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후폭풍… 부동산시장 왜곡 ‘점입가경’
분양가상한제 후폭풍… 부동산시장 왜곡 ‘점입가경’
무주택자들 입주 5년 이내 신축아파트 추격매수
정책규제에도 집값상승 역설… 시장혼란 불가피
  • 김병조 기자
  • 승인 2019.11.28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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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에도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신규 청약시장으로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분양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사진은 올해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르엘대치의 모델하우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에도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신규 청약시장으로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분양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사진은 올해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르엘대치의 모델하우스.

[하우징헤럴드=김병조 기자]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실망한 주택 수요자들의 조바심이 주택 시장을 연일 상승시키고 있다. 정부가 지난 6일 서울 8개구 27개동에 대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지정 이후에 오히려 주택가격 상승세가 더욱 치솟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가격 상승세의 원인을 공급 부족에 대한 수요자들의 불안감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강행으로 ‘앞으로 서울 도심 내 공급이 없을 것’이라는 시그널을 확인한 수요자들이 뒤늦게 매수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시세 대비 낮아진 신규 분양 가격에 차익을 기대하는 청약 고가점자들이 몰리며 분양시장 또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로 이달 일반분양에 들어간 두 곳의 신규 분양 현장은 뜨거웠다. 서초구 잠원동 반포우성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르엘 신반포 센트럴'의 평균 당첨 가점은 모든 주택형에서 70점을 넘겼다. 전용 59㎡·84㎡A·84㎡B에서의 청약 최고 가점은 무려 79점이었다. 사실상 만점이라고 봐도 무방한 수치다. 청약경쟁률 또한 평균 82.1대 1을 기록했다.

또 다른 신규 분양 현장인 ‘르엘 대치’의 당첨 최저점 역시 전용 55m²T와 전용 77m²B가 64점의 높은 수준이었다. 평균 청약 경쟁률 또한 올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212.1대 1을 나타냈다.

주목할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시장이 정부의 의도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시장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했지만, 되레 현금 부자들의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약 시장은 특수한 고가점자들의 시장으로, 재고 주택 시장은 현금 부자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입주 5년 이내의 신축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는 곧 ‘똘똘한 한 채’로 대변되는 현금 부자들의 투자처로 전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고 주택 시장에 대한 규제는 사실상 돈줄을 죄는 대출 규제 밖에 없다는 점에서 자금출처 증빙이 가능한 현금 부자들에게 좋은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가 국세청 등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고가 주택 매수자에 대한 불법증여 등 자금출처 조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역시 정당하게 많은 돈을 버는 사업가 및 전문직 종사자들의 부동산 투자는 막을 도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업계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규제를 풀어야 할 부문으로 대출 규제를 꼽는다. 현행 정부의 주택청약제도에서 가장 피해를 보고 있는 게 30~40대 주택 실수요자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청약가점이 낮아 신규 분양 청약 시장에서 내몰리고, 주택 구입 자금도 넉넉지 않다보니 주택 구입을 위해서는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대출도 막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진희섭 주거환경연구원 부장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집권 3년 기간 동안 누적되면서 시장에 비정상적인 부작용 현상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수요·공급에 따른 정확한 시장분석에 눈을 돌려 이제부터라도 서민과 중산층들이 내집 마련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공급 확대 등 효과적인 정책 추진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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