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시공자 선정 '수의계약' 입찰공고 의무화해야

편법 수주행태 난무... 업계, 부작용 논란 확산 문상연 기자l승인2019.02.2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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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계약은 경쟁없는 불가피한 상황서만 활용해야
현장설명회 참가 자격에 입찰보증금 요구는 편법 

[하우징헤럴드=문상연기자] 빈틈이 드러난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에 대한 개정 요구가 커지고 있다. 기준 시행 이후 수의계약 등을 통한 편법 수주행태가 난무하면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에 공정 경쟁을 유도할 목적이었지만, 기대와 달리 건설사들이 경쟁을 회피하면서 수의계약만 속출하고 있다. 나아가 규제에 해당하지 않는 수의계약을 노린 변칙 수주행태까지 나오면서 현행 계약업무 처리기준의 개정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의계약도 입찰공고 해야…2곳 이상 입찰하면 경쟁입찰로

최근 수의계약 제도의 허점을 노린 변칙 수주행태가 등장하면서, 현행 수의계약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늘고 있다. 수의계약 제도는 참여 건설사가 부족해 경쟁입찰이 성립하지 않는 불가피한 상황에 활용하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조합 집행부와 특정 건설사가 짜고 치는 제도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별도의 수의계약 입찰공고 없이 조합집행부가 원하는 건설사에게만 시공참여의향서 제출을 요구해 수의계약을 추진하면서 제도를 악용한 편법 수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 중으로 삼호를 수의계약 우선협상대상자로 시공자 선정 총회를 개최할 예정인 월계동 재건축조합은 입찰에 단독 응찰한 한화건설조차 시공참여의향서 제출 요구를 하지 않고 삼호에게만 시공참여의향서를 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수의계약 과정에서도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먼저, 경쟁입찰과 마찬가지로 수의계약에도 입찰공고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수의계약은 별다른 입찰공고 없이 조합이 건설사들에게 시공참여의향서 제출을 요구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이를 악용하면 조합집행부가 원하는 건설사에만 시공참여의향서를 받아 시공자로 선정이 가능하다. 때문에 경쟁을 통한 시공자 선정 기회를 박탈해 조합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수의계약 과정에서 두 곳 이상의 건설사가 참여해 경쟁구도가 성립할 경우에는 경쟁입찰로 진행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조합이 수의계약 과정에서 다수의 건설사로부터 시공참여의향서를 받아도 대의원회 결의를 통해 총회에 특정 건설사만 단독으로 상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송파구청은 문정동136번지 재건축조합이 수의계약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대림산업과 현대엔지니어링 두 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했지만, 경쟁이 아닌 현대엔지니어링만을 대상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하려고 하자 제동을 걸었다.

송파구청이 내놓은 근거는 ‘서울시 공공관리 시공자 선정기준’이다. 선정기준 제13조에 따르면 입찰에 참가한 건설업자등이 5인 이하인 때에는 모두 총회에 상정해야 한다. 수의계약이라고 하더라도 경쟁의 원칙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서울동부지방법원도 현대엔지니어링만을 대상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한다는 문정동136번지 대의원회 결의에 대해 효력을 정지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업계 관계자는 “수의계약이 경쟁업체가 없는 불가피한 상황에 활용하라는 것이지 경쟁이 가능한데 조합집행부가 임의로 특정업체를 선정하도록 하는 제도가 아니다”며 “조합원들의 선택권 보장을 위해 수의계약도 입찰공고를 의무화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설 참가하려면 보증금 내라”…경쟁입찰 취지 무색

입찰보증금 일부를 현장설명회 전까지 납부토록 하는 입찰조건에 대해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일부 조합들이 시공자 선정 입찰공고에 입찰보증금 일부를 현장설명회 참석 전까지 납부토록 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시행 이후 부산 동삼1구역 재개발사업을 시작으로 △봉천4-1-3구역 재개발 △신안빌라 재건축 △등촌1구역 재건축 △파주 문산3리지구 재개발 등의 조합에서 이 같은 조건을 내세웠다.

해당 조합들은 부실업체나 참여의지가 없는 업체를 골라내고, 정말로 사업에 관심이 있는 건설사만 참여하도록 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라는 설명이다. 현설에 다수의 건설사들이 입찰할 의지가 없으면서도 참석해 막상 입찰에서는 유찰되는 사례가 많아 입찰과정에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사전에 내정한 건설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고의로 유찰을 유도하는 편법입찰이라는 지적이다. 현장설명회란 입찰을 위한 선행적인 단계로 사업조건 및 입찰조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여부를 검토토록하기 위한 단계이므로 미리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알고 있지 않는 이상 현설에 입찰보증금을 내고 참석할 건설사는 없다는 것이다.

또한 입찰보증금이 입찰참가자에게 보증금을 미리 내도록 하여 추후 입찰포기로 생길 수 있는 위험부담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입찰 이전 단계인 현설에 내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현설을 고의적으로 유찰시켜 수의계약으로 전환하는 것은 일반경쟁입찰을 통한 조합원들의 자유로운 선택을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쟁입찰의 도입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입찰보증금에 대한 법적 기준이 없기 때문에 강제할 수단은 없다”며 “하지만 현장설명회를 입찰의 일부로 여겨 입찰보증금을 내도록 하는 것은 경쟁입찰제도의 취지에 어긋나는 행위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상연 기자  msy@hou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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