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공공만능주의’ 허와 실…정부·지자체 자금투입 확대해야
재개발 ‘공공만능주의’ 허와 실…정부·지자체 자금투입 확대해야
민간주택시장 생태계 위협… 자금·행정 지원에 ‘방점’ 둬야
  • 최진 기자
  • 승인 2020.06.02 14: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체된 재개발 현장에 공기업 투입 신중론도
주택공급 실적쌓기 곤란, 조합원 수익보장 우선

[하우징헤럴드=최진기자] 정부가 정비사업 시행과 자금투입에 적극 나서겠다는 취지의 정책을 내놨다. 국토교통부는 재개발 사업에 공기업과 자금을 투입해 사업기간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수도권 주택공급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공공 재개발로 서울 주택공급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공적임대 물량 확대를 조건으로 각종 규제도 완화도 약속했다.

이러한 정부의 기조 변화에 대해 업계에서는 공공 재개발의 실효성에 대해 신중한 반응이다. 단순히 주택공급 실적 쌓기에 그친다면 새로운 사회문제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민간 주택시장의 생태계가 공공 만능주의로 파괴될 위험도 있다며, 민간과 정부가 공생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정비사업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공공 재개발 앞세운 주거종합계획 나와

국토교통부는 지난 20일 올해 공공주택 공급계획이 담긴 ‘2020년 주거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공급 내용은 공공임대주택 14만호를 포함해 총 21만호며, 이에 따라 수도권 주택공급 방안으로 발표한 공공 재개발 시범사업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6일 공공 재개발 활성화를 골자로 한 ‘수도권 주택 공급기간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기존 주택공급 물량으로 계획된 22만4천호에 2022년까지 3년간 추가로 7만호를 공공 재개발 등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먼저 서울에서 장기간 사업이 정체된 재개발구역 102곳을 대상으로 ‘공공 재개발 시범사업’을 벌여, 4만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해 착공까지 10년이 걸리던 재개발사업을 5년으로 단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공적임대 물량을 확대하는 조건으로 각종 규제도 완화한다.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50% 이상을 공공임대로 전환하면 용도지역 상향이나 법적 상한용적률 120% 허용 등의 혜택을 준다. 또 기부채납 비율을 완화해주고 분양가상한제를 면제해준다. 조합원 수익도 일정 수준 예산을 투입해 보장해준다.

▲공공 재개발 추진에 조합들 반응 엇갈려

전문가들은 정부가 공공 재개발 카드를 꺼내 든 것에 대해 서울의 도심 주택공급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가상한제와 코로나19로 분양시장이 위축되고 일몰제와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등으로 정비사업이 동력을 잃어 민간을 통한 주택공급 전망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3기 신도시와 소규모 정비사업 등을 대안으로 내놓았지만, 수요가 집중되는 서울의 공급난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지속돼 왔다. 여기에 4월부터 매매시장이 안정세로 전환되면서 서울 내 공급확대를 위한 재개발 지원계획이 나올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재개발 조합의 반응은 다양하다. 일부 조합에서는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고 지원에 나섰다는 것이 긍정적이라는 반응이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공적임대 물량 요구가 지나치다며 반발하고 있다.

강북의 한 재개발조합장은 “정부가 공익사업이라는 이유로 재개발 규제책만 내놓는 실정이었는데, 이제야 공익사업이라는 의미를 살릴 지원정책을 내놓았다”라며 “영세한 조합원들은 손해를 보고 떠나고 외부 투자자들만 이익을 챙기는 재개발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가 앞으로도 많은 정책을 긍정적인 지원정책으로 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반면, 한강 이남 지역 재개발 조합장은 “정부가 임대주택을 절반이나 가져가서 사업성이 토막을 내고, 그에 따른 분담금 손실을 어느 정도 막아준다는 정책”이라며 “서울의 재개발 102곳 현장이 사업추진을 못했던 이유도 바로 국토부와 서울시의 날 선 규제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정부·지자체, 정비사업 지원기조 유지되길

정부의 공공 재개발 정책에 대해 아직은 판단하기 이르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다만, 정부가 정비사업을 지원할 방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인천의 한 재개발 조합장은 “이번 정책을 통해 정부가 주택공급을 활성화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재개발사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라며 “재개발 활성화에 대한 과제를 파악한 만큼, 앞으로도 각종 재개발 현안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