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毒될까, 藥될까… 재개발 재건축 엇갈린 셈법
분양가상한제 毒될까, 藥될까… 재개발 재건축 엇갈린 셈법
상한제 적용 주요사업장 손익계산 해보니…
  • 문상연 기자
  • 승인 2020.08.20 09:3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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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2·수색13·자양1 등은 HUG기준 수용 ‘헐값 분양’ 반발
신반포3차·둔촌주공은 되레 분양가 상승… 조합원들 반색

 

[하우징헤럴드=문상연 기자] 지난달 29일부터 분양가상한제가 민간택지에도 적용됐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를 통한 분양가격 안정화 효과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다수의 현장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심사기준보다 일반분양가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해 HUG의 기준을 받아들여 규제 전 일명 ‘헐값 분양’에 나섰다. 하지만 강남 재건축조합 등에서는 기존 HUG 규제보다 분양가상한제에서 더 높은 분양가를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시 일반분양가 더욱 하락…울며 겨자 먹기로 HUG 기준 수용

지난해 정부가 민간택지에 분양가상한제를 확대 적용한다고 발표하자 일선 조합들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보증서 발급 과정에서 고분양가 심사를 통해 정하는 가격보다 일반분양가가 5〜10% 정도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유예기간이 끝나기 전인 지난 7월 28일까지 규제전 막차를 타기 위해 조합들은 일반분양가 기대수준을 크게 낮춰 HUG의 기준을 수용했다. 

최근 알짜 부지로 꼽히는 증산2구역 재개발조합은 HUG의 분양가 심사 기준인 3.3㎡당 1천992만원을 수용했다. 수색 6·7·13구역 역시 모두 같은 가격으로 분양가가 책정됐다.

전용면적 84㎡ 기준 7억원 초반대 수준으로 주변 신축 시세와 비교하면 4억~5억원 저렴하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조합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당초 2천100만원대의 분양가를 기대했던 조합원들은 이번 결정에 따라 조합원 당 최대 1억원 가량 추가분담금을 내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인접한 경기 고양시 덕은지구의 분양가(2천10~2천630만원)보다 낮은 수준으로 책정됐다며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수색13구역의 한 조합원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일반분양가가 더 떨어진다고 엄포해 어쩔 수 없이 HUG의 기준을 수용했지만 말도 안 되는 분양가로 조합원 부담만 대폭 늘어났다”며 “인접한 고양 덕은지구보다 3.3㎡당 500만원 이상 분양가가 차이 나는데 이는 심각한 사유재산 침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광진구 자양1구역 재건축조합은 HUG의 고분양가 관리기준에 따라 지난해 1월 같은 구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광진그랜드파크’를 비교현장으로 삼고, 3.3㎡당 3천370만원의 분양가보다 80만원이 인상된 3천450만원의 분양가를 제시했다. 하지만 HUG는 조합에 3.3㎡당 2천970만원이라는 분양가를 통보했다. 3.3㎡당 480만원이나 떨어지는 결과로, 84㎡를 기준으로 최소 1억2천만원 떨어졌다. 조합은 HUG가 제시한 일반분양가 인상을 위해 지속적인 협상을 이어갔지만, 결국 HUG가 제시한 분양가격에 맞춰 지난달 27일 분양일정에 돌입했다.

지난달 21일 1순위 청약을 마감한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사업 역시 HUG의 분양가 규제로 인해 일명 ‘로또분양’으로 주목받았다. 1천135가구 모집에 2만5천991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은 22.9 대 1을 기록했다.

당초 조합은 HUG에 평균분양가로 3.3㎡당 4천850만원을 제안했다. 하지만 HUG는 평균 일반분양가를 3.3㎡당 4천750만원으로 통보했고, 조합은 이를 수용했다.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15억~16억원으로, 인근 ‘래미안 블레스티지’(지난해 2월 입주)의 동일 주택형 시세(26억원)와 비교하면 10억원가량 저렴하다. 

▲신반포3차, 둔촌주공 등 분양가상한제 적용되면 오히려 분양가 상승

반면 일부 강남권 재건축조합들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면 HUG의 분양가보다 더욱 높은 일반분양가를 책정 받을 수 있다며, 자체적인 검토에 들어간 상황이다. 

11일 서울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조합에 따르면 다수의 감정평가사에 의뢰한 결과 HUG 규제에 따른 일반분양가는 3.3㎡당 4천891만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을 경우 5천588만원 선으로 더 높게 책정됐다. 현재 조합은 HUG의 심사 기준을 받아들여 7월말 일반분양 승인을 신청해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일단 피할 수 있다.

조합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유효 기간인 2개월 내 HUG 통보 분양가와 분양가상한제 적용 분양가 중 더 손해가 적은 쪽으로 최종 분양 방식을 결정하기로 했다. 특히 HUG의 기준대로라면 일반분양가가 조합원 분양가(5천560만원)에도 크게 모자란 수준이라 반발이 심했던 만큼, 사실상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쪽으로 조합원들의 민심이 기우는 분위기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도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방식으로 일반 분양에 나설 전망이다. 기존에 조합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HUG가 제시한 3.3㎡당 2천978만 원의 일반분양가를 수용하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 종료일을 하루 앞둔 7월 27일 강동구청에 입주자 모집공고 승인을 신청했다. 

조합은 내달 5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HUG분양가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 분양가를 비교해 최종 분양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8일 둔촌주공조합원 모임은 조합 집행부의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가 수용 등에 반발해 해임총회를 개최해 조합 집행부 전원을 해임했다.

최근 둔촌주공 조합이 한국미래전략연구원에 의뢰한  ‘분양가상한제 연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둔촌주공이 분상제를 적용받을 경우 3.3㎡ 당 3천561만원의 분양가 심사 신청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조합원모임은 현 상태에서 HUG 분양보증을 받는 것보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아 선분양으로 일반분양을 진행하는게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조합원모임 관계자는 “HUG의 턱없이 낮은 심사기준보다 분양가상한제가 일반분양가를 높게 책정 받을 수 있다”며 “분양가 3천550만원 이상으로 올해 안으로 선분양을 진행하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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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ff 2020-08-20 23:43:28
웃기시네. 분상제하면 당연히 떨어지지. 둔촌 조합원한테 돈받고 기사쓰나

하루 2020-08-20 21:21:26
한국미래전략연구원은 뭐지?