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주택시장에 대한 단상
코로나19와 주택시장에 대한 단상
  • 김학환 / 숭실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 승인 2020.03.3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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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김학환 교수] 일부 국가에 제한적일 것 같은 코로나19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첫 환자가 중국에서 보고된 지 70여일만이다.

이로 인해 국가 간의 이동과 교류가 제한되고, 수출과 생산 등 세계 경제가 충격을 받고 있다. 실물경제 위축은 물론이고, 금융시장의 위기마저 거론되고 있다.

국내외 주식시장도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가함에 따라 지수를 끌어 내리고 있다. 과거의 경제위기가 금융위기였다면,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실물·금융의 복합 위기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필리핀은 주식, 채권, 통화 거래를 전면 중단하는 휴장조치까지 취하였다. 코로나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시장을 폐쇄한 최초 사례이다.

우리의 경우에도 모임 제한, 상호 접촉기피 등으로 소상공인이 극도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부동산중개사무소에는 상담하러 내방하는 고객이 현격히 줄었고, 거래를 위해 집을 보여주거나 보러 가는 것도 당분간 기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의 불확실성에 기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긴급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정책금리를 1%포인트 전격 인하하는 등 세계 각국에서도 강도 높은 통화정책을 발표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0.5%포인트 내림으로써 우리 경제가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기준금리 0%대 시대를 열었다.

제로금리 시대에 가장 주목받는 것은 아무래도 '부동산시장'이 아닐 수 없다. 통상 금리 인하는 부동산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주요 요인이기 때문이다. 대출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고 자금스케줄 및 운용에 여유가 생김으로써 확대된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흘러든다. 특히 우리의 경우에는 안전 자산으로 평가되는 주택에 대한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미증유의 제로 금리시대에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과연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 우리는 코로나19 사태 전에 주택가격 안정을 목표로 강력한 규제 대책을 쏟아 냈다. 규제대책의 핵심 내용은 대출규제와 세 부담의 강화로 요약될 수 있다.

가장 최근 2·20 부동산대책에서도 수도권 규제지역의 범위가 확장됐고, 조정대상지역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하향 조정되었다. 강도 높은 규제와 코로나 사태로 거래가 침체되고, 주택시장에의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제로금리의 의미는 대출 이자를 낮춰 자금을 풀겠다는 뜻이다. 다만, 자금을 풀겠지만 주택담보 대출 등에 대한 규제는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하면, 제로 금리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보는 것은 단기적 시각이다. 우선 우리의 경우에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부동자금의 규모가 1천조원이 넘는다. 여기에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은 더욱 증가할 수 있다. 제로금리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자금은 결국 안전자산을 선호하게 된다.

주택시장은 가장 안전 자산으로 평가받기에 이는 우선적 선호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자금은 언제나 투기세력화 할 가능성이 있다. 규제 대상지역 외에서 강력한 풍선효과를 유발하는 원천이기도 하다.

제로금리는 부동산시장의 소비심리를 강력하게 자극할 것이다. 국토연구원이 조사한 지난 2월 전국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115.9로 전월(113.0) 대비 2.9p 상승했는데(수도권은 4.2% 상승), 제로금리 이후에는 더욱 상승하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아마 한국은행에서도 미증유의 제로 금리를 결정했지만, 확대된 유동자금이 부동산시장에 흘러들어 집값 상승에 불을 지필 가능성에 대해 가장 큰 고민을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직접적인 주택대출 규제와 자금출처조사 등이 풍부한 유동자금에 기한 간접적인 주택투자에 대한 환류까지 막을 수는 어렵다. 코로나19로 인한 대면거래의 어려움이 전자계약이라는 비대면거래의 증가를 가져왔다.

코로나19는 엄청난 전파력을 가진 바이러스이지만 치명적인 것은 아니다. 인류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결국은 승리했다. 조만간 치료제도 나올 전망이며,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이에 의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주식시장도 급격히 회복되겠지만, 주택시장도 안정화를 위한 또 다른 대책을 고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다만, 그때까지의 전반적인 경제 침체와 그로 인한 주택시장에의 부정적 영향이 문제되나, 각국의 전례없이 통큰 경기부양정책들이 이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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