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판결에 내년 ‘재개발 구역해제 폭탄’ 예고

구역지정 연장 여부는 시·도지사 재량행위 인정 '파문' 문상연 기자l승인2019.03.0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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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까지 조합설립신청 못하면 구역해제 불가피
증산4 연장 취소신청 기각 … 성수2 등 30여곳 불똥 

[하우징헤럴드=문상연기자] 내년 3월 재개발사업에 구역해제의 폭탄이 터질 전망이다. 일몰제 도입 당시 도정법 부칙 규정에 따라 2012년 1월 31일 이전에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곳의 일몰기간이 도래하기 때문이다.

해당 구역들은 내년 3월까지 조합설립신청을 하지 못하면 구역에서 해제된다. 일몰기한이 도래하기 전에 최대 2년까지 기한 연장 요청을 할 수 있지만, 서울시가 연장을 거부하고 일몰제를 적용시킬 수 있다.

최근 증산4구역 추진위가 서울시가 일몰제 연장신청을 거부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대법원이 일몰기간 연장여부를 지자체의 재량행위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법원, 증산4구역 일몰제 연장거부 서울시 재량행위 인정

지난 1월 31일 대법원이 증산4구역 추진위가 제기한 일몰제 기한 연장 취소신청에 대해 심리불속행 기각하면서 증산4구역이 구역해제의 위기에 놓였다. 대법원은 일몰제 연장여부를 시·도지사의 재량행위로 판단했다.

증산4구역은 2014년 8월 11일 조합설립 추진위원회를 승인 받았지만, 2년이 넘도록 조합설립을 하지 못해 일몰제 적용을 받게 됐다. 이에 추진위는 일몰기간이 도래하기 전인 2016년 6월 27일 전체 토지등소유자 32%의 동의를 받아 은평구청에 일몰기한을 연장 신청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조합설립 요건인 동의율 75%에 미치지 못해 연장을 해도 사업 추진 가능성이 없다며 부동의 결정을 했다. 증산4구역 추진위가 행정소송을 제기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증산4구역 추진위는 법에서 정한 연장 동의율 30%를 충족했는데도 추측에 불과한 불충분한 이유만으로 부동의 처분을 내린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는 주장이다.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4조의3(現 제20조) 제1항에서는 일정기간 이상 사업에 진척이 없을 경우 정비구역 등을 해제할 수 있도록 일몰제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세부 규정으로는 △정비구역 지정 예정일로부터 3년 동안 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하지 않은 경우 △정비구역으로 지정·고시된 날부터 2년 동안 조합설립추진위원회의 승인을 신청하지 않는 경우 △토지등소유자가 정비구역으로 지정·고시된 날부터 3년 동안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지 않은 경우(추진위원회를 구성하지 않는 경우) △추진위원회가 추진위원회 승인일로부터 2년 동안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지 않는 경우 등이다.

또한 구 도정법 제4조의3 제3항에서는 “시도지사는 토지등소유자 100분의 30이상의 동의로 일몰기한 도래 전까지 연장을 요청하거나 정비사업의 추진상황으로 판단해 존치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해당 기간을 2년의 범위 내에서 연장해 정비구역 등을 해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정비구역 등을 해제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부분을 재량행위로 해석한 서울시에 대해 대법원이 같은 판단을 내린 것이다.

한편 증산4구역 추진위는 이번 대법원의 판결과 관계없이 시와 구청이 일몰제를 거부한 근거 자체가 틀렸다며 재개발사업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조합설립동의율이 77%를 넘기면서 시와 구청이 사업기간 연장을 해도 사업 추진 가능성이 없다는 추측성 판단 자체가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김연기 증산4구역 추진위원장은 “설령 일몰제 연장유무 결정이 시의 재량행위라고 해도 이미 조합설립 동의율을 넘겨 사업추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근거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구역 특성상 도시재생사업도 추진할 수 없어 재개발사업이 유일한 해결책이다”고 말했다.

▲성수2지구 등 내년 3월까지 조합설립 못하면 일몰제 적용

서울시 일몰제 연장 거부 여파가 내년 3월 대규모 구역해제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2012년 1월 31일 이전에 최초 정비계획을 수립한 구역들 중 추진위 단계에 머물고 있는 곳들의 일몰기한이 2020년 3월이기 때문이다.

해당 추진위들이 내년 3월까지 조합설립신청을 하지 못한다면 일몰기한의 적용을 받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성동구 성수2지구 △관악구 신림1구역 △동대문구 전농8구역 △동대문구 전농12구역 △동작구 흑석1구역 등 약 30여 곳이 해당된다.

구 도정법 부칙 제2조 제1항(現 부칙 제5조)에는 “제4조의3 제1항 제2호 다목(추진위 설립 후 2년간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지 않은 경우)은 2012년 2월 1일 이후 최초로 제4조에 따라 정비계획을 수립(변경수립은 제외한다)하는 경우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동조 제2항에서 “2012년 1월 31일 이전에 정비계획이 수립된 정비구역에서 승인된 추진위원회는 이 법 시행일(2016년 3월 2일)부터 4년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에도 토지등소유자 30% 이상 동의로 일몰기한 도래전 연장 신청을 할 수 있지만, 증산4구역과 같이 서울시 도시계획심의위원회 심의에서 부동의 결정이 날 수 있다.

이에 아직 추진위단계에 머물고 있는 구역들은 비상이 걸렸다. 내년까지 조합설립 신청을 하기 위해서다. 성수전략정비구역2지구가 대표적인 곳이다. 이 구역은 주민들간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며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고 있다. 하지만 일몰기한이 당장 내년으로 다가오자 그동안의 갈등을 뒤로 미루고 조합설립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수2지구 추진위 관계자는 “최근 내년 3월을 최종 일몰기한으로 보고 일단 일몰제 적용을 피해야 한다고 다들 공감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며 “올해 안으로 조합창립 총회를 개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문상연 기자  msy@hou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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