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복문 잠실5단지 조합장 “국제설계공모 정비계획 통과 약속, 박시장이 지키지 않았다”
정복문 잠실5단지 조합장 “국제설계공모 정비계획 통과 약속, 박시장이 지키지 않았다”
  • 김병조 기자
  • 승인 2019.05.02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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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억 국제설계 공모 비용, 모두 조합원들이 떠안아, 이번 투쟁에 조합장직 걸어

[하우징헤럴드=김병조기자] 잠실주공5단지 조합원들의 참고 참았던 분노가 폭발했다. 잠실주공5단지 조합원들은 지난 9일 서울시청 앞에서 재건축 승인을 촉구하는 정상화 시위를 벌이는 한편 지난 17~19일 사흘 동안에는 청와대 앞에서 부당한 서울시정에 대한 비판 시위를 계속했다. 

시청 앞 시위와 청와대 시위에 참여한 누적 인원만 2천800여명에 달한다. 이번 시위에 앞장선 정복문 조합장은 9일 시청 앞 시위에서 삭발식을 거행하며 박원순 시장의 왜곡된 시정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동안의 대정부 투쟁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다면

=지난 4일 서울시청 집회와 청와대 집회에 많은 조합원 분들이 참여해 주셨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생업을 제쳐두고 목소리를 함께 냈다. 15층짜리 아파트 동 외벽에도 대형 현수막을 걸어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 행정을 비판하고 있다. 

우리 주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점은 박원순 시장이 자신이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설계공모를 진행하면 우리 단지의 정비계획 수립을 통과시켜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투기꾼이라는 프레임을 씌우지 말라. 우리 단지 전체 가구 중 70세 이상의 소유주가 1천400가구다. 90세 이상 소유주도 16가구에 달한다. 30~40년 간 이 곳에서만 살아온 분들이다. 

▲서울시 행정의 문제점을 지적한다면

=박원순 시장이 다수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조합은 원활한 재건축사업을 위해 서울시에서 요구하는 바를 모두 다 수용해 절차를 진행해 왔는데도 서울시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정비계획 수립을 앞두고선 서울시가 정비계획 가이드라인 수용을 요구해 유관부서와 수많은 협의 끝에 서울시 요구대로 정비계획안을 만들어 서울시에 제시했지만 허사였다. 시간만 끌며 정비계획 통과는 이뤄지지 않았다. 

박원순 시장이 직접 나서 제안한 국제설계공모를 진행했는데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2017년 3월 24일 조합 집행부는 서울시장실에서 국제설계공모만 하면 바로 정비계획을 통과시켜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잠실을 국제적인 도시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세계적인 건축가들을 참여시켜 획기적인 설계안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그 약속을 믿고 36억원의 국제설계공모 비용도 우리 조합이 부담해 진행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국제설계공모를 통해 정비계획 내용을 수립해 내놨는데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정비계획을 통과시켜 주지 않고 있다. 뚜렷한 이유도 없다.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해 안 된다는 것이다.

36억원이라는 거액의 돈을 쓰게 하고도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걸 참을 수 있겠나. 2천800여명의 조합원들이 평일에도 불구, 서울시청과 청와대 앞으로 달려나간 이유다. 

▲최근 박 시장은‘강남 규제-강북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강남과 강북을 나누는 이분법적 정책을 그만둬야 한다. 강남 사람들은 호의호식을 하고, 강북 사람들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시각에 바탕한 정책은 잘못된 것이다. 서울을 세계적 도시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강북도 잘 살고 강남도 잘 사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의 서울시 정책은 누군가 이익을 보면 누군가는 피해를 본다는 프레임 속에서, 강북을 잘 살게 하기 위해서는 강남을 규제해야 한다는 위험한 논리에 빠져 있다.‘윈윈’의 방법으로 모두 잘 사는 곳으로 만드는 상생의 정책이 제대로 된 정책이다.

▲향후 투쟁 계획은

=우리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더 강력한 투쟁 계획도 밀어붙일 것이다. 조만간 롯데월드 건너편인 우리 아파트 530동 옥상에 컨테이너 박스를 올려놓고 아예 그곳으로 조합사무실을 옮길 예정이다.

그리고 옥상에 대형 LED 전광판을 설치해 밤낮으로 박원순 시장의 행정횡포에 대한 비판 글을 게재하며 지속적인 투쟁 활동에 들어갈 것이다. 잠실4거리를 지나는 수많은 서울 시민들이 이걸 볼 것이다. 

여기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조합원들이 이 비용이 아깝다는 얘기를 하지 않는다. 서울시 행정에 악이 받쳐 있다. 우리 조합은 이번에 끝장을 볼 계획이다. 나는 이번 투쟁에 내 조합장직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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