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진단비 모금액·입찰 기초가격이 재건축사업 성패 좌우
안전진단비 모금액·입찰 기초가격이 재건축사업 성패 좌우
재건축단지 사업속도 결정에 핵심 변수로 급부상
  • 김병조 기자
  • 승인 2019.05.13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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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액 많고, 기초가격 낮을수록 재건축단지에 유리
올림픽선수촌아파트, 2억4천만원 제시 업체에 낙찰

[하우징헤럴드=김병조기자] 정밀안전진단 비용 ‘모금액’과 안전진단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 ‘기초가격’ 수준이 초기 재건축단지들의 사업 속도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토지등소유자로부터 받는 정밀안전진단 비용 모금액이 많을수록, 해당 자치구가 제시하는 기초가격이 낮을수록 안전진단 절차를 빨리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입찰을 위한 기초가격의 적정 수준도 논란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기초가격이 높아지면 토지등소유자들이 모금을 통해 모아야 하는 금액 또한 높아져 그만큼 모금 기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기초가격을 놓고 일선 구청과 개별 재건축단지 간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측의 가급적 낮게 해달라는 입장과 법령 기준에 따라 적법하게 산정했다는 구청 입장이 부딪치고 있는 것이다.

▲정밀안전진단, 재건축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등장

과거에는 통과의례로 여겨졌던 정밀안전진단 절차가 재건축사업의 주요 핵심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구조안전성 비중이 커져 통과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한편 비용을 전적으로 재건축 토지등소유자들이 부담하게 되면서 정밀안전진단 절차가 재건축사업의 주요 관문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그 시작은 국토교통부의 안전진단 기준 강화에서 비롯됐다. 국토부는 지난해 3월 안전진단 기준 중 구조안전성 가중치를 강화하고(0.20→0.50), 주거환경 가중치를 하향 조정해(0.40→0.15) 안전진단 통과 수위를 부쩍 높였다. 

예전에는 정밀안전진단 절차를 진행하면 거의 100% 통과돼, 일상적으로 거치는 통과의례로 받아들여졌다. 구조안전성 가중치가 낮아 통과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비용 부담도 협력업체 지원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토지등소유자들이 직접 비용 부담을 하지 않아 관심이 없는 이슈였다.  

하지만 지금은 규제 수위가 강화돼 정밀안전진단의 위상이 180도 변했다. 구조안전성 가중치가 대폭 높아져 정밀안전진단을 받는다 하더라도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고, 통과 가능성이 낮아지다 보니 안전진단 비용 지원에 나서겠다는 협력업체가 사라져 토지등소유자들이 비용 모금을 통해 직접 부담해야 하다보니 주요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토지등소유자들이 정밀안전진단에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십시일반으로 모금한 돈이 결과적으로 매몰비용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부쩍 높아진 구조안전성 기준에, 한국시설안전공단 등 공공기관의 까다로운 검증 절차로 인해 정밀안전진단을 받았다 하더라도 통과하지 못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안전진단 비용은 일회성 비용이기 때문에 해당 안전진단 절차에서 최소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지 못한다면 공중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러다보니 최근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는 재건축단지들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공통된 행렬이 안전진단 모금을 위한 설명회다. 매몰비용 발생의 위험성을 안고서라도 재건축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이유를 토지등소유자에게 알려 사업추진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다. 

서울 마포구 성산시영이 3월 30일, 서울 양천구 목동5단지가 3월 2일 각각 정밀안전진단 설명회를 열었다. 아울러 4월 20일에는 목동9단지가, 27일에는 목동4단지가, 오는 25일에는 목동6단지 등이 줄줄이 정밀안전진단 비용 모금 및 재건축 설명회를 개최한다. 

▲5천540가구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정밀안전진단 비용 2억4천만원

최근 안전진단 절차를 밟는 초기 재건축단지들은 정밀안전진단업체 입찰을 위한 기초가격에 주목하고 있는 상태다. 기초가격이 낮아야 모금 활동을 빨리 끝낼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이 같은 점에서 정밀안전진단업체 선정을 끝낸 서울 송파구 올림픽기자선수촌 아파트가 주목받고 있다.  

총 5천540가구의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의 경우 송파구청이 2억7천만원을 기초가격을 제안해 입찰절차를 진행한 결과, 지난 3일 2억4천만원을 제시한 삼림엔지니어링에게 낙찰됐다. 

1988년에 준공된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는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122개동으로 이뤄져 있다. 송파구는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할 표본동을 총 11개동으로 지정했으며, 현지조사를 실시했던 8개동에 덧붙여 3개동을 추가해 포함시켰다. 정밀안전진단의 소요 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20일이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정밀안전진단 비용은 기본적으로 정밀안전진단이 진행되는 표본 아파트 동의 수에 연면적당 인건비 등 진단비를 곱해 산정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기초가격이 산정된다”며 “이에 따라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는 11개동의 표본 동을 선정해 이에 대한 진단비용의 기초가격으로 2억7천만원을 제시했고, 입찰 결과 2억4천만원을 제안한 업체가 선정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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