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들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눈독’… 중견사들 한숨
대형건설사들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눈독’… 중견사들 한숨
먹거리 부족한 건설업계
  • 최진 기자
  • 승인 2020.06.0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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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최진기자] 정부가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주택 정비사업을 권장하면서 대형건설사들도 소규모 정비사업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정부가 재개발·재건축 시장의 숨통을 조여 먹거리가 부족해지자, 자회사 설립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다.

GS건설은 자회사 자이에스앤디를 통해 소규모 정비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주택개발사업에 뛰어들어, 중소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수주고를 채우고 있다. 지난해 자이에스앤디의 주요 수주현황은 가로주택정비사업 3건과 자체사업 2건 등으로 공사비 1천억원 미만의 소규모 현장을 주요 수주 타깃으로 삼고 있다.

올해도 소규모 현장을 중심으로 실적을 쌓고 있다. 지난 1월 공사비 483억원 규모의 대구 수성동1가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했고, 이어 2월에는 공사비 312억원 규모의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도시형생활주택 및 근린생활시설 신축공사를 수주했다. 수주실적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자이에스앤디는 2018년 3천378억원의 수주고를 기록했는데, 2019년에는 4천435억원으로 상승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주춤한 상태지만, 현재까지 858억원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700억원을 투자해 SK네트웍스 주유소 부지 5개소를 매입하고 기업형임대주택 등으로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부지 5곳 중 4곳은 기업형임대주택으로 개발해 장기임대를 운영할 예정이며, 양평동 부지는 지식산업센터로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대우건설도 지난 3월 자회사인 푸르지오서비스(주), 대우에스티, 대우파워(주) 3곳을 합병해 모기업이 진출하기 어려운 소규모정비사업 진출을 노리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자회사들의 개별 역량을 모아 가로주택정비사업과 같은 소규모 정비사업과 리모델링 사업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그동안 소규모 현장을 먹거리로 삼았던 중견 건설사들의 한숨은 늘어나고 있다. 정부의 소규모정비사업 장려로 인해 먹거리는 풍성해졌지만, 정착 수주전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안정적으로 자리가 잡혀있던 주택시장이 정부의 과도한 개입으로 혼란이 초래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중견사 관계자는 “정부가 소규모 정비사업을 장려해주는 것은 고맙지만, 잘 돌아가던 대형 수주시장의 숨통을 조이면서 대형사들이 자회사 설립으로 소규모 사업장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라며 “이들 회사는 대형 건설사의 높은 인지도와 브랜드를 공유하기 때문에 평범한 중·소 건설사들이 수주전에서 이기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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