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재건축 특화·혁신설계 불허… “고급 주거트렌드 역행”
서울시, 재건축 특화·혁신설계 불허… “고급 주거트렌드 역행”
아파트 경쟁력 악화 부추기는 건축행정
  • 최진 기자
  • 승인 2020.02.17 10:19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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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크로바 조합원 “저층·타워형·동간 축소” 불만
한남뉴타운·반포주공1단지 등 19개 사업장도 비슷

 

[하우징헤럴드=최진 기자] 앞으로 서울시 재건축 단지들에서 특화설계가 적용된 화려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서울시가 아파트 분양가를 잡기위해 특별건축구역에 적용되는 특화·혁신설계를 불허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특화설계 적용을 기대했던 조합들은 아파트 경쟁력 약화와 사업지연 등을 우려하고 있다.

▲‘특별건축구역에 적합한 설계’에 특화설계 제외

현재 사업시행계획변경을 위한 건축심의 절차를 이행하고 있는 서울 잠실 미성·크로바 재건축조합은 최근 서울시가 공공성과 도시경관을 고려한 특별건축구역 설계를 요구하면서 외관 특화설계 항목이 대부분 빠졌다.

이곳은 시공자인 롯데건설이 수주전 당시 아파트 고층부를 연결하는 ‘스카이브릿지’, 건물 외벽을 빛내는 ‘커튼월룩’, 건물 외벽을 조명으로 비추는 ‘미디어 파사드’등의 특화설계를 적용할 예정이었다.

조합은 지난 2017년 1월 서울시로부터 특별건축구역 지정을 권유받았다. 이에 조합은 지난해 7월 설계변경안을 서울시에 제출했고 지난해 9월 서울시로부터 ‘특별건축구역에 적합한 설계를 하라’는 회신을 받았다. 회신내용에는 가로변 경관을 위한 저층아파트 건립과 과도한 공사비 인상을 방지하기 위한 특화설계 축소 등이 담겼다.

이에 따라 조합은 서울시의 요청을 반영한 변경설계안을 지난달 제출하면서 특화설계를 제외했다. 조합에 따르면 특화설계 항목 중 ‘스카이브릿지’는 용적률 소모로 인해 일반분양 물량이 줄어드는 요인이 있어 예정된 3개 구조물을 1개로 축소했다. 또 ‘커튼월룩’은 인근단지로부터 ‘빛공해’문제가 제기되면서 항목에서 제외됐다. ‘미디어 파사드’는 주거지역 설치불가 항목이기 때문에 제외됐다. 

▲“특별건축구역 때문에 주거트렌드 역행”

그러나 서울시의  요청에 따른 설계 변경안에 일부 조합원들이 불만을 표출하면서 조합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일부 조합원들은 변경설계안에서 랜드마크급으로 제안된 특화설계는 모두 제외된 반면, 서울시의 요구로 저층아파트나 타워형아파트 등 단지에 불리한 설계들만 더해졌다는 주장이다.

또한 저층아파트로 줄어든 용적률을 확보하기 위해 동 신축이 늘어나면서 동별 간격이 좁아져 단지 구조가 답답해졌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타워형 아파트는 주택평면 구성이 비효율적이고 입주자들의 선호도가 낮은 북향 주택이 포함된다는 것을 단점으로 꼽았다.

한 조합원은 “강남권 인근 단지와 앞으로 세워질 신축단지들은 특화설계를 적용해 아파트 경쟁력을 확보하는 추세인데, 특별건축구역이라는 이유로 주거트렌드에 역행하는 아파트를 강요받는 상황”이라며 “공공성을 앞세운 서울시의 과도한 설계 규제가 단지의 가치하락과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김규식 조합장은 “서울시의 설계변경 요구는 시공자의 과도한 공사비 증액을 억제하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조합원들의 불만이 접수된 만큼 설계변경을 다시 추진할 예정”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조합원들의 불만과 요구를 최대한 반영해 새로운 설계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성·크로바와 맞닿은 진주아파트 재건축단지도 사정이 비슷하다. 이 조합도 지난해 9월 서울시로부터 특별건축구역에 준하는 설계를 하라는 회신을 받고 설계안을 다시 변경해야 할 상황이다. 특히 이곳은 이주까지 마침 상황이라 사업지연에 따른 이주비 대출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 중·대규모 단지들… 특화설계 빠지나

특화설계는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과정에서 건설사가 경쟁력을 높이고자 사업시행자가 제시한 설계원안의 외관·기능 등을 보완해 제시하는 설계다. 시공자 선정을 위한 설계제안이다 보니 기본설계의 단점을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서 최신 흐름을 반영한 트렌디한 설계가 제안된다. 

특히 사업성이 높은 현장의 경우 수주전이 치열해지면서 특화설계도 경쟁적으로 화려해진다. 지난 2017년 역대 최대 규모의 재건축단지로 불렸던 반포주공1단지의 경우에도 수주전 당시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은 일제히 스카이브릿지, 덮개공원 등의 특화설계안을 내놓았다. 지난해 재개발 최대어인 한남3구역 재개발 현장도 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최근 서울시가 모든 특별건축구역에서 특화설계를 불허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강남을 비롯한 대규모 정비사업장들이 비상에 걸렸다. 그동안 서울시가 대규모 단지를 중심으로 특별건축구역 지정을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업계는 한남뉴타운과 반포주공1단지 등 서울 19개 중·대규모 사업장에서도 미성·크로바와 같은 특화설계와 관련한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건축심의 절차에서 특별건축구역에 적절한 설계를 요구받아, 외관 특화설계를 제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체 관계자는 “특별건축구역과 특화설계는 개념적으로 서로 무관하지만, 건축심의 과정에서 ‘특별건축구역에 맞게’설계를 변경하라는 요구와 맞물려 갈등과 사업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며 “건축심의를 둘러싼 서울시의 특별건축구역 요구와 특화설계안으로 높아진 조합원들의 요구가 부딪혀 갈등상황이 늘어날 수 있고 설계변경에 따른 사업지연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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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롱아귀 2020-02-17 16:23:55
미성 크로바 조합장께서 하실 말씀은 아니신것 같은데...

다른 단지는 몰라도, 미성 크로바 조합은 지금 와서 서울시 탓 하지 마세요.

건폐율 27%, 동간배치 23m, 38㎡ 원룸 유닛 과다 배치 등... 의

문제점 투성이인 설계안을 조합원들에게 총회도 없이 심의 넣은 조합이

서울시 탓 하는 기사에 한마디 거든다?...

전에도 하우징 헤럴드에서 아래의 기사 써주셨죠.

[잠실 미성크로바 재건축 ‘겉치레 설계’ 버린다]

기사 쓰는것 마다, 어째 조합측이 말하고 싶은것만 골라 쓰시나요.

재건축관심자 2020-02-17 16:18:06
기자분이 미성크로바 조합장 친구인듯 교묘하게 조합장 대변하듯이 작성했네요.

변화가필요해 2020-02-17 18:40:22
미크조합장이 총회없이 서울시에 심의 넣은 것은 위법이라는 내용은 왜 없죠
기사 쓰려면 팩트 체크 철저히 하고 쓰시길

조합을 새롭게 2020-02-18 11:51:45
조진기자는 조합원들로부터 완벽하게 불신임 받고 있는 조합장의 말도 안되는 얘기를 기사화 하지 말고 조합원의 간절햐고 진정한 목소리를 올려야 신뢰받는 언론 매체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