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업체·설계자 선정 ‘4개社 총회상정 의무’ 안지켜도 된다”
“정비업체·설계자 선정 ‘4개社 총회상정 의무’ 안지켜도 된다”
법원, 대전 은행1구역 ‘2개 업체 상정’금지 가처분 기각
  • 문상연 기자
  • 승인 2020.03.3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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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자 등’ 명시규정에 정비·설계 해당 안돼
다득표 선정 가능하게 추진위 운영규정 고쳐야

[하우징헤럴드=문상연 기자] 2018년 최초 도입 후 단 한차례의 개정도 이뤄지지 않은 정비사업 계약업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행 기준에서 ‘건설업자등’과 같은 모호한 표현을 쓰고 있어 실무에 혼동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기회에 명확한 규정이 없어 꾸준히 논란이 되고 있는 정비업체 승계 여부 등에 대해서도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비업계에서는 ‘비리 방지’에만 매몰돼 절차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도정법 취지에 맞게 현실적으로 추진위 및 조합의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한 합리적인 개선이 이뤄져야한다는 지적이다.

▲법원, “설계·정비업체 선정 시 4인 이상 총회에 상정 안 해도 된다”

최근 법원에서 정비업체 등 협력업체 선정 시 총회에 반드시 4인 이상을 상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계약업무 처리기준에서 ‘건설업자등’이라고 명시해 정비업체, 설계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12월 대전광역시 은행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은 정비업체와 설계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입찰에 참여한 업체 중 상위 2개 업체를 총회에 상정했다. 이에 한 조합원은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제15조 제2항을 위반한 것이라며 총회 결의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하지만 대전지방법원은 정비업체와 설계자는 기준에서 명시한 ‘건설업자등’에 해당되지 않아 4인 이상의 총회상정의무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기각했다.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제15조 제2항에서는 “사업시행자등은 제1항에 따라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경우 대의원회에서 총회에 상정할 4인 이상의 건설업자등을 선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법원은 “건설업자등에 대해서만 명문화하고 설계자 및 정비업체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은 것은 입법상의 실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여지는 있다”며 “하지만 처리기준 제15조 제2항의 문언상 ‘건설업자등’을 선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기준 제2조 제2항에서 ‘건설업자등’의 의미를 명확하게 밝히고 있어 설계자 및 정비업체는 해당되자 않음이 명백하다”고 판단했다.

처리기준 제2조 제2항에서 ‘건설업자등’은 건설산업기본법 제9조에 따른 건설업자 또는 주택법 제7조 제1항에 따라 건설업자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계약업무 처리기준의 입법상의 실수라고 할지라도 설계자 및 정비업체 등은 명백한 ‘건설업자등’이라는 표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막연히 무시하고 4인 이상을 총회에 상정해야 한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김향훈 법무법인 센트로 대표변호사는 “법률규정은 명확해야 하며, 일반인에게 도저히 이러한 점까지 파악해 준수하라고 요구하기는 어렵다”며 “계약업무처리기준은 조합의 자율권인 업체선정을 제약하는 규정으로 규정이 불명확하다면 원래의 형태인 자율로 회귀함이 타당하므로 4인 이상의 규정을 덧씌운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이는 입법부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비업계에서는 사업추진에 혼란을 주지 않도록 시급히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4인 이상 총회에 상정하도록 의무화 할 경우 업체 간 과당경쟁으로 조합원간 분열이 발생하고, 조합원들이 정비사업에서 수많은 협력업체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것이 현실인 만큼 원활한 정비사업 추진이라는 도정법 취지에 맞춰 대의원회 등을 통해 선별할 수 있도록 건설업자등을 제외한 업체들의 총회 상정 요건은 기존처럼 2인 이상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추진위 ‘4개 이상 업체 상정-과반수 득표’ 규칙 개선해야

추진위 운영규정 등 관련 하위규정들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시행 후 추진위원회에서 협력업체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계약업무 처리기준에서 ‘건설업자등’이라고 명시하면서 4인 이상 상정은 정비업체, 설계자, 감정평가업체 등의 협력업체는 해당 사항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

해당 사항이 입법 실수가 아닌 본래 의도였다면, 후속조치로 이뤄진 하위규정들의 기준도 동일하게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서울시 공공지원 정비업체 및 설계자 선정기준 등에서는 해당 업체의 4인 이상 총회 상정을 의무화화고 있다. 

이와 동시에 정비사업 조합설립 추진위원회 운영규정 중 총회 의결을 과반수 참석에 과반수 찬성으로 한다는 규정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과거에는 다수의 업체가 입찰에 참여했더라도 추진위원회에서 상위 2~3개 업체만 총회에 상정했기 때문에 과반수 득표를 하지 못해 부결되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4개 이상의 업체가 총회에 상정되면서 표를 나눠 받아 과반수를 득표한 업체가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송파구 잠실우성아파트는 지난 2018년 주민총회에서 과반수 득표 업체가 나오지 않아 현재까지 정비업체를 선정하지 못했고, 가락삼익맨숀 재건축 추진위원회와 과천주공5단지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과거 설계자 선정 과정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총회를 다시 개최해 설계자를 뽑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참석 토지등소유자의 과반수 찬성이 아닌 협력업체나 추진위원 등을 선정할 때에 한해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다득표로 선정이 가능하도록 운영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합 정관에서 업체를 선정하려고 하는 경우 총회 상정 업체 수가 3개 이상이어서 참석자 과반수 득표 업체가 나오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서 ‘참석자 과반수 득표 업체가 없을 경우 다득표한 업체를 선정 업체로 한다’는 단서 조항을 두고 있는 만큼 추진위 운영규정도 현실에 맞게 개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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