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재평 국토교통부 주택정비과장
인터뷰-이재평 국토교통부 주택정비과장
“年 7,700건 정비사업 민원처리… 비리근절과 주민권익보호 최선”
  • 이종규 편집국장
  • 승인 2019.06.07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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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재개발·재건축 정책은 투기잡기위한 조치
정비사업 비리 반복하면 시장서 영원히 퇴출
현장과 끊임없이 소통하는게 문제해결의 열쇠

[하우징헤럴드=이종규 편집국장] 정부의 주택시장안정대책이 발표될 때마다 세간의 시선은 재건축·재개발 부문에 대한 정책 방향 내용에 쏠린다. 그만큼 시장의 초미의 관심이고, 정부 또한 이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토교통부 주택정비과는 전 국민의 핵심 관심사인 재건축·재개발과 아울러 공동주택 리모델링 등을 전담하는 중앙행정기관이다. 국민의 재산권 및 주거권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막중한 권한과 함께 전국을 대상으로 해 업무량도 살인적이다.

현 정부 들어 규제가 계속 강화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실무 담당 부서장인 이재평 주택정비과장과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국토교통부 주택정비과의 조직 구성 및 소관 업무와 그 역할에 대해 설명해 달라

=주택정비과는 도시기능의 회복이 필요하거나 주거환경이 불량한 지역을 계획적으로 정비하거나 노후·불량주택을 효율적으로 개량하는 정책을 총괄하는 부서다. 주요 업무에 따라 정책계, 사업계, 관리계 등 총 5개 계로 조직되어 있으며 12명의 직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체적으로는 재개발·재건축·주거환경정비사업 및 재정비촉진사업 등 정비사업을 규정하고 있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과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 재건축사업에서 발생하는 초과이익을 환수해 주택가격의 안정과 사회적 형평을 기하기 위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방치된 빈집을 효율적으로 정비하고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및 ‘주택법’ 내 공동주택 리모델링 관련 사항 등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안전위험 건축물 거주자들의 신속한 이주지원을 위한 저리(1.3%)의 이주자금 대출 지원사업, 공공지원민간임대 공급을 위한 집주인 임대주택 사업,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과 연계한 정비사업, 재정비촉진지구 국비 교부 사업 및 정비사업 종합정보체계 구축 등 노후 도심·주택 개량을 위한 전방위적인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주택정비과는 국토부 내에서도 업무 강도가 매우 높은 곳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평소 직원들의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설명과 함께 애로점을 소개해 달라

=앞서 설명 드린 대로 주택정비과는 주택정책관의 8개 소관법률 중 절반에 해당하는 4개의 법률을 단독 운영하고 있으며, 공동주택 리모델링에 대한 주택법 일부 운영까지 포함하면 총 5개의 법률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소관하고 있는 법률의 운영 외에도 관련 정책업무 및 사업 등을 총괄 관리하고 있으며, 2018년 한해 약 7천700건의 민원을 처리하는 등 절대적인 업무량이 상당히 많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높은 업무강도 하에서도 직원들 모두 책임감을 갖고 열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해 나가고 있다. 이는 직원의 담당 업무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주택정비과의 특성상 대부분의 업무가 국민들의 재산권과 주거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사안들이 많다. 또한, 관련 업무의 난이도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따라서 직원들 모두 필연적으로 상당한 수준의 전문성을 갖추고 매 업무마다 큰 책임감을 갖고 국민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사명감과 책임감이 높은 업무강도를 버텨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직원들 모두 어려운 문제 직면 시 수시로 현장을 찾도록 하고 있으며, 매 의사결정 과정에서 각계각층 여러 전문가의 의견수렴을 필수 절차로 생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듣고 소통하여 매 문제 해결의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러한 첫걸음이 복잡하고 어려운 정비사업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중요한 프로세스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의 재건축·재개발 제도의 정책 로드맵을 알기 쉽게 설명해 달라

=정부는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조성과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를 중요 과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정비사업의 공공성을 높이고 실수요자 보호를 강화해 나갈 수 있는 조치를 계속해 나가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재개발·재건축 관련 비리를 대표적인 생활적폐로 규정하고 비리 반복 업체를 업계에서 영구배제하는 등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정비사업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사업과 관련한 주민부담 사항 등 정보제공 강화, 임대주택 확대, 세입자 참여 협의체 구성 및 동절기 퇴거제한 등 세입자 권리보호 강화 등을 통해 정비사업의 공공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많은 수요가 대기 중인 서울 지역의 재건축·재개발을 너무 규제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2019년 현재 적정수준의 정비사업이 정상 추진되고 있다. 2018년 12월 기준 통계를 보면 서울에서만 506개 구역에서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고, 착공단지도 98개 단지에 달한다. 지난 5년 평균 착공단계의 단지수가 85개인 것을 감안하면 정비사업의 추진 수는 줄지 않았다.

현재 규제로 지적되고 있는 일련의 제도개선들은 정비사업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개발이익이 투기수요를 유발하여 주변의 전반적 주택가격 상승을 견인해온 그간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라고 봐야 한다. 현재의 주택시장은 수요-공급의 측면뿐만 아니라 투기수요 급증에 따른 시장과열에 대한 고려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추진하고자 하는 제도개선의 주요 목적은 비리근절과 주민권익 보호를 통한 투명성, 공공성 강화다. 이러한 제도개선들이 초기에는 정비사업 관련 규제강화로 인식될 수 있으나, 비리행위에 대한 처벌강화 및 조합운영의 투명성 제고를 통해 조합원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고 나아가 주민 정보제공 강화, 세입자 협의절차 등을 통해 주민분쟁을 예방함으로써 중·장기적으로는 원활한 사업 추진에 더욱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이 지지부진한 재개발구역의 지원 방안으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제도를 활성화시킬 계획이라고 들었다. 구체적인 활성화 방안에 대해 말씀해 달라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과 연계한 정비사업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일반분양아파트를 민간임대사업자가 통으로 매수해 시세보다 저렴한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사업이다.

주택도시기금에서 출자·융자지원을 받은 임대사업자가 일반분양분을 전부 사들이기 때문에 조합 입장에서는 미분양 위험을 없앨 수 있어 장기 정체되어 왔던 정비사업을 재개할 수 있게 되고, 사업 결과 도심에 공공성이 높은 양질의 임대주택이 대량 공급되는 효과까지 고려하면 여러 가지 장점이 많은 사업이다.

이처럼 정체된 정비사업을 재개함과 동시에 다양한 공익적 효과를 낼 수 있는 ‘공공지원민간임대 연계형 정비사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내·외부적으로 강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정비사업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및 활용을 통한 대상사업지 선제 발굴, 다양한 이해관계로 복잡한 사업의 종합 매뉴얼제작·배포를 추진할 계획이며, 추가적인 인센티브 부여 방안에 대해서도 지속 검토·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용적률 180%가 넘는 15층 중층아파트들의 주택 개량 방법으로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에 대한 정책 방향은 어떻게 계획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공동주택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사용승인일로부터 15년 이상 경과된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주택단지별 또는 동별 안전진단을 통해 부여된 안전등급에 따라 지자체장의 인허가를 받아 세대당 주거전용면적의 30% 이내에서 증축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다.

2014년 4월 제도시행 이후 공동주택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 리모델링 허가를 위한 주택단지 전체 구분소유자 동의 비율 완화 등의 제도개선을 추진한 바 있으며, 앞으로도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개선안을 적극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다만, 세대 간 내력벽 부분철거를 통한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안전상 문제로 허용이 유보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는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하기 위한 조치로, 주거공간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인 내력벽 철거 허용여부에 관한 사항은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매우 신중하고 심도 깊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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