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11구역 재개발 현장을 가다
흑석11구역 재개발 현장을 가다
교회 이전·공공 건축가 선정… 주민 똘똘 뭉쳐 재개발 본궤도
  • 김상규 전문기자
  • 승인 2020.01.0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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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PM 업무 수행 신탁사 선정으로 리스크 해소
한강·서달산 조망… 테라스가든 컨셉트 설계 눈길

 

[하우징헤럴드=김상규 전문기자]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조합장 최형용)이 지난 3일 서울시 재정비심의위원회로부터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수정가결 받고 사업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흑석11구역은 지난 5월 ‘도시·건축혁신방안’이 적용되는 시범사업지로 선정됐다. 이후 3개월 동안 시·구 주관부서와 도시건축혁신단, 공공기획 자문단으로 구성된 전문가와 주민이 참여해 계획안을 마련하고, 지난 9월 기본구상안을 발표했다.

▲1년이 넘는 정비계획 결정 4개월 만에 마쳐

2018년 8월 정비계획이 조건부 부결되면서 서울시 재정비심의위원회는 두 가지를 제안했다. 교회 이전과 공공건축가 선정이었다. 조합은 두 가지 제안을 수용했다. 

먼저 교회 이전에 대해서는 구역 중앙에 위치한 H교회를 존치시키는 방향이 아닌 이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후 조합은 교회가 존치될 경우 경관이나 일조권 침해, 주차장 이용의 비효율성, 교회 경계 대지의 지반보강 비용 상승, 교회 진입로 부지제공 등의 제반비용의 부담을 예상하고 교회 측과 구역 북서측으로의 이전을 합의했다. 

또 다른 조건인 공공건축가는 협력업체 및 서울시 등의 추천을 받아 경험이 풍부하고 여러 공모전에서도 수차례 입상해 역량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우리동인건축사사무소의 N건축사를 선정했다. 공공건축가가 주관이 되어 서울시 주거사업과, 상임기획단, 심의위원, 총괄기획가 등과 수차례 협의를 통해 수정보완을 반복하면서 약 4개월 만에 최종적으로 재정비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최 조합장은 “그동안 사업대행자인 한국토지신탁의 총괄하에 동우씨앤디, 다음이에이건축사 등 여러 협력사들의 부단한 노력이 모여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조합은 완성도 높은 촉진계획변경을 위해 재정비심의위원들은 물론 동작구 도시개발과, 서울시 주거사업과 상임기획단, 자문교수, 총괄기획가 등과도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소통했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CM·PM 업무 수행할 신탁사 선정 주효

조합은 추진위원회 과정에서부터 CM 또는 PM을 선정해서 사업의 리스크를 줄이고자 했다. 또한 사업의 투명성을 증대시키고 비용절감은 물론 사업기간을 단축시키려 했다.

조합 집행부의 결정은 주효했다. 시의적절하게 흑석11구역 재개발조합은 대행자 개발방식을 통해 신탁사가 CM·PM의 역할을 해줌으로써 단계적 승인이 필수인 재개발사업의 절차를 원만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

또한 해당 협력업체와 같이 점검해주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줌으로써 사업진행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사업시행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민·관의 대관업무 역시 전문적인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신탁사가 대신해줬다. 

갈수록 늘어나는 인허가청의 심의 항목들로 인해 시간과 비용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복합해지는 사업여건 속에서 시시때때로 공사비 및 용역비가 증가되거나 새로 발생하는 일이 빈번하다. 이렇듯 수시로 변하는 사업내용들을 검토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흑석11구역은 사업대행자 방식을 선택했다. 

조합은 운영비나 용역비 등 자금의 압박 없이 원활하게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인허가 면에서도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신탁사는 사업대행자로서의 업무와 자금조달 외에도 정보관리, 설계관리, 계약관리, 신축계획, 시공관리, 분양 및 운영계획, 사업성평가 등 CM·PM의 역할을 대신해 전반적인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최 조합장은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신탁방식의 단점은 수수료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우리사업의 경우 신탁수수료가 조합원분담금과 일반분양수입금, 상가분양금, 임대주택판매대금 등 총액의 3%로서 대략 100억원이 넘는다”며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기 때문에 신탁방식 채택 시 조합원간 의견도 분분했다. 그렇지만 그 많은 수수료를 지급하고라도 장점이 더 많고 공사비 및 사업비 절감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돼 조합원들이 선택했다”고 말했다.

촉진계획변경 등 인허가 부분도 신속하게 진행되었고, 대형교회 협의과정을 통해 세대수도 증가해 사업성이 향상되는 효과도 누려 장점이 많다는 것이다.

▲한 때 흑석뉴타운 ‘존치관리2’로 불리기도

흑석11구역은 한 때 흑석뉴타운 ‘존치관리2’로 불렸다. 그만큼 사업추진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는 얘기다. 2011년 10월 서울시 재정비심의위원회 소위원회에 조건부 2회 통과 후 2012년 4월 서울시 재정비심의위원회에 상정안건으로 제출했으나 흑석뉴타운 존치관리2 지역은 물론 재정비심의위원회 개최가 자체가 무기한 연기되었다.

특히 흑석뉴타운 구역 안에 포함되는 구역지정 자체가 어려웠던 이유는 1985년경 흑석11구역 주민들의 요구로 서울시 정책의 혜택을 받으면서 적은 평수의 주민들이 서로 땅을 합해 협동주택(빌라)을 신축하는 방식으로 자력재개발이 이루어졌던 점이다. 

또한 기본요건인 노후도 충족과 재정비촉진법에서 적용하는 구역 호수밀도를 감안할 때 2012년 8월 1일까지 구역지정이 안 될 경우 사업추진 자체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조합장과 조합집행부, 구역 주민들의 노력과 민원을 통해 구역지정 안건이 받아들여졌다. 주민들의 염원이 이뤄져 2012년 7월 26일 서울시 재정비심의위원회는 마침내 흑석11구역을 재정비촉진구역으로 탄생시켰다.

최 조합장은 “여러 난관들을 극복하고 우리 사업은 이제 본 궤도에 올랐다. 그간의 노력들이 헛되지 않게 차분하고 빠르게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현충원의 정온한 도시풍경을 유지하도록 높이관리 및 한강변 경관이 계획하고 있다. 일률적 높이 제한보다는 구릉지에 조화되는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고, 서달산의 통경 축과 일조영향을 고려해 단지를 배치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옛 마을(비개마을)의 흔적과 도시조직을 살리고, 기존지형과 길을 고려한 소규모 블록 형 마을을 구현할 계획이다. 기존 주거지의 조직체계를 고려한 커뮤니티 마을 만들기와 건축물뿐만 아니라 단지 전체가 랜드마크가 되는 혁신적인 특화디자인을 통해 동작대교에서 단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테라스가든 콘셉트로 설계를 준비 중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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