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정원 공사비 검증 의무화 강행 땐 정비사업 지연 우려

국회 국토교통위 전문위원의 도시정비법 개정안 검토안 분석 김병조 기자l승인2019.02.0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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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검증요건으로 조합원 5분의1 이상 제시
재건축 연한도 법에 명시 … 공론화 방식 적절
안전진단 기준에 ‘입주자 설문조사’ 포함시켜야 

[하우징헤럴드=김병조기자] 향후 재건축·재개발사업에 영향을 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줄줄이 국회에 대기 중이다.

우선 재건축·재개발조합도 한국감정원 등 법률에서 규정한 도시정비지원기구에 공사비 검증을 의무화 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다. 또 주거이전비를 지급해야 할 세입자의 판단기준인 거주 시점을 현행 ‘정비구역 지정 공람공고일 이전’ 에서 ‘사업시행인가 고시일 이전’ 으로 늦추는 개정안도 국회 논의를 앞두고 있는 상태다.

향후 국회 논의에 영향을 미치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전문위원의 주요 법안에 대한 분석·검토 결과를 정리했다.

▲조합도 한국감정원 등에 공사비 검증 의무화 사업지연·수천만원 검증수수료 부담 우려

지난해 9월 2일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인천 남동구을)의 대표발의로 한국감정원과 LH의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을 의무화 하는 내용을 신설하자는 법안이 발의됐다.

재건축·재개발조합이 시공자와 계약 체결 후 일정 조건에 해당되면 한국감정원과 LH 둘 중 한 곳에 공사비 검증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한 것이다. 여기서 일정 조건이란, △토지등소유자 또는 조합원 1/10 이상이 조합에게 검증 의뢰를 요청했을 때 △사업시행인가 이전에 시공자를 선정한 경우 공사비가 10/100 이상 증액됐을 때 △사업시행인가 이후에 시공자를 선정한 경우 5/100 이상 증액됐을 때 △위의 세 가지 경우의 공사비 검증이 완료된 이후 공사비가 추가로 증액됐을 때이다.

현행 도정법에서 이와 유사한 제도가 있는데, 시장·군수등이 한국감정원 등 정비사업 지원기구에 관리처분계획의 타당성 요청을 의무화한 규정이다.

도정법 제78조 제3항에서는 “시장·군수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공기관에 관리처분계획의 타당성을 검증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타당성을 검증받아야 하는 경우는 △정비사업비가 10/100 이상 늘어난 경우 △조합원 분담금 추산액이 총액 기준으로 20/100 이상 늘어난 경우 △조합원 1/5 이상이 시장·군수등에게 타당성 검증을 요구하는 경우다.

국토위 전문위원은 공사비 증액 문제를 방지하는 효과가 기대된다면서도 많은 부작용을 우려했다. 공사비 검증기간 동안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고, 수백만~수천만원에 이르는 검증수수료 비용도 부담이 될 것이란 얘기다.

▲공사비 검증 요건 ‘조합원 1/10 이상’이 아닌 ‘조합원 1/5 이상’ 요청으로 강화 필요
  5% 또는 10%의 공사비 증액 기준도 물가상승률 제외한 실제 증액비율 적용해야

이 때문에 전문위원은 공사비 검증의 요건으로 ‘조합원 1/10 이상’이 아닌 ‘조합원 1/5 이상’이 요청하는 경우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관리처분계획 검증시에도 1/5 기준이 적용되고 있으므로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5% 또는 10%의 공사비 증액이 있을 때 공사비 검증을 의무화하도록 했는데, 이 5%와 10%의 수치에 물가상승률을 제외한 실제 증액 비율을 적용해 실질적인 증액의 경우에만 공사비 검증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비사업이 10년 이상으로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물가상승률까지 포함한 비율을 적용할 경우 거의 모든 사업장들이 공사비 검증을 해야 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담긴 것이다.

아울러 비리 가능성에 대한 장치 마련도 요구했다. 한국감정원 등 정비사업지원기구 임직원의 공사비 검증 결과가 곧 시공자의 매출액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시공자로부터 각종 금품·향응 제공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전문위원은 이에 대해 정비사업지원기구 임직원은 형법 제129~132조까지의 공무원의 뇌물수수에 관한 규정을 의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형법 제129~132조는 수뢰, 사전수뢰, 제3자뇌물제공, 수뢰후 부정처사, 알선수뢰 등의 죄목에 대한 규정이다.

▲안전진단 기준에 ‘입주자 설문조사’내용 포함시켜야
  노후·불량건축물의 정의도 도정법에서 ‘30년’으로 못박아야

지난해 4월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서울 송파구갑)이 대표발의한 안전진단 기준 개정을 위한 도정법 개정안도 국회 심사 대기 중이다. 현 정부의 안전진단 기준 ‘강화’의 물꼬를 ‘완화’ 쪽으로 돌리자는 게 이 법안의 취지다. 정부가 구조안전성 항목을 기존 20%에서 50%로 확 늘린 것은 과도한 규제라며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두 가지 방향의 안전진단 방법을 제안했다. 현행 구조안전성을 평가하는 방법과 주거환경 중심 평가 방법으로 이원화하는 것이다. ‘주거환경 중심 평가’ 방법으로 안전진단을 진행할 때에는 주거환경, 내진설계 유무. 아파트 입주자 설문조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안전진단 평가항목에‘입주자 설문조사’를 추가시켜 주거환경 평가를 위해서는 △입주자 설문조사 20% △주거환경 30% △ 건축마감 및 설비노후도 20% △구조안전성 20%로 평가하자고 제안했다. 이 중 ‘주거환경’ 항목의 구체적 내용은 세대당 주차수, 소방차 등 긴급자동차의 진입 용이성, 일조 확보, 에너지 효율성, 화재·소방·피난안전 확보 여부 등으로 평가한다.

또한 노후·불량건축물의 정의를 도정법에서 직접 ‘30년’으로 못박아 정부가 임의로 고칠 수 없도록 했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 방침에 따라 시행령 개정을 통해 40년으로 늘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도정법 시행령 제2조 제3항에 따르면 재건축 가능연한은 준공 후 20년 이상 30년 이하의 범위에서 시·도 조례로 정하는 기간이 지난 건축물로 규정하고 있다. 시행령이다 보니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언제라도 30년을 40년으로 연장시킬 수 있다.

국토위 전문위원은 재건축 가능연한을 도정법에 직접 명시하는 방법을 긍정적으로 봤다. 토지등소유자의 재산권과 부동산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정부가 독자적으로 조정하기 보다는 법률에 명시, 공론화해 결론내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의견이다. 다만 30년으로 고정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위원은 안전진단 기준도 토지등소유자의 재산권 등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하위규정에 명시하는 것보다 상위 기준을 도정법에 직접 명시하되, 구체적 내용은 하위 규정에 규정하는 이원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많은 구조안전성과 같은 기준을 ‘상위 기준’으로 보아 법률에서 규정하되, 나머지 세부적인 내용은 하위규정에 위임하라는 조언이다.

전문위원은 최근 지진 및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개정안에 안전진단 기준 중 하나인 ‘주거환경’ 항목에 소방차 등 긴급자동차의 진입 용이성, 화재·소방·피난안전 확보 여부에 관한 사항을 추가한 것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병조 기자  kim@hou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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