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징헤럴드=김병조기자] 경기도 고양시의 들쭉날쭉한 정비사업 행정 방식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말, 조합원 이익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시 예산을 들여 뉴타운사업성 검증 용역을 진행했지만, 최근에는 “일반분양가를 낮추라” 압박하면서 되레 조합원의 손해를 초래하는 상반된 행정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합이 시에 분양공고 승인을 신청한 분양가는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심사를 거친 금액이라는 점에서도 과잉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현 정부의 고분양가 관리를 담당하는 HUG의 판단이 이미 있었음에도 불구, 여기에 더해 또 다시 분양가 규제에 나선 것은 잘못된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시의 이중적 행정에 피해를 본 곳은 능곡1구역이다. 

능곡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조합장 김관용)은 지난달 말 HUG 승인 내용을 바탕으로 3.3㎡당 1천850만원으로 고양시에 분양공고 승인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했다. 분양가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고양시 재정비촉진과는 “인근 유사 아파트 주변 시세 및 최근 분양이 완료된 분양가에 비해 너무 높게 신청됐다”며, “이는 고양시 전체 아파트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시민들에게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고양시 재정비촉진과가 참고하라고 제시한 분양가 기준은 올해 6월 발표된 뉴타운사업성 검증 결과에 따른 3.3㎡당 1천608만원이다. 사업성 검증 용역을 담당한 한국감정원은 지난 6월 용역 결과로 이 같은 금액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기준 없는 과잉행정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지난해 말 고양시는 뉴타운사업성 검증 용역을 진행하면서 조합원들의 이익 보호 취지의 입장을 나타냈으면서도 이제는 입장이 바꿔 오히려 조합원의 손해를 가중시키는 일반분양가 삭감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당시 고양시가 제시한 ‘뉴타운사업성 검증용역 과업지시서’ 내용에 따르면 뉴타운사업성 검증 용역의 목적은 “재정비촉진구역의 사업 목적 달성 여부와 토지등소유자에게 과도한 부담이 발생하는 지 여부를 검토해 객관적인 사업성 검토를 실시하고, 이를 통해 주민 스스로 추진 방향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즉, 조합원들로 하여금 사업성이 제대로 평가됐는지 확인하고 이후 사업 추진에 따른 피해를 입지 말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 시는 이번 능곡1구역 분양승인 공고 신청에 대해서는 분양가 삭감을 요구했다. 분양가 삭감은 조합의 분양수입 감소로 이어져 조합원 분담금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실제로 고양시의 분양가 규제로 조합은 계속 피해를 보고 있는 상태다. 이미 서울 수색동에 모델하우스 건립을 마치고 분양 일정 카운트다운에 돌입했지만, 분양공고 승인이 막히면서 분양 일정이 계속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조합은 시의 분양가 조정 권고를 받아들여 3.3㎡당 1천790만원에 다시 분양공고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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