰 참여는 최대한 줄이고 시장 상황을 관망하자는 분위기다. 입찰에 참여해 본격적인 수주 활동에 들어가게 되면 과열 양상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경우 경쟁의 치열한 정도에 따라 금품·향응 제공으로 조합원 표심을 잡으려는 유혹을 받을 수 있는데, 아예 이런 상황을 만들지 말고 자중하자는 게 최근 건설업계의 분위기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회사 안팎으로 정부의 지속적인 규제 강화 속에서 상황을 좀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한 상황”이라며 “상황을 지켜보면서 강화된 규제 수위와 수주 활동의 적정 범위를 놓고 최적의 절충점을 찾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김병조 기자  kim@hou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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