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균형발전과 도시쇠퇴
국토 균형발전과 도시쇠퇴
  • 박순신 / (주)이너시티 대표이사
  • 승인 2019.02.1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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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박순신대표] 정부는 국가와 지역의 상생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 1월 29일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는 총23개 사업에 약 24조원을 투입해 ①R&D투자 등을 통한 지역의 전략산업 육성, ②지역산업을 뒷받침할 도로·철도 인프라 확충, ③전국을 연결하는 광역 교통․물류망 구축, ④환경·의료·교통 시설 등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등 네 가지 영역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균가균형발전 프로젝트의 신속한 사업추진을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 절차를 면제하는 것이 중요한 골자다. 정부의 이런 대규모 건설사업의 추진은 문재인정부가 추구했던 토건사업의 대폭 축소라는 기조를 전격적으로 변경한 것이다. 정부의 이런 대규모 SOC개발사업이 지방도시의 쇠퇴와 도시재생, 그리고 정비사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궁금하다.

정부는 대규모 SOC개발사업이 도시쇠퇴와 재생사업 또는 정비사업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다. 그동안 4대강 사업 또는 지방에 건설된 신공항과 같은 SOC사업들로 인해 도시가 경쟁력을 더 확보했다는 자료를 찾아보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정부에서 발표한 대규모 SOC개발 사업들은 그동안 대규모 SOC사업들과 달리 지방도시를 경쟁력 있는 지역으로 바꾸어 전국을 균형있게 발전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도시재생사업과 도시정비사업은 이미 알고 있듯이 도시가 쇠퇴한 지역에서 도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양질의 주거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도시 그 중에서도 특히 지방중소도시는 거의 실질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지방중소도시의 쇠퇴는 더욱 가속화 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도시재생사업과 도시정비사업이 지방중소도시에서 소기의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부동산시장이 투입되는 비용을 상쇄할 만큼 매력적인 가격구조를 만들어 내고 있지 못해서 그렇다. 지방도시가 경쟁력을 갖추게 되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한다면 지방도시에서의 도시재생과 도시정비사업도 충분히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이는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를 통해서 지방도시의 쇠퇴가 완화될 수 있는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고, 이번에 추진하는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가 그런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정부는 바라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의 대규모 SOC사업들을 통해서 이런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신호를 찾아보기 어렵다. 우선 KTX와 같은 고속철도의 개통으로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이 되었지만, KTX의 중요한 거점인 부산, 대구, 광주 등의 도시쇠퇴가 완화되었다는 보고를 들은 바 없다. 아울러 이들 지역에서의 도시재생사업과 도시정비사업의 추진이 활성화되었다는 것도 일반적이지 않다.

뿐만 아니라 전국의 국도는 고속화도로로 재단장되어서 고속도로와 다를 바 없는 시설을 갖추고 있어 차량통행에는 아주 용이해 졌으나 국도를 중심으로 하는 지방도시들의 경쟁력이 얼마나 향상되었고, 도시재생사업이나 도시정비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또한 알려지고 있지 않다.

정부에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추진하는 국토균형발전 전략에 대한 맹목적인 비난을 하자는 게 아니다. 다만, 대규모 예산을 투입한 국가 재정사업이 쇠퇴한 지방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것인지 우려스러운 것이다.

물론 도시의 쇠퇴완화에 직접적인 관련이 높지 않은 의료시설확충과 같은 투자는 마땅히 이루어져서 모든 국민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에는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대규모 SOC건설 사업으로 국토균형발전을 논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한 그런 시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 대규모 SOC투자사업과 도시재생사업, 그리고 생활SOC사업들은 상호 어떤 연관관계가 있으며, 어떤 역할들을 수행해서 결과적으로 국가 전체가 균형되고 경쟁력 있는 지역으로 자림매길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자세한 계획이 드러나 있지 않아서, 그런 충분한 검토과정을 거친 결과인지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는 것이다.

문재인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도시재생뉴딜사업은 매년 10조원씩 총 5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벌써 3년차에 접어들고 있지만 도시재생사업에서 커다란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보고는 없는 것 같다. 물론 도시재생사업이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없다는 것을 십분 감안하더라도 그렇다.

마찬가지로 대규모 SOC개발사업도 기대한 만큼의 충분한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사업이 계획되어 있는 것인지, 그리고 사업내용과 과정에서 빈틈은 없는지 꼼꼼히 챙겨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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