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발상 전환으로 부동산시장 안정 찾아야
정책 발상 전환으로 부동산시장 안정 찾아야
  • 김우진 원장/ (사)주거환경연구원
  • 승인 2020.03.1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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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 주택가격 상승은 자산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이며, 이러한 양극화는 사회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현 정부는 지난 연말까지 총 18번의 부동산 가격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그 배경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한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 상승은 멈출 줄 모르고, 급기야 대통령 신년사에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정부는 주택가격 상승의 주 원인을 투기로 보고 있는 것 같다. 투기는 기본적으로 수요가 있어야 탄생하는 종속변수이지 수요가 전혀 없는데서 발생되는 독립변수가 아니다. 또한 시장 가격이 결정되는 기본 원리는 수요와 공급과의 관계에서 이뤄진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적을 때 가격은 오르고, 여기에 투기가 이루어진다. 주택가격 상승을 들여다보면, 서울이라고 해서 모든 주택, 모든 지역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지 않다.

가격이 상승하는 주택들을 살펴보면 3가지 특성을 갖고 있다. 첫째 신축아파트 중심으로, 둘째 강남을 중심으로, 셋째 복합빌딩을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반면 빈집은 2만호가 넘게 증가하고 있다. 

소득 3만달러 시대에, 그리고 제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우리의 생활양식이 변하고, 이에 따라 주택의 의미도 바뀌었다. 좌식 테이블 식당들이 입식 테이블 식당으로 변하고 있는 것과 같이, 과거 집은 잠자고, 가족이 모여 같이 식사하고,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곳에서 이제는 쇼핑을 보는 장소, 일이나 업무, 취미생활, 운동까지 하는 장소로, 주거공간의 의미가 바뀌고 있다.

또한 한 가구 1자녀가 일반화 되면서 교육환경이 더욱 중요해지고, 노령화는 더욱 편리한 환경을 선호한다. 즉, 생활환경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강남과 강북을 비교해 보면 교육, 의료, 쇼핑, 문화, 오락 등 모든 면에서 강남이 살기가 편리하다. 그리고 신축아파트가 모든 면에서 살기 편한 구조와 시설을 갖추고 있고, 주변 생활환경이 열악한 곳에서는 복합빌딩(컴팩트 빌딩)이 살기 편하다.

따라서 한쪽에서는 빈집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강남 그리고 신축 아파트와 복합빌딩 주택가격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여기에 시중의 부동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재개발·재건축사업의 경우 철거되는 주택을 빼면 실제 증가되는 주택은 몇 가구 되지 않는다. 따라서 투기의 온상인 재개발·재건축사업은 억제시키고, 제3기 신도시에서 대규모 주택 공급이 이루어지면, 인구와 가구가 점차 감소하고 있으므로 주택가격은 안정될 것이다”는 가정이 지금까지의 ‘부동산가격 안정화 대책’의 배경인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도 대통령 신년사에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까지 선포한 것은 이러한 인식을 재고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개발·재건축사업은 소요라는 측면에서 보면 00세대의 주택을 헐고 00+α세대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수요라는 측면에서 보면, 소득 1만달러 시대의 주택을 철거하고, 3만달러 시대 주택을 공급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재개발, 재건축으로 공급되는 주택은 전부 신규 주택공급이라 할 것이다.  

부동산 투기를 잡기 위해서는 도시 변두리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보다는 도심의 재개발, 재건축을 활성화 시켜 신규주택공급을 늘이고, 생활 편익시설이 부족한 강북이나 지방도시의 경우 컴팩트 빌딩을 건설해 부족한 생활편익 시설을 보완해 주는 주택공급전략이 필요하다. 

개발이익의 환수 방책들은 이미 겹겹이 쳐져 있다. 개발이익의 증감과는 관계가 없는 사업인가 지연이나 조합원 이주비 대출규제, 층수규제 등 각종 규제를 과감히 철폐·완화해야 한다. 그리고 컴팩트 빌딩이 가능하도록 용도지역지구제의 탄력적 운용과 용적률 거래제를 도입해야 한다.

김우진 원장/ (사)주거환경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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