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방식 재건축사업 하지 말란 얘기냐”… 규제 강화 나서는 서울시
“신탁방식 재건축사업 하지 말란 얘기냐”… 규제 강화 나서는 서울시
서울시 용역보고서 중간발표… 과도한 규제파장
오는 10~11월 기준안 공고, 내년 초 표준안 시행
  • 문상연 기자
  • 승인 2019.08.20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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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등기 요건 대폭 강화… 토지면적 기준 '4분의 3이상 소유자’로
일몰제도 적용…구역해제 시 신탁보수·매몰비용 책임은 신탁사가 부담

[하우징헤럴드=문상연기자] 서울시가 신탁방식 정비사업에 고강도 규제를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업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사업추진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의 고강도 규제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작단계인 사업시행자 지정을 위한 동의요건 중 하나인 신탁등기를 기존 3분의 1에서 대폭 강화해 4분의 3이상으로 상향하는 방안에 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신탁사 관계자는 “이번 서울시의 표준안은 상식을 뛰어넘는 규제안으로 사실상 신탁방식 정비사업을 하지 말라는 수준”이라며 “표준안이 그대로 도입된다면 신탁사들 대부분 정비사업에 참여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탁등기 기준 상향…규제 강화 나서는 서울시

지난 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지난달 ‘신탁업자 정비사업 표준 기준 용역보고서’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관련 업계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는 신탁방식 정비사업에 대한 표준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서울시는 신탁방식 정비사업에 대해 관련 규정미비로 민원이 지속 발생하고, 문제될 소지가 있어 지난해부터 관련 용역을 진행해 왔다.

당시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신탁사들이 쓰는 사업시행 규정은 과거 신탁사들이 만든 것이다 보니 일부 신탁사에게 유리하게 설계돼 있는 것으로 안다”며 “관련 연구 용역이 끝나는 대로 사업시행규정 표준안을 마련하고 국토부와 협의를 거쳐 입법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탁업자 정비사업 표준기준 개발 용역은 지난 5월말까지 진행됐고, 현재 검토 단계에 있다. 시는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 방안을 확정한 뒤 오는 10~11월에 기준안을 공고, 내년 초 표준안을 시행할 계획이다. 

문제는 서울시가 신탁방식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나서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신탁방식 정비사업에서 사업시행자 지정 단계는 기존 조합방식의 조합설립단계에 해당한다.

현행 신탁방식에서 신탁사가 사업시행자로 지정을 받기 위해서는 조합설립 요건인 토지등소유자 75% 이상 동의와 토지 면적 절반 이상의 동의에 추가로 토지면적 기준 3분의 1이상의 신탁동의가 필요하다. 일반 조합방식보다 더 까다로운 요건이다.

여기에 서울시가 신탁사의 사업시행자 지정을 위한 신탁등기 요건을 현행 사업지의 ‘토지면적 기준 3분의 1이상의 소유자’에서 ‘4분의 3이상’으로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혀 업계의 큰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기존 3분의 1이상 신탁등기를 받는 것도 신탁등기에 대한 거부반응이 많아 쉽지 않은데, 대폭 강화되면 사실상 사업시행자 지정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재개발사업은 구역 내 국공유지가 넓은 곳이 많아 면적기준으로 신탁등기 4분의 3이상을 받으려면 해당 구역 내 토지등소유자 전원이 사업추진에 동의하더라도 면적 기준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신탁사 관계자는 “신탁등기 요건 강화는 논의할 가치도 없는 말도 안 되는 규제책”이라며 “서울시가 심의를 고의로 지연하며 재건축·재개발사업 추진을 막는 것과 같은 기조로 신탁방식 정비사업을 시작조차 못하도록 규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탁방식에도 일몰제 적용…매몰비용 전부 신탁사가 책임

서울시의 표준안에는 사업지연에 대한 책임을 신탁사에게 전가하는 규제안이 담겼다.

현재 신탁방식 정비사업의 경우 일몰제 규정이 없다. 하지만 시의 검토안에 조합방식과 마찬가지로 조합이 설립된 지 3년 경과 후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하지 않으면 해당 구역을 해제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나아가 조합방식의 일몰제 적용은 임의 규정인 것에 반해, 신탁방식은 자동 적용 규정으로 강제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일몰제가 적용돼 정비구역 해제 시 그동안 소요된 신탁보수는 물론 매몰비용 등에 대한 책임을 신탁사가 모두 부담하도록 했다.

또한 일몰제가 적용돼 정비구역 해제 시 그동안 소요된 신탁보수는 물론 매몰비용 등에 대한 책임을 신탁사가 모두 부담하도록 했다. 

이에 신탁업계에서는 사업지연을 모두 신탁사가 지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신탁사가 사업시행자라고는 하지만 모든 결정은 주민 동의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고, 최근 서울지역의 사업지연은 대부분 인허가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시범아파트 등 신탁방식을 추진하고 있는 여의도 재건축사업지는 시가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지 못해 사업시행자 지정 후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고 있다.

신탁사 관계자는 “서울시는 건축심의를 하지 않거나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지 않는 등 인허가 지연으로 사업추진이 어려운 곳이 대부분”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지연에 대한 모든 책임을 신탁사로 간주한다면 위험부담으로 서울시에서 신탁방식에 뛰어들 신탁사는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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