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대응 부동산 정책이 필요한 시기
위기대응 부동산 정책이 필요한 시기
  • 심교언 교수 /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 승인 2020.06.0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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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 코로나로 전 세계가 갈팡질팡하고 있다. 거의 모든 나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병해 그 영향을 가늠하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경제 성장률을 당초 3.3%에서 -3.0%로 수정 전망했다. 특히 유로지역은 -7.5%로 예상했고, 한국은 그나마 좋은 -1.2%로 전망했다. IMF 설립 후 세계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된 적은 2009년이 유일하다. 사스와 메르스 때도 세계 경제는 플러스였다.

앞으로 충격이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한국경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좋게 평가는 했으나, 외환위기 이후로 처음 겪는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점에서 충격은 아주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부동산 시장에 펼쳐질 변화를 예측해보고 어떻게 대응하는가를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이런 예측은 전적으로 코로나라는 질병이 어떻게 진행되는가에 달려 있겠지만 그래도 대응하기 위해서는 예측해봐야 한다.

대개의 충격이 그러하듯 먼저 나타나는 것은 소비의 급감으로 인한 총수요 감소이다. 이러한 감소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차원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우리만 잘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총수요의 감소로 인해 기업들이 파산하고 실업자가 늘어나게 된다. 이 경우 살고 있는 주택을 팔아 자금을 마련하고자 하기 때문에 일시에 매도세가 몰리게 된다.

이에 따라 기존주택 매각은 더욱 힘들어지게 되고 가격 하락세가 급속히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기 때 나타났던 아파트 미입주도 증가하게 될 것이다. 

가격 하락세는 건설업계에 악영향을 미쳐 부도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개인들의 파산도 증가할 것이다. 이는 금융기관의 부실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고, 다시 거시경제에 부담을 주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정부가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를 워낙 강하게 했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확대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이지만, 상황이 나빠지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다소 거칠게 서술했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얘기이다. 

사스 이후에 많은 학자들이 질병과 부동산의 관계를 연구했는데, 심각한 팬데믹이 발생하면 단기적으로 GDP의 5% 내외 충격이 있을 것으로 결과들이 수렴하고 있으며, 거래량은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IMF의 예측치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지금 시장을 보면 의아한 면이 있다. 주가지수가 크게 반등을 하여 충격이 이미 끝난게 아닌가 하는 생각들도 일부에선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충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일단 위기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가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물론 정부에서 모니터링을 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최근 부동산 정책을 보면 거시경제 전반과 괴리된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재난지원금을 모든 국민에게까지 나눠줄 정도로 소비 진작을 위한 노력을 하면서도, 부동산 분야는 정반대의 얼어붙는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정부의 정책으로 보기 힘들 정도이다. 

이제부터는 위기 진행 상황에 따라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과거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시절에 정부에서 시행했던 정책을 다시 검토해야 할 것이며, 진행상황에 따라 어떤 정책을 실행할지 위기대응 정책을 모두 준비해놓아야 한다.

그리고 상당한 기간이 지나서 고민할 문제이긴 하나 지금 풀려있는 유동성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미리 고민해야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이번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다시 부동산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심교언 교수 /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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