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득보다 실이 더 크다
분양가상한제 득보다 실이 더 크다
  • 이석주 / 서울시 시의원
  • 승인 2019.09.1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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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이석주 시의원] 도시정비사업들이 무리한 규제로 인해 침몰중인데도 최근 정부는 또다시 분양가상한제 실시를 발표했다.

오는 10월까지 구체적인 지정 요건을 마련해 실시할 지역을 최종 결정한다고 한다. 결국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사업이 주요 타깃이다.

서울 등 규제대상지 내 도시정비사업들의 현실을 보면, 강북권 재개발은 도정법상 일몰제와 직권해제로 절반 이상인 400여개 구역이 해제됨으로써 주로 강북 구릉 지역은 대책 없이 슬럼화 되어가고 있다.

또한 강남권 재건축은 어떠한가. 첫 시작은 안전진단 규제로, 그 다음 단계인 정비구역 지정은 서울시의 무단 지연으로, 조합설립인가 후는 전매제한 및 대출규제로, 사업시행인가 후에는 초과이익환수로 재건축 규제의 수위가 절정에 이르고 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최종 관리처분계획 인가 및 이주가 완료된 사업장까지도 분양가상한제로 분양 가격을 규제하려고 하니, 이로 인해 강남권 재건축 사업장은 쑥대밭이 되고 주요 도심의 주택 공급은 크게 줄어들 것이 불보듯 뻔하다.

그럼 문제의 아파트값은 왜 계속 오르는 것인가.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결국 살기 좋은 곳에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고, 다주택자 세금 중과를 피한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해 미래 상승요인을 찾으려는 기대심리가 복합된 결과다.

이러한 시장경제 결과의 팩트를 이제는 국민 모두가 안다. 과거 역사를 돌이켜봐도 시장을 이기는 정책은 없다는 철칙이 증명됐건만 정부가 실책만 계속하고 있으니 답답할 뿐이다.

작년 9·13대책과 20178·2대책 등 정부의 강력한 규제 조치 이후 주거용 부동산 거래중단으로 일시 하락한 듯 했다. 그러나 축적된 유동자금은 시장 메커니즘을 자극시켜 또다시 오르고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번 분양가상한제 역시 단기처방에 극약조치라 발표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대폭 상승할 것이라고 입 모아 예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거에 모두 실패했던 분양가 상한제의 주요 문제점을 살펴보자.

정리해 보자면 첫째, 아파트 신축 중단 및 공급 축소로 기존 아파트들의 가격의 대폭 상승을 초래했다. 둘째, 로또 분양의 탄생으로 당첨 기대심리로 무주택자들이 전세 주택에 눌러앉음으로써 전세 대란이 발생했다. 셋째, 건설 및 공급이 단절되어 각종 경기하락으로 서민 생활이 위협 받았다. 넷째, 주택자금 대출규제로 현금 부자만의 잔치로 국민들에게 반감을 유발시켰다.

실제로 분양가상한제는 이러한 문제로 1977년 첫 시행 이후 원가연동제와 경기하락의 대안으로 변경과 폐기를 거듭했다. 20053월 재차 시도했지만 판교발 전세대란과 그린벨트 해제지역에서 진행된 보금자리 로또 분양 등장으로 대다수 국민들에게 큰 상처만을 남겼다. 그런데 정부는 이 같은 실패 전과가 있는 제도를 또다시 꺼내들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분양가상한제 시행 계획을 지금이라도 조속히 거둬들여야 한다. 분양가상한제의 문제점과 실패 흔적이 뚜렷한 과거의 역사를 다시 돌아보고 확정 발표될 10월 전에 재고해주길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간곡히 바란다.

단언컨대,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주택정책이 되려면 주거환경이 좋은 곳에 공급량을 늘려야 한다. 그 구체적 방법은 서울 강남권의 도시정비사업 활성화다. 큰 예산 수반 없이 양질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점을 정부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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