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정비창전면1구역, 정비·설계업체 선정 시끌… 추진위의 ‘검은 민낯’

김상규 전문기자l승인2019.02.2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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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업체 선정 후보 P사, 투표용지 제작·회의준비 논란
주민에 선물 제공 의혹에도 불구 추진위원장 이중잣대
주민들, 서울시에 추진위·협력업체 대상 행정처분 요청

용산에 소재하고 있는 정비창전면1구역 재개발사업이 정비업체·설계업체 선정과 관련해 시끄럽다. 추진위원회는 중요용역인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선정을 ‘계약업무처리기준’상 일반경쟁입찰로 진행하지 않고 승계로 추진하고 있다. 주민들의 원성이 잦은 이유다.

또한 선정 후보업체가 추진위원회의 업무를 지원하고 있는 현장이 주민들에게 발각돼 구역상황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2월 18일 주민들은 서울시를 방문하여 추진위원회와 정비업체에 대해 행정처분을 해달라는 요청서를 접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비업체 P사, 공공지원용역 종료 후에도 추진위원회에 업무지원

정비업체 P사가 용산정비창전면1구역의 공공지원 용역을 마친 뒤에도 추진위원회에 업무를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가장 문제가 된 사건은 제3차 추진위원회 전날인 지난 2월 12일 발생했다. 당시 추진위원회의 안건은 ‘정비업체를 승계할 것이냐’를 묻는 중요한 안건이 포함돼 있었다.

추진위원회의를 앞둔 전날 밤 정비업체 P사 직원들이 추진위원회 사무실에서 추진위원장 직인을 가지고 투표용지를 제작하며, 회의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P사 직원들이 소유자 명부를 확인하고 있었으며, 서면결의서함이 제대로 밀봉도 되지 않은 채 나뒹굴고 있는 현장이 소유자에게 발각됐고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까지 발생했다. 투표용지 및 서면결의서의 위조나 변조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선정 안건의 후보로 올라있는 회사가 회의를 준비한 것 자체가 불법이라는 지적이 많다.

도시정비법 제106조는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등록취소나 업무의 정지 등에 대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이중 제3호에 ‘추진위원회, 사업시행자 또는 시장·군수 등의 위탁이나 자문에 관한 계약이 없이 102조 제1항 각호에 따른 업무를 수행한 때’로 명기되어 있다. 여기서 제102조 제1항은 등록한 자만이 할 수 있는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고유 업무를 말한다.

업계의 한 전문 변호사는 “법에서는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등록을 강제함과 동시에 등록을 받은 자만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또한 업무의 수행은 계약에 의해서 진행돼야 한다”며 “하지만 해당 사안은 선정되지 않은 업체가 추진위원회 사무실에서 업무를 수행했으며, 더군다나 자기를 선정하기 위한 총회를 준비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역의 한 조합원은 “정비창전면1구역은 용산구청에서 공공지원제도에 따라 2017년 12월 정비사업전문관리업체로 P사를 선정했고, 작년 6월 예비임원선거에서 차◯◯ 위원장이 당선됐다”며 “이후 추진위 설립동의서를 징구해 지난해 11월 21일 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승인받았다. 이것을 끝으로 정비업체 P사의 공공지원용역은 종료된 것인데 추진위원회에 지속적으로 업무지원을 해온 것은 큰 문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지난 18일 서울시 주거정비행정팀과 도시활성화정책팀 2곳에 추진위원회와 정비업체에 대해 행정처분을 요청하는 서류를 접수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행정처분 요청서를 접수받아 민원인들의 주장내용에 대해 객관적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소명을 통해 사실이면 행정처분을 내릴 것이다”고 말했다.

▲정비업체 P사, 추진위원과 주민들에게 금품제공 의혹 확산

용산정비창전면1구역 추진위원회는 지난 2월 12일 제3차 추진위원회를 열고 긴급으로 상정한 ‘설계공고(현상설계) 응모신청 업체 중 부정당업자 공모 참여 자격 박탈 등에 관한 건’을 처리했다.

내용을 보면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5개의 설계회사 중 특정업체가 소유자에게 선물을 제공하려는 시도를 하다 발각되어 해당 업체의 입찰을 제한한다는 안건이었다. 금품은 실제 소유자에게 제공되지는 않았지만 추진위원장은 추진위원회의를 통해 해당 업체의 입찰자격을 박탈시켰다.

추진위원회에서는 이행각서를 제출하고 입찰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 법과 원칙에 의해 처리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정비업체로 확대되고 있다. 승계로 추진되고 있는 정비업체 P사가 주민들에게 선물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선물을 받은 당사자 김◯◯씨는 “골목에서 P사 최◯◯으로부터 ‘보리굴비’ 세트를 선물받았다. 다른 소유자 서◯◯씨가 이를 보았고, 선물을 그에게 주었다”며 “그 당시 선물이 무엇인지 몰랐지만 소유자 서◯◯씨로부터 보리굴비였다고 들어서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소유자는 해당 P사로부터 한과를 선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구역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재개발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어떤 사안을 결정할 때 그 기준이 명확해야 하며, 적용이 공평해야 한다. 그래야 사업이 바르게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며 “하지만 우리 추진위원회는 이와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 설계자는 금품을 제공하려다 적발되어 입찰자격을 박탈시킨 반면 정비업체 P사는 금품을 받은 사람들이 다수 있는데도 제공자의 해명만 듣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한 주민은 “추진위원장은 삼자대면을 하겠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대답이 없다. 그리고 단톡방에 해당 정비업체가 금품을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 보내온 공문을 올려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대체 해당 정비업체와 어떤 관계이기에 이렇게 소유주들을 기만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도시정비법 제132조에는 누구든지 계약과 관련하여 해서는 안 될 행위를 규정하고 있다. 살펴보면 △제1호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의 의사를 표시하거나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 △제2호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받거나 제공의 의사표시를 승낙하는 행위 △제3호 제3자를 통하여 제1호 또는 제2호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는 행위 등이다.

또한 도시정비법 제135조는 이를 위반했을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해 도시정비법 위반으로는 아주 무거운 벌칙을 적용하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 변호사는 “금품을 받았다는 사람과 그 장면을 목격한 사람이 있다. 관련자들을 모두 한자리에 모아 소명하게 하고 진위를 가리면 될 일이다”며 “금품제공자로 지목된 회사의 입장만을 내세운다면 공정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김상규 전문기자  adbin03@hou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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