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입찰제안서·홍보전략 대변화 예고
재개발·재건축 입찰제안서·홍보전략 대변화 예고
한남3구역 합동점검… 특별제공품목·무이자사업비 지원·대안설계 사실상 위법 판정
  • 문상연 기자
  • 승인 2019.12.1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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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반 지적사항 빼면 공사비와 마감재 정도 제안 가능
갈현1구역ㆍ한남하이츠 등 시공자 입찰 앞둔 곳 촉각

[하우징헤럴드=문상연 기자]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자 선정 과정에 대한 합동점검 결과가 발표되면서 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합동점검 결과 적발한 위반사항 20여건이 과열된 수주전에서 건설사들이 내세운 무리한 내용뿐만 아니라, 무이자 사업비 대여금 및 특별제공품목 등 단순 마감재 수준을 제외한 제안내용에 모두 위법소지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합동점검 결과가 단순 시범케이스 수준을 넘어 앞으로 입찰제안서의 기준점을 제시한 것이라며 과도한 정부의 개입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토부의 과도한 잣대 논란… 특별제공품목, 무이자 사업비 대여도 모두 위법?

업계에서는 이번 합동점검 결과에 대해 국토부와 서울시가 과도한 잣대를 적용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8일 조합이 조합원들에게 배포한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 관련 업무협조 요청(촉구)’공문에 따르면 각 건설사별 지적사항은 중복항목을 제외하면 총 22가지다. 

먼저 현대건설의 지적사항은 총 7건으로 △사업비 무이자 지원 △이주비 금융비용 무이자 지원(최저 이주비 보장) △특별품목 보상제 △분양가 보장 △분담금 유예 금융비용 지원 △컨시어즈 특화 △임대후 분양 등이다. 

GS건설의 지적사항은 총 9건으로 △사업비 무이자 지원 △이주비 금융비용 무이자 지원 △분양가 보장 △단지 내 공유경제 지원 △혁신설계안 기반시설비 무상제공 △특별 제공품목 이주시 선지급(마이너스 옵션) △역신설 타당성조사 △임대후 분양 △대안설계 위반 소지(입찰제안서에 혁신한 포함 제출) 등이다. 

대림산업은 △사업비 무이자 지원 △이주비 금융비용 무이자 지원 △특별제공품목 마이너스 옵션제 △임대주택 제로 △대안설계 위반소지(입찰제안서에 혁신1안 및 2안 포함제출, 프라이빗 패스 설치) 등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특히 3개사가 공통적으로 적발된 위반사항인 △사업비 무이자 지원 △특별품목(TV 등 가전제품) 제공 등을 위반소지로 보는 것은 과대한 잣대를 적용했다는 입장이다. 합동점검 결과대로라면 향후 시공자 입찰에서 건설사가 공사비와 마감재 수준 정도만 제안 가능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합동점검 결과를 기준으로 삼으면 차별화된 내용 없이 단순 공사비와 마감재 수준 정도만 제안할 수 있다”며 “모든 사업장에서 건설사가 제안하고 있는 빌트인 가전제품 등 조합원 특별제공품목까지 재산상 이익 제공 및 시공과 관계없는 제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는 것은 억지 논리”라고 말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번 합동점검 결과가 앞으로 수주전의 하나의 가이드라인이 되기 때문에 한남3구역에서 논란이 된 최저 이주비 5억원 보장, 임대주택 제로 등의 과도한 제안내용은 규제하는 것이 적절했다”며 “하지만 그동안 통상적으로 제안해 왔던 건설사 나름의 기술력과 창의성을 발휘해 보다 나은 설계안과 편의를 위해 주거 생활에 필수적인 요소인 가구 및 가전을 제공하는 행위를 모두 위법이라고 판단한 것은 법의 규정 내용만 가지고 과도한 잣대를 적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비사업 수주전 건설사 홍보전략 대변화 예고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이 입찰 무효 및 재입찰 등의 제재를 받자 곧 입찰마감을 앞두고 있는 현장에서의 건설사 입찰제안서와 홍보 전략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합동점검 결과가 수주전의 기준이 되면서 그동안 관행으로 당연하게 여겨졌던 무이자 사업비와 특별제공품목, 대안설계 등을 제안하는데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내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 입찰 마감을 앞두고 있는 서울 은평구 갈현1구역 재개발과 옥수동 한남하이츠 재건축, 서초구 방배삼익아파트, 신반포21차 재건축 등을 중심으로 건설사들이 입찰제안서 재검토에 나서고 있다.

특히 내년 1월 6일 마감 예정인 갈현1구역 재개발사업의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들의 수주 전략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이곳은 지난 10월 롯데건설과 현대건설이 입찰에 참여했지만, 현대건설의 입찰 자격 박탈 및 입찰보증금 1천억원 몰수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재입찰을 진행 중이다.  

지난 입찰에서 공식적인 입찰비교표가 나오지 않았지만, 건설사간 홍보 과정에서 양사 모두 강력한 수주의지와 함께 명품단지 조성을 위한 파격 공약을 내세운 바가 있어 눈이 높아진 조합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안서가 나올지 미지수다.

오는 26일 입찰을 마감하는 옥수동 한남하이츠 재건축사업의 상황도 비슷하다. 이번 입찰이 두 번째로 지난 입찰에 GS건설만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된 바 있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GS건설과 현대건설이 경쟁해온 곳으로 갈현1구역과 한남3구역의 입찰이 무산된 현대건설이 두 번째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에 대형건설사 간 경쟁이 예고되면서 제안서 내용이 극히 제한된 상태에서 양사가 어떤 차별화 전략을 내놓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합동점검의 강도가 워낙 강해서 타구역의 입찰 채비를 해온 건설사들이 입찰제안서에 명시할 이주비 지원 방안과 무상 제공품목, 혁신설계안 등을 어느 정도 수준까지 반영해야 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며 “제안서 차별화가 어려워져 브랜드 이미지 중심의 홍보전략과 조합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구체적 내용 없는 막연한 공약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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