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규제 장벽에 물량 감소 뚜렷… 암울한 재개발 재건축
고강도 규제 장벽에 물량 감소 뚜렷… 암울한 재개발 재건축
  • 김하수 기자
  • 승인 2019.01.30 14: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사비 갈등으로 시공자 교체 빈발 … 유찰 사업장 늘어
건설업계도 수주 목표 보수적 책정 … 현장관리에 집중 

[하우징헤럴드=김하수기자] 올해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시장은 지난해보다 더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발표된 이주비대출 한도 축소,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 안전진단 기준 강화 등 각종 정비사업 규제책들로 인해 향후 사업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올해 정비사업 시장 규모가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건설업계는 올해 재건축·재개발 수주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고, 신규 수주보다는 기존 수주현장 관리에 집중할 방침이다.

▲올 정비사업 물량 ‘가뭄’…시공자 유찰 사업장도 늘어

올해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시장은 전년보다 2조〜3조원 줄어든 20조원 규모에 그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지난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과 안전진단 기준 강화, 시공자 선정 기준 강화, 사업시행 인허가 지연과 같은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쏟아지는 등 수주 환경이 열악해졌기 때문이다.

동시에 경찰의 재건축 수주 비리 조사가 단행되며 건설사들이 수주 경쟁에 나서기보다는 몸사리기를 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서울 강남 4구 등 인기지역 물량이 시공자 교체 또는 사업 연기 등으로 줄어들면서 전반적인 부진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공자 선정 단계에 돌입한 주요 재개발·재건축사업지들은 입찰과정에서 번번이 유찰을 겪고 있으며 일부 사업장의 경우 조합과 갈등이 심화되면서 소송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분위기다.

올해 시공자 선정에 나선 인천 부평구 신촌구역 재개발, 서울 노원구 월계동 재건축, 서울 강동구 천호3구역 재건축 등 수도권 주요 정비사업지들의 시공자 입찰이 무산됐다. 입찰과정에서 참여 건설사 부족으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자동 유찰된 것이다.

강남구 대치구마을3지구 재건축의 경우 시공자 입찰에 롯데건설만 홀로 응찰해 두 차례 연속 입찰이 무산됐다. 지난해 11월 현장설명회에 롯데건설 뿐 아니라 현대건설, 대우건설, SK건설 등 9개 건설사가 참여해 관심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이미 시공자를 선정한 사업지들도 상황이 녹록치는 않다. 본계약을 앞두고 기존 시공자들과 갈등이 깊어지면서 일부 조합들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까지 박탈하고 있다.

계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의 경우 기존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산업개발과 결별하고 현재 새로운 시공자를 모집 중으로 현재 대형건설사 8개사가 입찰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다. 그동안 정비사업 수주전에 참여하지 않았던 삼성물산부터 시공능력평가 순위 8위 롯데건설까지 8개 대형건설사가 모두 입찰의향서를 조합에 제출했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이 순순히 물러설 뜻이 없어 소송전으로 치달을 경우 시공자 찾기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쌍용2차의 경우 지난 6월 현대건설을 시공자로 정했지만 협상이 길어지면서 반년 이상 본계약 체결을 못 하고 있으며, 대치동 구마을3지구, 성북구 장위6구역 재개발 등도 본계약을 앞두고 공사금액 등에서 이견을 보이며 기존 시공자와 결별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올해 대부분의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을 미루면서 다른 현장들의 사례를 보고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며 “전반적으로 재건축이 미뤄지면 아파트 공급이 부족해질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올해 정비사업 ‘수주’보다 ‘관리’에 집중

해외수주 감소 및 신규 택지개발 중단으로 지난해 재건축·재개발사업 수주에 매진했던 건설사들이 올해는 신규 정비사업 수주보다 기존에 수주했던 정비사업장‘관리’에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재건축·재개발시장 규제 강화 기조 속에 올해 전국의 도시정비사업 발주 물량이 대거 줄어들면서 건설사들은 재건축·재개발 수주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을 계획이다. 대다수의 건설사들이 아직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액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예년과 비슷하거나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2조원을 돌파하며 업계 1~2위를 차지한 대림산업과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치를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1조5천여억원의 수주고를 올리며 3~4위를 차지한 GS건설과 롯데건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올해 목표 수주금액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도시정비사업 특성상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해 이를 감안한 수주 목표액을 책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지난해 건설사들이 목표치를 대부분 채우지 못했고, 올해 시장상황이 더 좋지 않아 이를 감안해 목표치를 최대한 낮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 중견건설사 도시정비사업 담당 임원은 “올해 정비사업 시장 규모가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돼 실적 채우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서울의 경우 정부의 재건축·재개발 시장 규제로 인해 시공자 선정 물량이 대폭 줄었으며, 지방의 경우 부동산 경기침체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어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격적인 신규 정비사업 수주보단 최근에 수주한 현장들의 관리 부분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