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팔리고 전세보증금 묶여… 아파트 입주잔금 조달에 초비상

부동산 대출규제로 실수요자들 '발동동' 김병조 기자l승인2019.03.1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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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규제와 매매·전세가 하락에 잔금 미납자 속출
비강남권으로 잔금 미납사태 번져 서민 직격탄

[하우징헤럴드=김병조기자] 최근 입주하는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단지에 잔금 미납자가 속출해 조합에 비상이 걸렸다.

가락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해 현재 입주가 진행 중인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의 입주기간 종료가 4월 1일로 불과 보름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1천여가구가 잔금을 내지 못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 1월 14일부로 입주기간이 종료된 서울 강남구 래미안 루체하임(전 일원현대아파트)에서는 9명의 잔금 미납자를 대상으로 계약해지 추진 계획을 통보한 상태다.

강남권뿐만 아니라 실수요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비강남권에서도 똑같은 잔금 미납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대출규제의 부작용이 서민들에게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예년에 비해 잔금 미납자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진단한다.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정부의 대출규제 때문이다. 대출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이 막히고 시장침체에 따른 전세가 하락으로 전세보증금 반환마저 막히자, 입주대상자들의 잔금 조달 방법이 없어진 것이다.

▲헬리오시티 “입주기간 끝나도 100여가구 남을 듯”

9천510가구의 헬리오시티는 입주기간 종료일이 보름 정도 남아 있지만, 아직도 약 1천여가구의 조합원 및 일반분양자들이 잔금을 납부하지 못하고 있다. 입주기간은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오는 4월 1일까지 약 3개월이다.

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조합원 및 일반분양자들의 경우 현재 거주하는 주택이 팔리지 않거나, 전셋집이 나가지 않아 주택매각 대금 및 전세보증금 등으로 잔금을 납부하려는 계획이 틀어졌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현 전세 주택에 들어올 새로운 전세입자를 구해야 하지만, 최근 주택시장 침체로 전세 가격이 동반하락하면서 기존 전세금으로 새 세입자 구하기가 어려워진 게 주요 원인이다.

예컨대 2년 전 재건축공사가 시작되면서 4억원의 전세보증금을 내고 이주에 나가 있던 사람들이 이번 입주기간 동안 전세보증금을 반환 받아 잔금을 납부하고자 자금계획을 세웠는데, 이게 틀어졌다는 것이다. 해당 주택의 전세가격 시세가 3억5천만원으로 하락하면서 차액 5천만원을 집주인으로부터 받아야 하는데, 집주인 역시 자금 여력이 없다며 4억원으로 들어올 전세입자를 구해 스스로 해결하라고 전세입자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는 것이다.

조합 관계자는 “현재 나름대로 잔금을 납부하는 분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입주기간이 종료되는 4월 1일까지도 잔금을 납부하지 못하는 수분양자들이 상당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추후 문제가 될 경우 조합 내에서 별도의 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래미안 루체하임, 잔금 미납자에게 계약해지 추진

잔금 미납자에 대해 분양계약 해지를 추진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잔금 미납을 이유로 조합이 수분양자에게 해당 주택의 소유권을 환수한다는 것이다. 래미안 루체하임의 입주기간은 지난해 11월 30일부터 올해 1월 14일까지로 이미 입주기간이 종료된 상태다.

래미안 루체하임에는 입주기간 종료 이후에도 9가구의 수분양자들이 잔금을 미납한 상태다. 조합원이 1가구, 일반분양자가 8가구로 대부분 일반분양자들이 잔금을 미납했다. 계약해지는 입주기간 종료 후 3개월이 지난 이후 개시하는 방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일원현대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계약해지가 매정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분양계약을 지키지 못한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수분양자의 책임이다”며 “오히려 잔금 미납은 또 다른 형태로 조합 운영에 피해를 가중시킨다는 점에서, 불가피하지만 이런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희동 대우 파크푸르지오(연희1주택 재건축) 26명 잔금 미납

대우 파크푸르지오로 재건축된 서울 서대문구 연희1구역의 경우에도 입주기간이 종료됐지만 여전히 잔금 미납자가 남겨진 상황이다. 지난달 13일 입주기간이 종료됐지만 여전히 26가구의 수분양자들이 잔금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헬리오시티의 사례처럼, 주택이 팔리지 않거나 전세가 나가지 않아 당초 자금계획 흐름이 망가진 경우다.

조합에서는 정부의 대출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하면 입주 직전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잔금을 납입한 후 향후 상황에 따라 본인이 입주하거나 전세를 주는 등 다양한 대응이 가능하지만, 지금은 이런 것들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연희1구역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잔금 미납자들은 전세가 안 빠져서 고통을 당하는 한편 연체이자율까지 물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고, 몇 명의 입주자는 기존 주택이 깡통주택이 되어 이도저도 못해 마음고생이 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부의 대출규제로 인한 직접적 타격과 함께 주택시장 침체로 인한 전세가 하락으로 인한 고통도 겪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출규제 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현재 이들 잔금 미납자에 대해서는 약 6%의 연체이자율이 부과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연체이자율이 하향돼 잔금 미납자의 이자 부담이 줄었다는 것이다. 최근 대부업법 개정으로 인한 연체이자율 하락으로 11% 안팎에 육박했던 연체이자율이 6%대로 하향 조정된 상황이다.

▲홍제동 센트럴아이파크(홍제2구역 재개발) 40가구 잔금 미납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센트럴아이파크로 재개발된 서울 서대문구 홍제2구역의 경우 역시 지난달 28일 입주기간이 종료됐지만 약 40여가구가 잔금을 납부하지 못한 상태다. 이들에 대한 연체이자율 적용이 지난 1일부터 시작했다.

홍제동 센트럴아이파크 입주자들의 잔금 미납 사유도 대동소이하다. 주택이 팔리지 않고, 전세가 빠지지 않아 전세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서다. 홍제동 센트럴아이파크는 총 906가구로 임대주택 182가구를 제외한 724가구가 조합원 및 일반분양분이다.

▲흑석 롯데캐슬 에듀포레(흑석8구역) 12가구 잔금 미납

서울 동작구 흑석동 롯데캐슬 에듀포레로 재개발된 흑석8구역도 입주기간이 지난 1월 28일로 종료됐지만, 12가구가 아직 잔금 미납 상태다. 흑석8구역 조합은 입주기간을 1개월 연장해 지난달 28일까지 연장했지만, 여전히 잔금 미납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잔금 미납은 조합원이 1가구, 일반분양자가 11가구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우리 단지 수분양자 역시 최근 주택시장 침체로 집이 팔리지 않거나, 전세입자의 경우 전세가 나가지 않아 잔금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잔금 납부가 장기화되면 조합 운영에 타격을 끼친다는 점에서 관련법률을 통한 계약해지에 나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전체 입주아파트에 잔금 미납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기 전에 대출규제 완화를 통한 해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조 기자  kim@hou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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